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융아연도금강판, 하반기 수요 어찌되나?

- 주춤해진 내수와 감소한 수출 · 급증한 수입 ··· 수익성 개선도 부담

2019-07-02     유재혁 기자
올 상반기 용융아연도금강판(GI)의 생산과 판매는 지난해에 비해 더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업체들의 설비능력 확대 이후 미국을 비롯해 유럽의 쿼터 시행과 글로벌 무역제재 강화 그리고 원부자재 등 제조원가 급등에도 높아지지 않는 중국산 수입가격 영향까지 겹치면서 지난 상반기 국내 용융아연도금강판의 생산과 판매는 모두 지난해에 비해 감소한 반면 수입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어떤 시장 변화 요인들이 있는지 그리고 관련 수요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예상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 팔 곳은 없는데 수입은 늘어


최근 한국철강협회가 집계한 용융아연도금강판의 지난 5월까지 수출실적을 살펴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3% 감소한 80만2,308톤을 기록했다. 반면 수입은 38만9,855톤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5.8%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7년과 2018년 연이은 CGL 설비능력 확대로 가뜩이나 생산 및 판매 부담이 가중된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의 연이은 쿼터 시행 등 글로벌 무역장벽이 좀처럼 낮아지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중국과의 글로벌 수주 경쟁이 더욱 가속화되는 모습이 나타났고 수출이 축소되고 수출 단가마저 제대로 인상하지 못하면서 수출 수익성 역시 주춤해지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더 큰 부담은 역시나 수입량 확대다. 가뜩이나 국내외 수요처 찾기가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수입은 급증세가 이어지면서 내수시장에서 수입재 비중도 크게 확대되는 등 국내 용융아연도금강판 업체들의 걱정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중국 영향력에 GI 시장 휘청

용융아연도금강판의 수출입실적을 살펴보면 결국 중국의 영향력이라는 지적에 수긍하게 된다. 실제 올해 5월까지 용융아연도금강판의 수출 실적을 국가별로 살펴보면 일본에 대한 수출은 급증을 기록했으나 중국에 대한 수출은 22.8%나 급감했다.

여기에 인도와 미국, 태국 등 포스코가 용융아연도금강판을 갖고 있거나 세이프가드 등 무역 규제가 있는 지역에 대한 수출 역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을 살펴보면 더 수긍이 간다. 올해 5월까지 전체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15.8%나 급증한 가운데 중국산 수입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3.4%나 급증했다. 일본산 수입 역시 급증하기는 했다지만 비중면에서 94.4%를 차지한 중국산 영향력이 절대적이라고 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관련 업계에서는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와 유럽의 세이프가드 등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수출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처럼 무역보호장치가 없는 중국에 대한 수출마저 축소되고 있는 것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단순히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산과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것 자체도 부담이지만 갈수록 중국에 대한 수출마저 어려워지고 있다며 걱정하는 목소리들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생산기지가 중국내 다수 위치해 있고 국내 관련 수요산업 역시 중국 현지 공장으로 이전되면서 자연스럽게 국내산 용융아연도금강판의 중국 수출도 확대되기 시작했다.

포스코의 광동 CGL을 비롯해 다수의 스틸서비스센터들이 중국내에서 다양한 수요처에 공급해 왔으며 현대제철 역시 현대기아자동차의 중국 현지 공장 건설 등으로 코일센터가 진출함에 따라 수출 확대가 본격화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내 현대기아자동차 생산 급감으로 한차례 어려움이 발생한 데 이어 최근에는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중국내 수요산업의 성장세 둔화와 중국내 수요업체들의 자국산 선호 경향, 중국내 철강 제조업체들의 기술력 확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수출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수출업체 중국 담당자는 ‘최근에는 달러화 강세로 인해 달러로 거래해야 하는 수입재보다 자국산을 선호하는 움직임이 더 가속화되기 시작했다’며 냉연도금판재류 제품의 對中 수출은 코일센터 등을 통한 거래를 제외한 직접 수출 거래가 지난해에 이어 더 큰 폭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했다.



● 상반기 주춤해진 수요, 하반기는?

업계 관계자들은 상반기 용융아연도금강판의 국내 수요 위축과 하반기 수요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내 놓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실제 한국철강협회가 집계한 용융아연도금강판의 생산과 판매실적을 기준으로 한 상반기 추정 실적을 살펴보면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한 399만6,809톤, 판매 역시 내수와 수출 모두 감소화면서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한 396만3,593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상반기 국내 완성차 생산이 증가했다고는 하지만 업체별 편차가 큰 데다가 지난해 감소했던데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컸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3분기 하절기 비수기와 건설경기 회복을 기대감 역시 낮다보니 하반기 생산 및 판매 역시 증가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는 의견이 많다.

여기에 국내업체들은 제조원가 상승으로 가격인상에 나서고 있는 반면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달러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오퍼가격을 인하하고 있는 중국산 수입재 영향으로 하반기에도 적지 않은 판매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해 그나마 판매 감소를 만회했던 수출마저 올해는 주춤거리고 있는데다가 올해 연간 전체로도 생산과 판매가 지난해에 이어 감소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하반기에도 국내외 시장에서 중국산과의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이며 이에 따른 업체별 판매량 감소 및 수익저하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시장 흐름이 전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국내 주요 냉연도금판재류 업체들이 용융아연도금강판에 대한 직접적인 판매보다 고부가 삼원계 합금강판이나 컬러강판 신제품 및 신수요 개발에 적극 나서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