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스크랩, 먹구름이 오고 있다 · ´위험관리 절실´

- 짧은 상승 긴하락 가능성 ... 과거 같은 가격대 보다 7만 원 가량 높아 - 전방산업 부진과 함께 제강사 압박 커질 듯

2019-09-16     손정수 기자
한국 철 스크랩 시장을 둘러싼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 국제가격은 약세를 보이고 있고, 수요 시장도 갈수록 골이 깊어지고 있다. 철 스크랩 관련 기업들의 위험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국제 철 스크랩 가격은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터키의 수입가격은 지난 주 247달러로 하락했고, 일본 동경제철 우츠노미야 공장과 오카야마 공장이 구매가격(H2 기준)도 2만4,500엔과 2만 2,500엔으로 떨어졌다. 미국의 컴포짓 가격은 톤당 218.33달러로 하락하는 등 국제 철 스크랩 가격 약세가 뚜렷하다.

지난 주 국제가격과 과거 비슷한 가격대의 남부 제강사 중량A 구매가격을 상호 비교 할 때 특별구매가 회수된 남부지역 제강사의 중량A 구매가격(36만 원기준)과 비교할 때 최소한 5만 5,000원, 최대 9만 5,000원까지 차이가 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가격차이는 6만 9,286원이었고, 6만 5,000원 차이가 가장 많았다.

국제가격이 아직 바닥에 도달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 낮은 국제 가격이 국내 가격에 주는 압박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최근 원/달러 환율도 절상되고 있어 국내가격 하락 압력은 더 큰 상태다.

- 전방산업에서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국산 철 스크랩 시장의 환경 악화는 비단 철 스크랩 시장 내부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전방산업에서 몰려 오는 먹구름의 영향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9월 추석 전 제강사의 철근 재고는 40만 톤에 육박한 것으로 추정된다. 봄철 성수기까지 20만 톤대 초반에 불과했던 재고가 태풍과 가을 장마, 그리고 수요 부진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빠르게 늘어난 것. 제강사들은 추석이 끝나면 빠르게 재고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재고는 이미 제강사의 심리적 임계점을 넘어선 상태다. 제강사의 철근 생산에 빨간 불이 켜질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수익성도 악화되고 있다. 생산량 감소에 따른 생산원가 상승은 기본이고, 제품 출고가격에서도 이상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8월 철근 마감도 철 스크랩 시장을 옥죄고 있다. 제강사들은 올해 월별 판매가격 체제로 전환했고, 원칙마감을 지켜왔다. 그러나 9월 10일에 8월 세금계산서 마감을 한 결과 제강사별로 톤당 1만 5,000원~2만 5,000원 정도 유통행에 대한 할인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사실상 원칙 마감 기조에 균열이 생긴 것이다. 제강사들이 다시 한번 가격 방침을 추스르려고 할 것으로 보이지만 철근 수요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한 제강사간 판매 경쟁은 본격화 될 여지가 있다.

한국 철 스크랩 시장은 하락하는 국제가격과 호조를 보여왔던 수요산업이 난기류를 만난 것. 추석 이후 철 스크랩 시장이 어두운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철 스크랩 가격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할 가능성이 있지만 주변 여건을 고려할 때 짧은 상승 긴 하락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