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연 유통업계, “가격 인상 현실적으로 어렵다”

- 수요 부진 탓에 코일센터 재고만 2개월분 상회 - 제조사 인상 의지 강하지만 시장과는 다소 괴리

2019-09-06     최양해 기자
냉연 밀들의 가격 인상 행렬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통업계의 반응은 미적지근하기만 하다.

제조사들이 이달부터 톤당 2만~3만원 수준의 가격 인상을 단행한다고 통보했지만, 시장에선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
가장 큰 걸림돌은 침체된 수요다. 건설, 기계, 자동차 등으로 향하는 물량이 줄어들며, 재고가 쌓이고 있다. 업체마다 조금 차이는 있겠지만, 대다수 코일센터에 2개월~2.5개월 수준의 재고가 쌓인 것으로 전해진다.

냉연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코일센터에 쌓인 재고가 2~3개월분, 1·2차 협력업체에 쌓인 재고가 1~2개월분인 것도 모자라 실수요처 재고 또한 꽤 남아있는 상태로 전해진다. 단순히 재고량만 놓고 보면 연말까지 새로운 주문을 넣을 필요가 없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기계향 물량의 경우 최근 일본 전략물자 수출 규제 영향에 따라 판매량이 더욱 줄었다. 공작기계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이 수출 규제 품목에 포함되면서 생산량이 10%가량 줄어든 여파다.

정상가보다 할인된 가격에 풀리는 제품이 많다는 점도 문제다. 일례로 가격 인상이 반영된 EGI(전기아연도강판)의 유통가격은 국산 제품 기준 톤당 90만원 후반~100만원 수준.

그러나 수요가들이 구입하는 국산 EGI의 실가격은 80만원 중반에서 80만원 후반대에 형성돼 간극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중국산 열연 가격 동향도 제조사들의 바람대로 흘러가지 않고 있다. 9월 첫주 기준 중국산 열연 수출 오퍼가격은 톤당 495달러(SS400, CFR 기준) 수준으로 약보합세가 계속되고 있다.

이는 10~11월 선적분 기준인 만큼 국내로 들어오는 데 시간이 걸리긴 하겠지만, 향후 국내 냉연 밀들의 가격 인상 추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