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 강관동향] 성수기 없이 비수기 맞나?

- 극심한 수요 침체 영향 발주 급감 - 원가부담 확대로 구조관 절박한 인상 추진

2019-05-25     유범종 기자
국내 강관시장이 제대로 된 성수기를 누리지도 못한 채 비수기를 맞고 있다. 극심한 수요 침체로 시장 발주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형국이다. 반면 원가부담이 대폭 확대된 국내 강관사들의 판가 인상 의지는 그 어느 때보다도 활활 타오르고 있다. 당분간 강관사들이 높아진 원가분을 해소할 수 있을지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 스틸데일리 DB
구조관 메이커들은 지난 3월부터 단계적인 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온전한 인상분 반영은 쉽지 않은 양상이다. 특히 구조관 메이커들이 4월에 강행한 5% 수준의 단가 인상은 현재 1~2% 적용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적자가 심화되어 더 이상 내려가기엔 어려운 한계치까지 도달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구조관사들은 내주 다시 한번 단가 인상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업체들은 이번 인상에 실패할 경우 3분기까지 적자구조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절박한 가격 인상 추진은 소재 매입가격 상승에 기인한다. 강관은 제품 특성상 소재인 열연가격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소재 공급업체인 포스코, 현대제철의 가격 인상과 고가 수입재 등은 강관사들의 원가부담을 대폭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열연 생산업체들은 실수요향 열연에 대해 3월 톤당 3만원, 4월 톤당 3만원 등 두 달에 걸쳐 총 6만원 수준의 공급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5월에도 톤당 2만원 수준의 추가적인 단가 인상을 강행하고 있다.

수입산 열연 원가도 최근 원-달러 환율이 1,190원을 웃돌면서 크게 높아진 상태다. 강관사들은 소재 매입가격 상승분을 내부적으로만 감내하기는 어렵다며 지속적인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강관사 관계자는 “소재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내부적으로 원가부담을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났다. 강관 단가 인상은 마진 확대 측면보다는 최소한의 수익성을 보전하려는 고육지책이다”고 밝혔다.

다만 유통시장은 아직까지 눈치싸움이 한창이다. 메이커들의 단가 인상에는 동의하지만 수요 부진으로 늘어난 재고 소진이 우선이라는 입장이 대다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메이커들이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은 이해하나 수요가 워낙 부진해 가격 인상분을 온전히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며 온도 차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일각에서는 강관사들의 5월 추가적인 단가 인상 성공 여부가 올해 실적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