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철근] 비수기 끝자락이지만 기지개 켜기 힘든 9월

- 추석 연휴, 공장 보수, 가을장마까지…악조건 계속돼 - 제강사, 유통업체 모두 추석 이후 시장에 기대 걸어

2019-09-04     박다솔 기자
가을장마와 함께 시작하는 9월이다. 비수기의 끝자락에서 이제 막 철근 시장도 기지개를 켜나 싶었지만 9월 시장도 쉽지 않아 보인다. 기후 조건부터 시작해 추석, 공장 보수 일정까지 생산, 판매의 조건이 녹록지 않다. 8월의 판매부진이 9월에도 이어질 것이란 불안감이 크다.

악조건들
우선 기후부터 철근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2일부터 전국적으로 가을장마가 시작됐다는 소식이 들리고, 길게 이어지리란 관측이 나온다. 이번 주말엔 태풍까지 접근하는 등 외부적으로 악조건이 겹쳐지고 있다.

추석으로 인한 영업일수 감소는 9월 시장을 어렵게 하는 결정적 요인이다. 대체로 제강사들은 12일부터 4일간 추석 휴무에 돌입한다. 다만 동국제강 공장들의 경우 기존 추석 연휴보다 짧게는 1일, 길게는 4일 더 생산을 쉰다. YK 부산2공장은 추석 휴무를 이틀만 잡았다. 7대 제강사 15개 철근 공장의 추석 연휴는 모두 65일에 달한다.


특히 현대제철 당진공장은 추석 연휴를 시작으로 20일간 보수에 착수한다. 이에 따라 주요 생산 품목이었던 10mm, 13mm 철근의 수급 불균형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9월은 또 3분기를 마감하는 달이기도 하다. 매출 회전에 대한 고민을 하는 유통업체들은 매출액에 대한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9월의 기준 가격(실수요가 71만 원, 유통행가 70만 원)이 추석 전까지는 반영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팽배하다. 9월 3일까지 유통 가격은 66만 원에 머물렀다. 철 스크랩 가격 변화가 철근 시장에 미칠 영향은 미미해 보인다. 남쪽 지방을 중심으로 평균 5,000원에서 많으면 1만 원까지 인상이 예상된다.

악조건 속의 사투 될까

제강사마다 9월의 생산, 판매 목표가 각각 다르다는 점은 유의해서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7대 제강사의 9월 철근 판매 목표는 79만5,000톤, 생산 목표는 70만 톤이다. 철근 판매 목표는 지난달보다 4만톤이 줄어들었지만, 모든 제강사가 판매 목표를 줄인 것은 아니다. 4개 제강사는 판매 목표를 전달보다 낮췄지만, 3개는 소폭 높였다. 추석, 공장 보수 등의 이슈로 생산 계획 목표 역시 전달에 비해 줄었지만 이 역시 3개 제강사가 많이 낮추고, 나머지 제강사가 소폭 높여 잡은 결과다. 9월 생산/판매 계획 설정에 있어서 제강사들의 상반된 두 흐름이 서로를 용인하는 선에서 마무리될지, 갈등으로 번지진 않을지 지켜봐야 한다.

같은 맥락에서 8월 마감 가격에도 이목이 쏠린다. 이미 지난 7월 모 제강사의 유통행 수금할인 소문이 확산돼 논란이 된 바 있다. 이 때문에 실제 유통가격이 5,000원 내려가기도 했다. 지난달에도 유사한 소문이 들렸던 만큼 제강사, 유통업체들이 각각 다른 이유로 마감 가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제강사, 유통업체들 모두 추석 이후의 시장을 기대하고 있다. 8월의 침체된 시장이 추석 전까지는 살아날 요인이 별로 없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추석 이후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어 보이지만 다양한 가능성은 열려 있다. 본격적인 성수기 진입과 수요 증가, 철 스크랩 가격 상승 영향으로 오를 것인가? 아니면 늘어난 재고로 제강사간 판매 경쟁에 따라 하락할 것인지 현재로선 장담이 어렵다. 두가지 시나리오 모두 가능성이 열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