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형강, "이도저도 아닌 인상에 혼란 가중´

- 생산업체 인상한 것 맞아? ... 인상 철회 버티기 제각각 - 가격 인상 발표에 시세 꿈쩍 안해

2019-09-06     손정수 기자
일반형강 생산업체들이 울상이다. 9월 들어 판매가격을 잇달아 올렸지만 시장가격이 요지부동 상태다. 가격을 인상을 고수한 업체는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가 됐고, 일부는 인상을 철회하고 원대 복귀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또 일부는 인상 시점 없이 인상 발표만 하는 상황도 연출되는 등 일반형강 시장이 혼란에 빠졌다.

유통업체들은 업체별 가격차이가 크게 벌어지면서 주문을 중단하거나 저가품 매수에 나서는 모습도 포착된다.

일반형강 업체들은 지난 8월 19일 동국제강의 톤당 78만 원으로 인상 발표를 시작으로, 한국특수형강과 현대제철이 9월 1일 인상을 발표했다. 또 단순압연업체들은 9월 4일을 전후해 인상한다는 발표를 했던 것.

생산업체들의 잇단 인상 발표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요지 부동 상태다. 가격을 인상한 업체들은 주문이 끊겼다. 실제로 한국특수형강의 경우 인상 후 신규 주문이 거의 중단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특수형강 제품의 시중 시세는 톤당 74만 원 전후이다. 출고가격보다 톤당 4~5만 원 낮아 관련 대리점들이 주문을 중단한 것. 단순압연사 제품은 톤당 71만 원 ~ 72만 원, 제강사 제품은 톤당 72~73만 원 수준에 거래 되고 있다. 지난달 말 가격과 거의 같은 수준에 유통되고 있는 것. 가격 편차가 커지면서 가격을 낮춰 판매를 독려하거나, 고수해 추석 후를 기약하는 수 밖에 없는 상태가 됐다.

생산업체들은 가격 인상 실패의 원인으로 1) 8월말 가수요로 시중 재고가 어느 정도 확보됐고 2) H형강 등 관련 제품의 유통가격에 변화가 없고 3) 철 스크랩 가격 인하 소식이 접수되면서 가격 상승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형성된 것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여기에 생산업체들의 미온적인 가격 인상도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생산업체 관계자는 “생산업체들이 잇달아 가격 인상을 발표했는데 실제로 적용한 것이 맞는지 의심스럽다. 발표만하고 종전가격을 판매한 것이 시세가 정체된 이유 같다”라며 화살을 생산업체들의 가격 정책 탓으로 돌리기도 했다.

다른 관계자는 "가격을 내린다고 더 나갈 시장이 아니다. 생산업체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선 출하가 줄더라도 지켰어야 했다"라는 말도 나온다.

유통업체들은 사실상 추석 전까지 현 시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판매 정책을 세우고 있다. 추석 이후에는 다소 오를 가능성이 점쳐지지만 생산업체들의 기대가 충족될 것인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추석 이후 오르겠지만 생산업체가 원하는 수준까지 오르진 않을 것 같다”라며 “수요가 부진해 현 시세보다 2만 원 정도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 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