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연도금업계, 저수익 구조 장기화 우려

2019-05-09     유재혁 기자
지난해 국내 주요 냉연도금판재류 제조업체들의 경영실적은 말 그대로 낙제점이었다. 매출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지만 영업이익은 크게 감소하거나 적자로 전환되는 등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냈다. 지난 1분기 실적 역시 3월 가격 인상을 추진했다지만 개선의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장기화되고 있는 국내 냉연도금판재류 업체들의 저수익 구조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 과연 올해는 개선 가능성은 있는지 이야기해 본다.[편집자주]

● 냉연도금판재류 제조업체 영업이익률 더 낮아져

최근 국내 냉연도금판재류 제조업체 12곳의 지난해 경영실적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매출액은 전년 수준에 비해 소폭 증가했으나 각종 이익은 모두 크게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12개 업체의 지난해 매출액은 10조6,253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4%가 증가했다. 주춤해진 내수를 만회하기 위해 적극적인 수출 확대에 나서면서 업체별로 대체로 매출액은 증가했거나 전년 대비 소폭 감소에 그친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매출액은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181억원에 머물러 전년 대비 51.8%가 감소했다.

말 그대로 지난 2017년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도 2017년 2.3%에서 지난해 1.1%로 톤당 100만원의 제품을 팔아서 1만1,000원의 영업이익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여기에 순적자 규모도 2017년에 비해 더 큰 폭으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경영실적에 대해 업계에서는 원자재 구매 단가는 상승한 반면 제품 판매 가격은 심화된 수주 경쟁으로 제대로 인상하지 못한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국내 주요 냉연도금업체인 동국제강과 동부제철, 포스코강판 등의 사업보고서에 나타난 원자재 및 제품 평균 가격 추이를 살펴보면 2018년 기준 원자재 가격 상승폭에 비해 제품 판매 가격 상승폭이 낮았던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 냉연 코일센터 등 경영실적 부진도 지속

제조업체들은 물론 유통 및 가공업체들의 저수익 기조 역시 만만치 않았다. 실제 포스코 냉연 스틸서비스센터들의 2018년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매출액은 소폭 증가에 그쳤고 각종 이익은 크게 감소하면서 수익성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 냉연 스틸서비스센터 17개 업체의 경영실적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매출액은 2017년 대비 1.8%가 증가했다.

그러나 이처럼 매출액은 소폭 증가했음에도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낮아졌다. 2017년 대비 20.1%나 급감한 것. 이에 따라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 역시 2017년 2%에서 2018년에는 1.5%로 0.5% 포인트나 낮아졌다.

그간 영업이익률은 2013년 1%에서 2014년과 2015년에 각각 1.9%와 2.1%로 개선됐으나 2016년 다시 1.7%로 낮아졌다가 2017년 2%로 개선되는 모습이 나타났으나 지난해인 2018년 1.5%로 다시 낮아지는 등 대체로 1~2%의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순익 역시 2017년 대비 37.9%나 급감하는 등 포스코 냉연 스틸서비스센터들의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제철 냉연 코일센터들의 사정은 그나마 나았다. 지난해 현대제철 냉연코일센터 11개 업체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에 비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제철 냉연코일센터 11개 업체의 2018년 경영실적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매출액은 2.7% 증가한 6조6,56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함께 영업이익 역시 1,484억원으로 전년 대비 11.8%가 급증했고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 역시 2017년 2%에서 2018년에는 2.2%로 소폭 높아졌다. 이처럼 매출과 이익은 증가한 반면 순익은 급감했다. 11개 업체의 당기순익는 지난해 460억원으로 전년 대비 18.3%가 급감했다.



동국제강 냉연 코일센터 7곳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2.1% 증가한 4,802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매출액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113억원으로 24.6%가 급감했고 순익 역시 67억원에 머물러 전년 대비 62.9%가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 역시 2017년 3.2%에서 2018년에는 2.4%로 0.8% 포인트나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동부제철 냉연대리점 역시 매출액은 줄고 영업적자와 순적자 전환 등 힘겨운 한해를 보냈다. 동부제철 냉연 대리점들이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대리점 8개사의 전체 매출액은 6,373억원으로 전년 대비 9.9%가 감소했다.

여기에 영업익 역시 적자로 전환됐고 순익 역시 순적자로 전환되는 등 수익성 역시 크게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 역시 2017년 1.7%에서 마이너스로 전환되는 등 큰폭의 수익저하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 가격 인상 적극적이지만 ……

지난 3월에도 국내 냉연도금판재류 업체들은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포스코가 열연가격 인상을 결정하기 이전부터 수익성 개선을 위해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 들은 것이다. 일단 3월 가격 인상은 4월까지 대부분 적용됐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포스코가 열연가격을 추가 인상한데다가 중국발 수입가격 상승세가 주춤해지면서 추가 인상 여부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이번에 추가 인상을 실시하지 못할 경우 수익성 개선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지만 판매 개선이 어려운 상황에서 무조건 가격 인상을 실시하기란 쉽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냉연업계 관계자들은 수요가 걸림돌이라 할지라도 추가 인상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국내 자동차 및 건설, 기계 및 가전 등 주요 수요산업의 회복 지연과 글로벌 무역제재 강화와 더불어 중국발 철강재 수출 물량 확대 가능성 등 올해도 수익성을 개선시키기 위해 가격 인상을 실시할만한 주변 여건은 없어 보인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냉연업계에서는 결국 가격 경쟁을 지양하고 제품가격 인상 노력과 고부가 제품 판매 비중 확대 등을 적극 실천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저수익 구조 탈피를 위해 수요시장 상황과는 별로도 업체별로 5월 이후 적극적인 추가 가격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얼마나 적용하느냐가 올해 수익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