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철 스크랩, 더가나? 멈추나?

- "단기 고점 구간 진입" ... 시장 심리가 관건

2019-06-04     손정수 기자
남부지역 철 스크랩 가격이 급등하면서 단기 고점 논란이 한창이다. 유통업체들은 전 고점인 중량A 기준 40만원을 훌쩍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그러나 국내외 여건 등을 고려할 때 단기 고점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 남부 철 스크랩 시장을 점검해 보았다. [편집자 주]

- 유통업계 기대감 두둥실

유통업체들은 톤당 4~5만원 정도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이렇게 본다면 4일까지 중량A 기준 2만 5,000원 상승했기 때문에 추가로 약 2회 이상 올라야 한다.

유통업체들이 추가 상승에 기대를 거는 것은 1) 시중 발생량이 적고 2) 시중 재고도 적다는 판단에서다. 3) 일부 제강사의 재고 부족이 민원과 환경 등 구조적인 문제를 동반하고 있어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크다.

유통업체들은 산업경기 위축으로 시중 발생량이 평소의 약 6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시중 재고가 적정 수준 이상으로 쌓일 때 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남부지역 시장 가격은 지난 22일 YK스틸의 인하를 끝으로 인하가 종료됐다. 유통업체들이 단기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 실현이 끝나면서 22일 인하가 된 것이다.

인상은 지난 31일부터 이루어졌다. 사실상 7 거래일 만에 다시 가격이 오른 것이다. 재고 조정이 마무리 됐다고 한다면 시중 재고가 쌓일 시간이 부족한 기간이다. 또 가격 하락에 매도 되지 않고 버틴 물량이라면 2만원 상승에 나올 물량은 아닐 것이다.

유통업체들은 남부지역 야드 업체들의 재고가 낮은 수준이고, 그나마 대량 물량의 경우 중량A 기준 40만원 이상 되어야 나올 물량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일부 대량 물량의 경우 매도 가격을 43만원(중량A 기준) 정도로 보고 있다”라며 “현 가격대에서 나올 물량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남부지역 제강사의 재고가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는 점도 유통업체들이 주목하는 요인이다. 특히 일부 제강사의 재고는 여전히 바닥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31일 인상에도 재고가 줄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 오를 만큼 오른 것 아닌가?

그러나 단기 고점 구간 진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 일본 철 스크랩 가격이 좀처럼 기를 못 펴고 있고, 2) 한국 시장에 영향이 미미한 터키 가격은 하락해 심리적 위축 요인을 제공하고 있다. 3) 또한 한국 철 스크랩 시장의 저 평가도 단기 급등으로 상당부분 해소된 상태다. 4) 여기에 중소상의 자금난도 가중되고 있어 매도 타이밍을 저울질 하는 업체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5)또한 특정 제강사를 제외한 상당수 업체들의 재고가 높은 수준이라는 점도 변수다.

당초 골든 위크 이후 일본 철 스크랩 가격의 강세를 예상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최근 일본 철 스크랩 가격은 약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동경제철은 오히려 가격 인하를 발표하는 등 하락 기조를 보이고 있다. 일본의 동경 올림픽 특수 종료와 계절적 비수기 진입으로 철 스크랩 소비 위축이 가격 상승을 억제시킨 요인으로 분석된다.

일본 철 스크랩 가격이 오르기 위해선 베트남을 필두로 동남아시아의 수요가 가세해야 하지만 아직 그럴 징후는 보이지 않고 있다. 일본 철 스크랩 가격이 강세로 전환될 근거가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빠른 하락 가능성도 적어 보인다. 바닥 징후가 뚜렷한 가운데 완만한 하락 국면에 진입한 모습이다.

국내 철 스크랩 가격 급등 원인 중 하나는 국제시세 대비 낮은 가격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단기 급등하면서 저 평가도 상당부분 해소됐다. 경량A의 경우 H2 수입 가격과의 격차가 톤당 1만 6,000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평균 2만 1,000원 낮았던 것과 비교하면 5,000원 정도 저 평가 됐다고 볼 수 있지만 5만 원 가량 벌어졌던 낙차가 크게 해소됐다.

중량A는 오히려 높다. 대만의 미국산 HMS No.1&2 80:20 컨테이너 철 스크랩의 수입가격은 최근톤당 290달러로 올랐다. 원화로는 34만 3,000원 수준이다. 한국 남부 제강사의 중량A 구매가격은 38만 5,000원으로 가격차이가 4만 2,000원에 달한다. 지난해 평균은 한국 남부가 1만 6,000원 높았다. 2만 6,000원 정도 고 평가 된 것이다.

국제가격과 비교할 경우 한국 내수가격은 이미 오를 만큼 올랐다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요인은 중소상들의 자금난이다. 중소상들이 자금 회전을 위해 추가 회전 물량을 늘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가격 상승은 제강사의 불균등한 재고가 원인이다. 남부지역 주요 제강사의 재고가 높은 수준이라는 점은 가격 상승의 한계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 지금부터는 심리싸움

국내 시장과 유통량만 놓고 보면 제강사가 불리한 환경에 처했다. 유통량은 적고 재고도 낮은 수준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국제시장과 연계해 생각해 본다면 이미 단기 고점 구간에 도달했다는 판단도 충분히 가능하다. 상승 동력이 약하다.

객관적인 환경은 단기 고점이지만 유통의 기대감이 어떻게 조성되느냐가 관건이다.
즉 국내 유통량이 계속 낮은 수준에 머문다면 추가 상승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국제 시장 때문에 유통량이 늘어난다면 단기 고점 진입과 함께 인하로 방향이 선회 될 수도 있다.

지금부터는 심리 싸움으로 보인다. 시장의 심리가 어디로 흘러갈 것인가가 관건으로 보인다.

한 업체 관계자는 “올라야 한번일 것 같다. 한번 더 오르면 좋겠지만 지금부터는 위험관리도 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