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철 스크랩] 추석과 일본 & 철근이 만드는 시장

- 추석 전후 상승 기대 ... 국제가격 하락에 상승폭 제한 - 하순 하락 가능성 있어 ... 국제가격과 낙차 해소 전망

2019-09-02     손정수 기자
8월 철 스크랩 시장은 당사에서 예상했던 수준에서 움직였다. 9월 시장은 추석을 전후해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하순에는 약세 가능성이 크다. 철 스크랩 유통업체들은 상승을 기대하고 있지만 국제가격과 제품 시장 악화가 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다. [편집자 주]


1) 지난 3년간 9월은?

9월은 추석의 달이다. 지난 3년간 추석과 철 스크랩 시장은 일정한 상관관계를 보여주었다.
추석 전에 강세 추석 후 약세 장을 보였다.

올해 추석 전후에 대해선 다소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제강사들은 특별한 변화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철 스크랩 유통업체들은 추석 전후 상승을 전망하는 목소리가 크다.

9월은 8월에 비해 등락폭이 적었고, 추석 이후 발생량이 늘어나면서 하락을 시작했던 달이기도 하다.

2) 9월 철 스크랩 시장에 미칠 요소들

▶ 국제시장 : 일본을 보자


9월 철 스크랩 시장은 국제 시장과 철 스크랩 수급이 시장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일본 시장이다. 한국 제강사와 일본 철 스크랩 공급사간의 두 달 넘는 대치는 한국 제강사의 승리로 끝났다. 이번 주부터 한국 제강사의 수입 가격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제강사들은 가파른 인하보다 완만한 인하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일본 수입가격의 약세는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지난 주 H2 수입 가격은 톤당 34만 5,000원(내륙 운반비 1만 원 포함) 수준이었다. 남부지역 제강사의 경량A 구매가격대비 2만 원 높았다. 지난해 국산과 수입의 평균 가격차이는 2만 1,000원이다. 수입과 국산간의 낙차는 사라졌다. 일본 철 스크랩 가격이 하락을 하면 그만큼 저 평가가 이루어지는 것이고, 한국 철 스크랩 가격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고 일본 철 스크랩의 반등 가능성을 점치기도 어렵다. 터키와 동남아시아의 약세가 이어지고 있고, 미국 시장도 보합에서 하락으로 전환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한 철광석 가격의 하락과 빌릿 교역량 증가는 철 스크랩 교역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 철 스크랩 업계는 내수 부진으로 판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일본 내수가격이 이미 크게 하락해 급락할 가능성도 적어 보이지만 상승 요인은 더더욱 찾아보기 어렵다.

- 적은 발생이냐? 내수 소비 부진이냐?

철근 경기 악화로 철 스크랩 소비가 둔화되고 있다. 9월 소비측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현대제철 당진 철근공장이다. 추석 전부터 휴동 및 보수에 들어가 사실상 9월 거의 가동이 중단된다. 6~7만톤 가량 철 스크랩 소비가 줄어들게 된다.

수요에 부정적 영향을 줄 또 다른 요인은 추석과 소비 부진이다. 지난해에는 빠듯한 철근 공급으로 제강사들이 추석 연휴를 최대한 짧게 보냈다. 그러나 올해는 재고가 크게 늘었고 소비도 둔화돼 추석 연휴뿐 아니라 휴일 전후에도 가동을 중단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만큼 소비가 줄어드는 것이다.

유통업체들이 주목하는 것은 시중 재고다. 8월 재고 조정이 마무리 됐고, 발생량도 적어 유통량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유통량이 줄면 가격이 오르는 것이 이 시장의 상례이다. 유통업체들은 빠르면 추석 전, 늦어도 추석 후에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종합 의견

월말 효과가 끝나면서 9월 초 철 스크랩 수급은 공급부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철 스크랩 수입도 적어 국내 철 스크랩 공급부족의 대안이 되기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제강사들은 재고가 많은 편이어서 급격히 줄어들지 않는 한 상당기간 버틸 체력은 보유하고 있다. 제강사들은 최대한 버틴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변곡점을 추석 전후로 꼽고 있다. 그러나 오르더라도 상승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국제가격이 하락하고 있고, 철근 등 제품 시장의 여건이 좋지 못해 철 스크랩 가격 상승폭을 억제하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당초 2~3만 원 이상 추석 전후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최근에는 1~2만 원으로 상승 전망을 낮췄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국제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어 한국 내수가격도 상승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강사 내부에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국제가격이 하락 중이어서 국내 철 스크랩도 약세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있는 반면, 공급량이 제한적이어서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있다. 입장에 따라 전망이 분분하다.

8월 재고 조정 마무리와 적은 수입 계약 등을 고려하면 9월 상순 공급 부족 가능성이 크다. 제강사의 버티기가 예상되지만 상승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그러나 소비 부진과 국제가격 하락으로 상승 폭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하순에는 다시 하락 장이 열릴 가능성이 크다. 하락을 시작한다면 국제가격과의 낙차를 줄일 때 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

한편 제강사들은 국내 철 스크랩이 추가로 오를 경우 적극 수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환율이 부담이지만 추가로 오르면 수입이 더 싸다는 인식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