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가공업, 위기 턱밑까지…적은 물량에 단가 떨어져

- “가공단가 톤 당 4만 원 중반대 일반적”

2019-08-23     박다솔 기자
철근가공업체들이 저가수주로 인한 단가하락에 몸살을 앓고 있다. 철근 가공의 표준 가격은 톤당 5만 2,000원이지만 출혈 경쟁이 이어지며 현재 톤당 4만 원대 초 중반 수주가 늘어나는 추세다. 일부 지역에선 이보다 낮은 가격의 수주까지 나와 업계의 원성이 높다.

제살깎아먹기 저가수주가 이어지는 것은 기본적으로 물량이 부족하기 때문. 이에 따라 전국의 철근가공업체들 가동률은 하락 추세다. 수도권 지역 철근공장 가동률이 70%를 상회하고 있고, 60%까지 내려간 곳도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한 가공업체 관계자는 “예전에 벽이라고 생각됐던 5만 2,000 원, 5만 원 선은 무너진 지 오래고, 4만 초반대 수주가 부쩍늘었다”라며 “기본적으로 물량이 부족한 상태에서, 공장을 쉬게 할 순 없으니 일부 업체가 이런 저가수주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악화하자 철근가공업체들은 한국철근가공업협동조합(철근가공조합)을 중심으로 머리를 맞대고 있다. 조만간 철근가공조합은 업체 규모별로 한계 원가를 취합해 이를 업계 전반에 알릴 예정이다. 한계 원가 이하의 수주는 절대 하지 말자는 취지지만, 어느 정도의 규제 효과가 있을지는 미정이다.

철근가공업체들의 일감 감소는 제강사의 가공 수주가 줄면서 함께 타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주요 제강사들의 가공 수주 잔고는 평소대비 70% 수준. 올해 초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은 건설업계의 가격 인하 압박에 문제를 제기하며 가공철근 저가수주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이러한 철근 가격을 둘러싼 제강사-건설사와의 씨름이 발주 감소, 철근 출하 감소로 나타나고 가공 업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철근 감소 국면이다. 주요 제강사들이 감산 카드를 꺼내든 만큼, 철근 내수 판매에 대한 기대가 낮다.

우선 건설시장의 여건이 흐리다. 올해 2분기 신규 주택 수주액은 5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올해 2분기 신규주택 수주 총액은 지난해 동기보다 14.2% 줄어든 9조 4,992억 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올해 2분기 재건축, 재개발 수주가 급증하며 2분기 전체 주택 수주액이 늘었지만 분양가 상한제 등의 부동산 이슈는 건설경기를 끌고 온 재건축 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