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강사, 제품 인상 · 철 스크랩 폭락에 ´움찔´

- H형강 일반형강 등 철 스크랩 폭락에 추가 상승 급제동

2019-05-07     손정수 기자
제강사가 잇달아 형강 가격 인상을 발표했지만 시장은 요지 부동이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이달 H형강 최저 마감 가격을 톤당 86만원이라고 재차 못박았다. 지난 4월과 같은 가격이지만 5월에는 최저 마감가격을 적용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밝힌 것이다.

한국특수형강을 필두로 일반형강업체들도 출고가격을 톤당 80만원으로 올린다고 못 박았다. 시세대비 톤당 3만원~4만원 올린 것이다.

그러나 시세는 5월에도 변화가 없다.

H형강 유통가격은 현대제철 지정점들이 톤당 83만원으로 인상을 추진 중인 것 외에 시세 변화는 없는 상태다. 현대제철산은 톤당 81~83만원, 동국제강 제품은 톤당 80~81만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일반형강도 생산업체들의 인상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국특수형강 제품 톤당 77만원 전후, 동국제강 제품 톤당 75만원 전후, 현대제철 제품은 톤당 73만원 전후에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 유통업체들의 설명이다.

유통업체들은 수요 부진을 가격 회복이 더딘 가장 큰 이유로 꼽고 있다. 그러나 H형강의 경우 생산업체들의 판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수입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내수 수요는 지난해 수준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시세가 메이커 최저 마감 가격을 크게 밑도는 또 다른 이유는 생산업체간 가격 경쟁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간의 시장 점유율을 둘러싼 경쟁이 이어지면서 생산업체들의 실질 판매 가격이 생산업체가 고시한 최저 마감 가격을 크게 밑돌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올해 3월까지 생산업체가 밝힌 최저 마감가격을 유통 시세가 3~4만원 밑돌았지만 유통업체들의 수익은 타격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제강사들의 시장 친화적인 마감으로 유통이 수익성을 보전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5월은 제강사의 가격 인상 노력에도 불구하고 철 스크랩 가격이 폭락한 것도 부담이 되고 있다. 현대제철이 5월 최저 마감 가격을 86만원으로 결정하고 지정점들에게 알린 것은 지난 4월12일 실무자 간담회 때였다.

국내 철 스크랩 가격은 4월12일부터 폭락했고, 남부지역의 경우 톤당 5만5,000원, 수도권도 3만원 가량 하락했다. 당초 예상과 달리 철 스크랩 가격이 폭락해 H형강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제강사의 출고가격 인상 요청에 맞춰 가격을 올리고 있지만 시장이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가격 인상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은 일반형강도 마찬가지다. 일반형강 유통가격은 올해 들어 5만원 이상 올랐다. H형강이 3만원, 철근이 연초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많이 오른 것이다. 지난해 말 일반형강 가격이 지나치게 하락한 반발력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장은 올해 일반형강 가격이 크게 올라 단기 고점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고, 철 스크랩 가격 하락이 겹치면서 유통의 재고 조정이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시세도 제강사의 기대를 밑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강사의 추가 인상 카드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철 스크랩 가격 폭락이 생산업체들의 가격 인상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