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대에 오른 제강사, 이번주가 남은 철근 시장 좌우

-제강사의 운영 능력, 그 어느 때보다 절실

2019-09-17     박다솔 기자
가을 장마와 추석 연휴를 끝내고 철근 시장이 본격적인 영업 채비를 갖췄다. 2주가 통으로 사라진 9월, 부족한 영업일수를 어떻게든 만회해보려는 시장의 조급함이 느껴진다. 40만톤 전후의 재고가 제강사를 촉박하게 하고 있다. 제강사가 이번 주를 어떻게 통과하느냐에 따라 철근시장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무리해서 판매에 열을 올린다면 무한 경쟁을 촉발해 이전처럼 시장이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철근시장을 좌지우지할 이번 주의 관전 포인트는 세 가지다.

첫 번째 주의해서 봐야할 것은 시세다. 고장력 10mm 즉시 현금 유통가격은 지난주까지 65만5,000원에서 거래됐다. 바닥 시세가 더 떨어질 것인지, 아니면 안정을 찾을 것인지를 지켜봐야 하지만 상황은 좋지 않다.

우선 지난 주 8월 마감에서 제강사들은 유통행 물량 할인을 공식적으로 재개했다. 지난 2월부터 적용된 원칙마감이 끝나고, 일물일가 정책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이 기세를 몰아 유통업체들은 추가 할인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달들의 적자분을 만회하기 위해 소급해서 할인을 적용해달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할인이라는 수단을 만능키처럼 쓰게 되면 유통업체들은 제강사 할인을 발판 삼아 저가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이 커진다. 그렇게 되면 지난주 65만 원대까지 떨어진 즉시현금 철근 유통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 기준가는 점점 효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제강사의 수익 개선의 발판이 된 기준가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가격 방어가 중요해 보인다.

두 번째 관전포인트는 40만톤 전후로 쌓인 재고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줄어드는가다. 이는 본격적인 성수기에 진입한 철근 시장에서 수요가 얼마나 뒷받침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철근시장은 짧게는 지난 2주, 길게는 장마와 휴가철이 낀 8월 한 달까지 고통스러운 비수기를 보냈다. 앞으로의 재고 감소 속도에 따라 철근 수요를 짐작할 수 있을 듯하다.

마지막으로는 이같은 첩첩산중의 장애물에 둘러쌓인 제강사의 운영 능력이다. 건설 경기 하향 국면에서, 영업일수마저 부족한 9월은 제강사의 올해 최대 고비가 될 듯하다. 수요에 따른 생산을 여러 제강사들이 말하고 있지만,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에서도 장기적 안목을 가져갈 수 있을지가 포인트다. 자칫 출혈 경쟁이 시작돼 시세, 시장의 붕괴로 이어지진 않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