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한 환율, 철강산업 영향은?

- 당분간 달러당 1,200원 수준서 횡보 전망 - 원자재 등 구매 및 유산스 결제 부담 커져 - 글로벌 경기 부담 여전해 국내 철강산업에는 ‘글쎄’

2019-09-05     유재혁 기자
● 원/달러 환율 1,200원 상회, 당분간 지속

지난 7월까지 하향 안정화되던 원/달러 환율은 일본의 화이트 리스트 배제조치와 미국의 對中 관세 추가 부과 등의 악재가 겹쳐지면서 8월초 2년 7개월 만에 1,200원대를 상회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원화가치 하락은 국내 경제에 대한 불안과 일본과의 무역 갈등 심화 그리고 이에 따른 국내 생산과 투자 및 수출 등이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당분간 환율이 달러당 1,200원을 상회하는 모습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달러화 가치 상승이 국내 자동차와 가전, 건설 등 주요 철강 수요산업들에게 과연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 많다.

단기적으로는 역시나 원부자재 부담과 경기 침체 영향 등으로 결코 도움이 되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국내외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와 수요심리 하락은 결국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연결되고 경제성장률의 하락 전망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철강산업의 경우에도 높은 해외 원부자재 구매 비율과 경기 침체로 인한 제품 판매 가격 인상 어려움 등이 이어진다면 결국 수익성 하락으로 연결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지적이 많다.

▲ 자료 : 네이버 환율


● 高 환율, ‘약인가, 독인가?’

환율 변화는 철강업체들에게는 양날의 검이다. 철강 자체 수출의 경우 달러화 강세 영향으로 수출을 중심으로 하는 업체들은 그나마 적지 않은 수익 증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상반기 경영실적이 개선된 철강업체들의 경우 공개적으로 수출 및 환율 덕에 영업 및 순익이 개선됐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라는 것.

말 그대로 달러화 강세 기조는 국내 철강업체들에게 수출 확대를 통한 이익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왔던 것이 현실이다.

부담스러운 점은 글로벌 무역제재 확산 및 관련 수요산업의 침체 영향으로 수출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 7월까지 국내 철강재의 전체 수출량은 1,777만4,674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3%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봉형강류 수출은 181만4,354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가 감소했고 강관 역시 106만6,838톤으로 19.5%가 감소했으며 반제품 및 기타 철강 제품 수출 역시 큰 폭으로 감소했다.

판재류 수출이 1,395만1,190톤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하면서 그나마 달러화 강세 덕을 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과 EU의 쿼터제 시행에 이어 경기 침체, 그나마 경기가 꾸준히 성장하던 중국 역시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 부담 및 현지 철강재 공급 과잉 지속, 그리고 동남아 지역 등 개발 도상국 경기 부담까지 이어지면서 수출을 개선시킬 수 있는 지역이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는 부담이 커진 상태다.



여기에 주춤해진 국내 경기와는 대조적으로 수입이 큰 폭으로 증가해 있다는 점은 향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7월까지 국내 철강재 전체 수입량은 1,039만4,535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3%나 급증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봉형강류 수입은 249만1,228톤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0.6%나 급증했고 판재류 수입 역시 563만3,625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나 급증했다. 강관을 비롯해 반제품 등 주요 철강재 수입이 모두 지난해 보다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대부분의 수입업체들이 통상 3~6개월 가량의 유산스(Usance)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 아닐 수 없는 상황이다. 수입이 증가한 것은 물론 환율까지 급등하면서 결제가 돌아올 제품들의 경우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 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 전반적인 경기 침체 우려 부담

문제는 전반적인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
미-중간 무역전쟁은 중국내 제조업경기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이는 중국에 대한 철강 및 관련 부품 수출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국내 철강 주요 수요산업인 건설과 자동차, 조선, 가전산업 역시 미-중 무역 갈등과 미국의 무역 규제 심화 우려, 글로벌 경기 침체에 환율 영향까지 겹치면서 좀처럼 해법을 찾기 어려운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유산스 결제에 따른 부담도 커질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국내 철강업체들의 경우 수입이나 다양한 자금 확보를 유산스로 하는 경우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달러화 강세는 유산스를 사용하고 있는 업체들에게 단기적으로 상당한 비용 부담을 안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들은 하반기 높아진 환율 영향으로 수입재의 국내 유입은 주춤해지고 수출 수익성은 개선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는 분명 있긴 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국내외 경기 침체와 이에 따른 수출 확대 어려움 그리고 국내 관련 수요산업 부진으로 인한 판매 위축과 제품 가격 인상 어려움 등은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원부자재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철강업체들의 경우 환율 부담으로 가중된 원가 상승분을 주춤해진 수요로 판매 가격에 제대로 반영하기 어려워지면서 수출 수익성 개선으로 얻은 이익을 상쇄시키게 될까 우려하는 모습이 확산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