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강사 철 스크랩 인하 어떻게 봐야하나?

- 환경 변화 크지 않아 ... 인하 시장 반영 가능성 커 - 유통, 제강사 인하에 큰 의미 안둬 ... 2차 재고 조정 마무리 - 환율 상승과 국제가격 상승 시동 등 제강사 구매환경 악화

2019-05-22     손정수 기자
남부지역 전 제강사의 가격 인하가 발표됐다. 사실상 인하가 기정 사실로 보인다. 가격 인하에도 불구하고 철 스크랩 업체들은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모습이다. 가격 인하에 유통업체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편집자 주]


- 9일과 이번 주 무엇이 바뀌었나?

1) 재고

지난 9일 대비 남부지역 철 스크랩 재고는 줄었다. 남부지역 제강사의 재고는 7일 조사 당시 39만 1,000톤에서 20일에는 34만 4,000톤으로 4만 7,000톤, 12% 줄었다. 가격 상승의 진원지가 됐던 부산지역 제강사들의 경우 재고 변동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YK스틸은 여전히 2만톤 내외로 추정되고, 대한제강은 3만톤대 중후반으로 많은 편이다. 한국철강의 구매 중단은 이어지고 있고, 한국제강도 3만톤에 육박하는 등 일부 업체를 제외하곤 많은 편이다.

재고상황만 놓고 보면 2만원 인상 전이나 인하 발표 시점이나 별 차이가 없다. 오히려 총 재고는 포항지역 제강사의 감소로 줄었다.

2) 유통량은?

제강사의 가격 인상 이후 유통량은 다소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골든위크 영향으로 일본 철 스크랩 선적이 뒤로 밀렸지만 재고가 줄지 않은 것은 유통량이 늘었다는 반증이다. 부산권 제강사의 하루 입고량은 업체별로 편차가 있지만 2만원 인상 후 약 1,000톤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시중 재고가 적어 유통량이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

3) 수입은?

수입은 변화가 크다. 4월24일 조사 당시 업체별 입항 신고 물량은 YK스틸 5,600톤, 대한제강 1만5,500톤이었다. 5월 8일에는 YK스틸 5,000톤, 대한제강 1만3,650톤이었다. 골든 위크 휴무로 일본 철 스크랩의 선적이 늦어지면서 수입량이 급감한 것.

17일에는 YK스틸이 1만4,000톤, 대한제강 7,000톤으로 늘었다. YK스틸의 경우 20일 이후 집중 배선 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철 스크랩이 긴 휴일로 선적이 지연되면서 야기됐던 수급 불안이 휴무 종료와 함께 정상화 된 것으로 보인다.

4) 국제가격은?

일본 철 스크랩 매주 약 500엔 정도씩 떨어지고 있다. 그러나 환율이 올라 가격 인하 효과가 상쇄됐다. 원화 기준 H2 수입 계약 가격은 골든 위크 연휴 직전 34만8,000원에서 지난주 35만4,000원으로 올랐다.

터키의 수입가격은 284달러를 바닥으로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종합적으로 보면 지난 3주간 환경은 국내적으로는 큰 변화가 없어 보이다. 재고도 비슷하고 하루소비량도 비슷하다. 국제시장은 환율 상승으로 원화표시 수입가격이 오르고 있고, 일본도 바닥 분위기가 물씬하다. 오히려 터키는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일본 철 스크랩 수입 선적이 원활하다는 것 외에 제강사 입장에서 나아진 것은 없어 보인다.


- 제강사 인하에 성공할 것인가?

결론적 제강사의 인하는 실현되고 적용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제강사의 재고가 적지만 대부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제강사들은 많은 재고를 두고 철 스크랩 가격을 올린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어 유통량이 마르지 않는다면 가격 경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적어 보인다.

제강사 관계자는 “가격을 떠나 유통량이 줄어들 시점이다. 가격을 인하와 유지에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인하를 통해 시장에 변동성을 주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유통업체들은 이번 가격 인하가 물량 잠김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제강 등 먼저 가격을 인하한 제강사들의 하루 입고량이 급감했지만 제강사의 인하가 마무리되면 유통량은 어느정도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인 것. 현재로선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적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닥이라는 인식도 강해 중량류 등 판매가 용이한 고급 철 스크랩은 재고 확보, 경량류 등 중저급 철 스크랩은 회전을 중심으로 운영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중 물동량은 낮은 수준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철 스크랩 가격 폭락으로 철거를 중심으로 발생량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또 2만원 인상으로 그나마 매도 가능한 재고가 지난 10일간 대부분 제강사로 흘러 들어간 상태다. 2차 재고 조정이 완료된 것.

유통업체 관계자는 “시장에 있는 재고는 악성재고로 웬만큼 오르지 않으면 안 나올 재고”라고 설명했다.

가격 인하에 유통의 저항도 크지 않다. 매도할 재고가 적어 재고 손실이 거의 없다는 판단에서다.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판단도 있다. 다만 가격 인하로 유통량이 줄어 매출이 동반해 줄어들 것이라는 부정적인 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나오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이번 인하 발표가 6월 시장 준비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