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철근 구매 명분보다 실리(?)

- 제강사에는 수의계약 · 유통에는 최저가 입찰 - 제강사, 수의계약도 ´난색´

2019-05-20     손정수 기자
건설사의 구매정책이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사들이 제강사에는 수의 계약, 유통에는 최저가 입찰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철근 가격 분쟁이 5개월째 접어들면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현장을 중심으로 구매 패턴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건설업계는 철근 가격 분쟁 해결을 위한 비대위를 구성해 일물일가 철회와 가공 턴키 발주 억제 수입 철근 활성화 등 강경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현장이 바쁜 개별 건설사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제강사의 최저가 입찰 참여 기피가 일반화 되면서 입찰 대신 수의 계약으로 방향을 선회한 건설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제강사 관계자는 “수의 계약을 요청한 건설사들이 5월들어 대폭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강사들은 수의 계약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건설사들의 수의 계약은 할인을 전제로 한 것이어서 할인 불가를 천명한 제강사의 수주가 쉽지 않은 상태다.

제강사 관계자는 “검토는 해 보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사들이 수의 계약을 요구하는 것은 제강사의 고시가격을 인정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물량이 많은 만큼 적정한 할인을 요청하고 있는 것이다. 가격 분쟁보다는 현장을 차질 없이 운영하고, 철근 가격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실리적인 방법을 찾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제강사는 할인을 시작하게 될 경우 가격 방침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또 아직 건설업계와의 철근 가격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상태여서 할인은 더더욱 고려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건설사들은 가공 턴키 발주도 늘리고 있다. 최근 유통업체들의 가공 턴키 수주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약 1만 톤 전후 공사의 경우 톤당 4만원 전후 할인된 수준에서 낙찰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유통업체들의 경우 건설사와의 관계를 생각해 건설사의 입찰 참여 요청을 거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한 가공 일감이 줄고 있다는 점도 유통에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할인해 가공을 수주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

제강사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더 이상 미루어두기 어려운 현장을 중심으로 발주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