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중장기 신규 투자 어디로 가나?②

- 당진 1고로 개수 기술적 차원 검토 시작 - 부족한 쇳물 확보 및 고로 안정화 목적

2019-05-13     유범종 기자
현대제철이 ‘글로벌 차강판 전문제철소’라는 기치를 내걸고 힘찬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최근 베인앤컴퍼니(Bain&Company)에 의뢰한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중장기 비전 수립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추진 단계에 돌입했다. 본지에서는 수립된 다양한 비전 가운데 신규 투자를 중심으로 현대제철의 향후 행보를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목차>
① 한국은 좁다..해외 권역별 투자 추진 ‘정조준’
② 안동일 사장의 숙제..당진 고로 개수 앞당겨지나?

▲ 사진: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현대제철의 중장기 비전 가운데 해외 투자와는 별도로 국내 고로 개수 역시 뜨거운 감자다. 현대제철은 현재 고로 안정화와 부족한 쇳물을 확보하기 위해 당초 예상된 당진제철소 고로 개수 일정을 앞당기는 부분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당진 고로 개수에 대한 기술적 차원이 검토를 시작했다. 다만 아직까지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확정된 부분은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2020년 1고로를 시작으로 2~3고로 개수가 순차적으로 앞당겨질 가능성이 유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고로 개수와 함께 설비합리화를 통해 각 고로 1기당 100만톤 가량의 생산 확대도 함께 추진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스틸데일리 DB

현재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에서 총 3기의 고로를 가동 중이며, 연간 1,200만톤 규모다. 또 A열연 공급용인 100만톤 규모의 전기로 1기까지 포함하면 총 1,300만톤 수준의 판재류 쇳물 공급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이와 연계한 하공정은 열연과 후판을 기준으로 열연 950만톤, 후판 350만톤 수준이다. 하공정 가동률을 감안해도 이미 상당히 빡빡한 상하공정 수급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 자동차강판을 위한 하공정 투자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제철 내부에서는 상공정에 대한 생산 확대를 필수적인 사안으로 인식하고 있다.

아울러 현대제철 당진 1고로는 지난 2016년 통기성 악화로 노내 온도 저하 등이 발생하면서 약 45일간 출선량이 급격히 감소하는 등 고로 안정화에 문제점을 노출해왔다. 당시 1고로 고장으로 50만톤 이상의 쇳물 공급 차질이 발생한 바 있다.

현대제철 당진 1고로는 2010년 완공돼 올해로 9년차 가동을 하고 있다. 철강업계에서 보는 통상적인 고로 개수 시점보다는 빠르지만 그 동안 제기되어 왔던 문제점을 해결하고 고로 안정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개수를 앞당기는 것이 합리적인 판단으로 보여진다.

또 현대제철이 고로 개수와 함께 설비합리화를 통해 쇳물 생산을 확대한다면 상하공정 밸런스를 맞추기 위한 추가적인 열연 및 냉연 국내 설비 투자도 뒤따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현대제철 고로 개수는 올 초 현대제철 신임 사장으로 파격 발탁된 안동일 前 포스코 사장이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안동일 사장은 포스코 재직 당시에도 정비 전문가로 인정받은 인물이다.

현대제철의 고로 투자 이후 처음 시도하는 고로 개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기까지는 안동일 사장의 책임과 역할이 가장 막중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