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쇳물에서 자동차까지’ 현대제철 당진제철소를 가다

- 자원순환형 그룹 모델 중추기지 역할 - 자동차전문제철소 타이틀 내걸고 투자 집중 - IT 융합 제철소 비상 꿈꾸다

2019-05-31     유범종 기자
▲ 사진: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쇳물에서 자동차까지’ 현대자동차그룹의 모토이자 비전이다. 계열사인 현대제철 당진제철소는 이 비전의 핵심 중추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2006년 충남 당진 916㎡(277만평) 부지 위에 국내 최초로 민간자본 제철소 건설을 시작한 현대제철은 총 11조원의 자금을 쏟아 부으며 불과 7년 만에 고로 3기 가동체제를 구축했다. 고로 1기당 400만톤 규모로 현재 연간 총 1,233만톤의 고로 쇳물이 콸콸 쏟아져 나오고 있다.

또 당진제철소는 325만톤 규모의 전기로까지 보유함으로써 연간 총 1558만톤에 달하는 고로 및 전기로 쇳물이 함께 생산되는 국내 유일의 제철소이기도 하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관계자는 “당진제철소는 원료부터 자동차, 건설까지 그룹 자원순환형 모델의 중추기지다. 특히 친환경 및 자동차전문제철소로의 특화된 경쟁력 확보를 위해 끊임없는 투자와 연구가 지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에코(eco)´ 제철소를 지향하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입구에 들어서면 먼저 쾌적한 공기와 환경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된다. 일반적인 굴뚝산업의 지저분한 작업 환경을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당진제철소 건설 당시부터 ‘친환경제철소’ 구축에 집중했다. 이제는 타 철강업체들의 친환경 제철소 벤치마킹 모델이 되고 있다”고 자부심을 표했다.

▲ 사진: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밀폐형 원료저장 돔

당진제철소 친환경 설비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원료 하역 시 비산먼지와 분진 차단을 위해 밀폐 처리하는 연속식 하역기(CSU: Continuous Ship Unloader)와 밀폐형 벨트컨베이어였다. 특히 밀폐형 벨트컨베이어는 길이만 100Km에 달하며 먼지뿐 아니라 기상 악화에도 자유로운 혁신적인 설비로 국내에서는 유일하다.

이와 함께 당진제철소는 친환경적 원료 보관이 가능한 밀폐형 저장설비도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 3개의 배합 돔과 4개의 저장 돔 등 총 7개의 돔 형태 원료저장설비는 1개당 약 25~30만톤 수준의 원료 저장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철강 원료인 철광석, 석탄 등은 대부분 분말이나 작은 알갱이 형태다. 현대제철은 이를 돔 형태의 실내에 보관함으로써 비산먼지가 원천적으로 차단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으며 타 철강사의 야적장과 비교할 때 같은 면적 대비 더 많은 원료를 쌓을 수 있을 장점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부생가스 발전소는 친환경제철소를 만드는 또 다른 요인이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는 고로, 제강공장 등 생산공정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재활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부생가스 발전소를 갖추고 있다. 발전량은 연간 550만Mwh로 당진제철소 필요 전력의 80%를 자체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 사진: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부생가스 발전소

아울러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 내 총 24개소에 TMS를 운영해 황산화물(SOx), 질산화물(NOx), 먼지 등을 실시간 측정하고 있으며 집진설비 등에 대한 통합 감시체제를 완비해 미세먼지 경보 발령 시 살수차를 운영하는 등 상시적인 저감대책을 실시하고 있다.

한편 현대제철은 지금도 대기오염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대규모 환경개선투자를 진행 중이다. 이러한 투자를 통해 2021년까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현재 수준보다 50% 이상 저감한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앞으로도 대기오염 방지시설 개선 및 비산먼지 환경개선에 총 5,3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 자동차강판 전문제철소 타이틀 내걸고

현대자동차그룹의 계열사인 현대제철은 ´자동차전문제철소´라는 타이틀도 내걸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2013년 완공된 2냉연공장이 있다.

현대제철 당진 2냉연공장은 12만평의 부지에 산세냉간압연설비(PL-TCM) 1기와 냉간아연도금복합설비(CVGL) 1기, 그리고 아연도금설비(CGL) 1기가 쉴새 없이 가동되고 있었다.

▲ 사진: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2냉연공장

당진 2냉연공장은 자동차용 초고장력 강판 전문 생산공장이다. 연간 100만톤의 냉연을 생산하고 있으며, 6스탠드 압연방식과 고수소 냉각방식을 통해 품질을 확보하고 있다. 주력 생산 강종으로는 60~120k급 자동차용 초고장력 강판이다.

특히 당진 2냉연공장은 분진으로 인한 제품 불량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폐쇄형 공장으로 지어졌으며, 사전에 허가 받지 않은 일반 차량의 출입은 철저히 통제되고 있었다. 소재인 열연도 산업도로 건너에 있는 현대제철 열연공장으로부터 지하로 건설한 터널을 통해 공급되고 있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냉연의 경우 표면의 부식과 이물질에 민감한 제품이다. 표면 품질 저하에 따른 불량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당진 2냉연공장은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언제든 원하는 시기에 공급할 수 있도록 완벽한 재고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놓고 있었다. 이는 당진 2냉연공장이 자동차용 강판 최종 고객과 바로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은 고로에서부터 2냉연까지 이어지는 일관생산체제 구축과 초고장력 강판에 대한 기술 개발을 통해 자동차강판 전문제철소로의 경쟁력 강화에 더욱 더 매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IT 융합 제철소로의 비상 꿈꾸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는 IT 용합 제철소로의 발전도 적극 추진 중이다. 현대제철은 오는 2025년 완료를 목표로 지능형 생산체계 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제철이 추진하는 ‘스마트 팩토리’ 사업의 골자는 철강제품 생산과정의 각 공정에서 수합된 데이터를 통해 조업을 시뮬레이션 하는 한편, 공정간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함으로써 각 공정에 있어 최적의 조업조건을 확보할 수 있는 능동형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 사진: 현대제철 당진제철소가 스마트팩토리 구현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현대제철 당진제철소는 자동차 소재 전문제철소로서 AMP강재로 대표되는 3세대 자동차강판의 개발 및 생산에도 AI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 2010년부터 품질 예측 기술을 기반으로 한 상황별 자동조업 시스템을 구축하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지능형 통합 예측 제어기술 개발을 진행해왔다.

열연부터 냉연까지 전후 공정 및 품질 정보를 실시간으로 관리하여, 품질 관련 이상 징후 발생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열온도, 압연, 냉각 등 조업 가이드를 자동으로 제공함으로써 공정 중 발생하는 이상 현상에 설비가 스스로 대응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제선부터 제강, 연주, 압연에 이르는 전 공정에 대한 지능형 생산기술이 갖춰지면 각 공정의 조업정보가 타 공정에 실시간·유기적으로 공유됨은 물론 이를 통한 예측 제어 및 대응 조업이 가능해져 결과적으로 최소 시간과 비용으로 고객 맞춤형 고품질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당진제철소는 설계부터 생산 공정에 이르기까지 AI 기술을 통해 ‘시험–오류-수정’의 반복을 최소화하고 정확도를 향상시켜 향후 가볍고 튼튼한 철강제품을 생산하는 ‘스마트한’ 자동차 소재 전문 제철소를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