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열연시장 좌우할 변수는?

- 6월 생산자-유통 단가 인상 총력 ‘속도 관건’ - 원-달러 환율 등락 및 타이트한 공급여건 변수

2019-06-07     유범종 기자
국내 열연시장의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원료가격 및 환율 급등으로 말미암아 고로사와 유통들은 가격 인상에 사활을 걸고 있으나 수요 침체가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은 지속되고 있다. 향후 적자 폭 확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단기적으로 열연시장에 영향을 줄 변수들을 짚어봤다.

- 열연 생산자 vs 유통 ‘온도차’ 극복 가능할까?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열연 생산업체들은 지난 3월부터 지속적인 공급가격 인상을 추진 중이다. 3~4월 톤당 총 6만원에 이어 5월에도 2만원 수준의 3차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양사는 6월에도 추가적인 가격 인상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고로사들의 공급가격 인상 추진은 수익 개선이 가장 큰 목적이다. 양사 모두 올해 열연부문 사업전략의 중심에 수익성 확보를 올려놓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열연 시중가격은 약세를 지속한 반면 원료가격은 오히려 폭발적인 강세를 보이면서 현재 고로사들의 롤 마진은 대폭 축소된 것으로 파악된다.

열연 생산업체 관계자는 “악화된 수익을 만회하기 위해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배수의 진을 치고 당분간 가격 인상을 시장에 관철시킬 계획이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고로 주요 원료인 철광석 가격이 폭등하면서 가격 인상의 명분은 더욱 공고해졌다. 지난 1월 브라질에서 발생한 광산 댐 붕괴와 3월 말 호주 싸이클론 피해 복구가 아직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호주산 철광석 스폿가격은 5월 말 기준 톤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최근 5년 내 최고점이다.

일각에서는 원료가격 폭등으로 당분간 열연 롤 마진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예측하고 있다. 고로사들은 이러한 원가부담 확대를 제품가격 인상 없이 내부적으로만 감내하기는 벅차다는 주장이다.

▲ 스틸데일리 DB

국내 열연 유통업계도 매입원가 압박이 커지면서 필사적인 단가 인상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극심한 수요 침체가 지속되면서 실질적인 시장 반영 속도는 더딘 상황이다. 실수요업체들의 반발과 일부 매출에 쫓기는 업체들의 저가판매, 향후 가격 상승세 지속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5월 말 기준 국내 열연 유통가격은 중국산은 톤당 69만원, 포스코산 GS강종은 톤당 70만원 내외 수준을 기록했다. 5월 들어 톤당 약 2만원 수준의 호가 인상분만 반영되고 있는 상태다.

열연 유통업계는 매입가격 상승분을 판매단가에 온전히 적용하지 못하면서 내부적으로 감내하기 벅차다는 반응이다. 이에 따라 물량을 덜 팔더라도 6월 필사적인 단가 인상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열연 유통 관계자는 “4~5월 단가 인상 시도가 제대로 시장에 먹히지 않았다. 수요 부진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그러나 원가부담은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6월에도 판매가격 인상은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 ‘원-달러 환율 급등’ 새로운 변수 등장

6월 국내 열연 유통가격 등락에 영향을 줄 또 다른 변수는 국내 중국산 열연 수입통관 가격이다. 특히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시장을 좌우할 중요한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5월 중국 밀들의 한국향 수출가격은 꾸준한 하향 곡선을 그렸다. 5월 말 중국 열연 2급 밀들의 한국향 수출 오퍼가격은 톤당 535달러(SS400 절판용, CFR기준) 내외 수준에 제시됐다. 3주 동안 20달러 하향 조정된 가격이다.

중국 현지에서는 내수 부진과 함께 동절기 감산 종료에 따른 중국 밀들의 생산 재개가 가격을 끌어내리는 요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 스틸데일리 DB

그러나 이러한 중국발(發) 수출 오퍼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치솟는 환율로 국내 수입업체들의 원가부담은 오히려 커졌다.

5월 말 기준 원-달러 환율은 1,187원을 돌파했다. 연초 1100원대 초반 남짓에 불과했던 원-달러 환율은 불과 5달 만에 80원 가까이 급등했으며, 계약 당시 수입원가로 환산하면 톤당 7~8만원 가량의 추가 부담이 생겼다.

환율과 부대비용 등을 더한 중국산 열연 수입원가는 70만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중국산 국내 열연 유통가격이 톤당 69만원 선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역마진이 불가피한 구조다.

열연 수입업계 관계자는 “톤당 20달러 정도의 오퍼가격 하락으로는 원가부담을 상쇄하기 어렵다. 당분간 수입산 구매를 최소화할 방침이며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재고 소진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6월 시장수급 타이트해지나?

국내 시장수급 변화도 중요한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시중에서 거래되는 열연의 경우 다양한 강종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국내에 유입되는 중국산은 대부분 범용재 위주다. 국산제품의 수급 균형이 깨지면 자연스럽게 시중가격 상승 발판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는 지난 2월부터 7월까지 열연공장에 대한 대보수를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다. 지난 3월부터는 광양 CEM라인 가동도 중단한 상태다. CEM라인에서 생산된 주력품은 2.0T 이하 박물재와 체크무늬강판 등이다. 포스코는 기존 CEM라인을 통해 생산되던 제품을 타 열연 압연라인으로 분산시키고 있으나 6월까지는 수급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도 자가 냉연소비 확대에 따른 부하가 심화되면서 당분간 외부 판매용 출하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 스틸데일리 DB

수요시장 회복 여부도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현재 국내 열연 유통 물동량은 주력 수요산업의 일감부족 현상 가속화로 현저히 떨어진 상태다. 연초부터 자동차, 건설, 가전 등 주력 수요산업들은 열연 구매물량을 대폭 줄이고 있으며, 특히 정부 주도의 대규모 프로젝트 중심의 수주도 소강상태에 빠졌다.

열연이 자동차용, 강관용 등의 소재뿐만 아니라 건설, 가전 등 대부분의 수요산업에 폭 넓게 쓰이는 만큼 전반적인 수요산업 회복 여부에 따라 가격 상승 폭도 조절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공급이 축소되고 수요가 살아나면 시장수급은 타이트하게 전개될 수 밖에 없다. 결국 이러한 수급균형 차질은 가격 상승을 이끌어줄 원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열연업계 관계자는 “이미 열연업계는 지속된 재고평가손실로 체력이 허약해진 상태다. 가격 인상 없이는 수익성 회복도 있을 수 없다”며,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하지만 6월 적자 폭을 최소화하기 위한 업계 전반의 노력들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