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로사 열연 롤마진 1년새 100달러 ‘추락’

- 원료價 폭등분 제품 전가 쉽지 않아 - 고로사 치열한 생존 경쟁 불가피 전망

2019-05-20     유범종 기자
고로사들의 열연 롤마진이 1년새 100달러 가까이 추락했다. 당분간 수익성을 지키기 위한 고로사들의 치열한 생존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본지 조사에 따르면 5월 17일 기준 글로벌 철강가격의 기준점인 중국산 열연 수출 단가와 원자재인 철광석의 톤당 스프레드는 450달러 수준까지 좁혀졌다. 지난해 동기간 롤마진이 548달러였음을 감안하면 불과 1년 만에 98달러나 줄어든 수치다.

특히 연초부터 철광석 등 고로 원료는 눈에 띠는 가격 강세를 유지하는 반면 열연 판매가격 반영은 쉽지 않아 당분간 롤마진은 더욱 축소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 스틸데일리 DB

플랫츠(Platts) 자료에 따르면 5월 17일 기준 중국에 통관된 호주산(61.5% 분광) 철광석 가격은 톤당 94.95달러 수준을 보이고 있다. 연중 최고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약 25달러 폭등한 가격대다.

철광석 가격 급등의 시발점은 지난 1월 25일 발생한 브라질 발레(Vale)의 철광석 댐 붕괴다. 특히 사고를 일으킨 세계 최대 광산업체인 발레는 브라질 정부의 ‘규제 철퇴’를 맞게 되면서 향후 3년간에 걸쳐 총 13억달러를 투입해 사고가 난 광산 댐과 같은 상류형 공법으로 지어진 19개 광산 댐을 해체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로 감산되는 철광석 규모는 연간 4,000만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발레가 올해 생산 목표로 설정한 4억톤의 10%에 해당하는 막대한 양이다.

여기에 지난 3월 말에는 철광석 최대 산지인 호주에 사이클론이 덮쳤다. 서호주 필바라 연안에 상륙한 사이클론 베로니카(Veronica)의 영향으로 세계 최대 철광석 항만시설들은 잇달아 봉쇄된 상태다.

호주는 전 세계 철광석 공급의 60%를 차지하는데 그중 90%가 필바라를 거쳐 주로 중국 등에 수출된다. 특히 메이저 광산업체인 리오틴토(Rio Tinto)는 사이클론 피해로 호주 필바라 지역의 일부 철광석 공급계약의 불가항력을 선언한 상태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호주, 브라질 등 주요 철광석 산지의 공급여건 회복이 지연되면서 국제 철광석 가격 폭등이 장기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원료가격 급등에도 불구하고 제품가격은 좀처럼 뛰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톤당 620달러(SS400, CFR기준) 내외 수준의 고점을 유지했던 중국 열연 수출 단가는 현재 톤당 545달러 수준에 그치고 있다.

연초 이후 40~45달러 가량 반등에 성공했으나 아직 원료가격 급등분을 온전히 반영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가격이다. 특히 글로벌 수요 침체가 회복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당분간 제품 가격 상승동력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 대부분의 전망기관들은 올해 건설, 자동차, 가전 등 열연 주력 수요산업들의 동반 침체를 예상하고 있다. 고로사 입장에서 보면 늘어난 생산원가 부담을 수요가에게 온전히 전가시키기 어려운 형국이 되고 있다.

고로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급격히 높아진 원가를 상쇄하는 것이 최대 과제다. 그러나 대내외 여건이 워낙 좋지 않아 원가 상승분을 온전히 제품가격에 반영할 수 있을지 여부가 올해 실적의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