"형강류 시세 상승 없었다" ... 제강사 ´당혹´

- 수요 부진에 가격 인상 삐걱 ... ´제강사 가격 인상 의지 있나 지적도´

2019-09-19     손정수 기자
형강 업체들이 고민에 빠졌다. 기대했던 시간이 됐지만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시장이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상황이 될 가능성에 ´좌불안석´이다.

이번 주 H형강 시세는 현대제철이 지정점 간담회를 했던 16일 하루 80만 원에 도달하는 듯 했지만 이내 다시 미끄러졌다. 추석 이전 수준으로 후퇴한 것. 국산 H형강은 소형 정기결제 기준 톤당 77만 원 ~ 78만 원, 베트남산은 톤당 76만 원, 일본산과 바레인산은 톤당 75만 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현금 거래는 이보다 3 ~ 4만원 낮게 유통되면서 정기 결제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16일 지정점 간담회를 통해 83만 원 이하 판매를 중단해 줄 것을 요청했고, 최저 마감 가격도 83만 원에 끊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동국제강도 9월 15일까지 80만 원, 16일부터 83만 원 출고를 발표한 바 있고, 주요 유통업체들에게 시세 회복을 요청했지만 시장은 미동도 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가격 인상을 발표해 둔 제강사로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제강사 관계자는 “유통업체들에게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시장이 받쳐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제강사들은 추석 이후 판매가 호조를 보일 것으로 기대해 왔다. 그러나 유통도 83만 원까지는 아니더라도 80만 원 회복을 기대했다. 그러나 결국 수요 부진이라는 돌부리에 걸려 제강사의 가격 인상이 휘청거리고 있는 것이다.

제강사를 더욱 곤혹스럽게 하는 것은 9월 마감이다. 아직 영업일수가 많이 남았지만 시세가 회복되지 않는 한 9월 마감 가격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태가 된 것. 이미 발표한 최저마감 83만 원과 시세가 5~6만 원 벌어져 있어 발표한 원칙 마감을 관철할 경우 유통업체들의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해 원칙을 적용해 나가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고 한번 가격 정책 기조를 바꾸기도 쉽지 않은 상태다. 제강사로선 시세가 오르길 기도하는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제강사의 주장과 달리 유통업체들의 진단은 좀 다르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수요 부족으로 가격 인상을 할 수 없는 상태는 맞다. 그러나 제강사의 가격 인상 의지도 불명확하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은 일반형강도 마찬가지다. 한국특수형강을 비롯해 주요 공급사들은 78만 원 이상 판매 계획을 밝혀둔 상태다. 그러나 정작 시세는 변동이 없다. 국내 제강사 제품은 낮게는 톤당 73만 원부터 시작을 한다. 단압밀들 제품은 70만 원 이상에서 시작을 하고 있다. 공표한 시세와 현격한 가격차이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사들의 가격 인상 의지가 의심된다. 시장이 미동도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제강사의 계속되는 가격 인상 의지 표명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두 달 넘게 반응을 하지 않고 있다. 제강사의 가격 정책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신뢰, 제강사의 시장 장악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