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價 이례적 폭등..고로 수익 ‘적신호’

- 원료價 폭등 추세 당분간 유지 전망 - 고로사 롤 마진 악화..‘수익 압박 턱밑’

2019-05-07     유범종 기자
국제 원료가격 폭등세가 심상치 않다. 최근 고로 주요 원료인 철광석 및 강점탄 가격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최대 공급지역의 돌발적인 생산 차질이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당분간 국내 고로사들은 급격히 높아진 원가를 상쇄하는 것이 최대 과제가 될 전망이다. 본지에서는 최근 원료가격 폭등이 고로업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 원료가격 폭등세 당분간 유지되나?

현재 국제 원료가격은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또 이러한 상승 분위기는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격 상향화가 시장에 고착되고 있는 양상이다.

플랫츠(Platts) 자료에 따르면 4월 26일 중국에 통관된 호주산(62% 분광) 철광석 가격은 톤당 92.8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20달러 이상 대폭 높아진 가격대다.

▲ 자료: 플랫츠(Platts)

철광석 가격 급등의 시발점은 지난 1월 25일 발생한 브라질 발레(Vale)의 철광석 댐 붕괴다. 특히 사고를 일으킨 세계 최대 광산업체인 발레는 브라질 정부의 ‘규제 철퇴’를 맞게 되면서 향후 3년간에 걸쳐 총 13억달러를 투입해 사고가 난 광산 댐과 같은 상류형 공법으로 지어진 19개 광산 댐을 해체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로 감산되는 철광석 규모는 연간 4,000만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발레가 올해 생산 목표로 설정한 4억톤의 10%에 해당하는 막대한 양이다.

여기에 3월 24일에는 철광석 최대 산지인 호주에 사이클론이 덮쳤다. 서호주 필바라 연안에 상륙한 사이클론 베로니카(Veronica)의 영향으로 세계 최대 철광석 항만시설들은 잇달아 봉쇄된 상태다.

포트헤들랜드, 댐피어, 케이프램버트 등 철광석 선적항들은 베로니카 상륙에 앞서 3월 22일부터 운영을 전면 중단했다. 필바라 항만국은 봉쇄 중인 항만시설이 언제 재가동될 것인지 불확실하다는 입장이다.

호주는 전 세계 철광석 공급의 60%를 차지하는데 그중 90%가 필바라를 거쳐 주로 중국 등에 수출된다. 특히 메이저 광산업체인 리오틴토(Rio Tinto)는 사이클론 피해로 호주 필바라 지역의 일부 철광석 공급계약의 불가항력을 선언한 상태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만약 광산 설비가 파손돼 철광석 수출 재개가 장기화될 경우 원료시장 혼란은 더욱 확산될 수 있다. 브라질의 철광석 공급 제한과 함께 사이클론 베로니카 영향은 철광석 가격의 예상치 못한 급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 다른 주요 원료인 석탄도 강세를 유지 중이다. 플랫츠(Platts) 자료에 따르면 4월 26일 기준 국제 원료탄 수출가격은 톤당 203.8달러(FOB, 호주 Peak Downs Region 강점탄 기준)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부터 200달러 이상의 고점을 유지 중이다.

▲ 자료: 플랫츠(Platts)

특히 최근 중국 철강 제품가격 상승과 호주의 공급 차질 이슈가 불거지면서 원료탄 상승 분위기가 장기화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국제 원료탄 가격의 최대 변수인 호주의 공급 차질 우려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호주 정부 제재에 따른 석탄 운송업체 Aurizon의 물동량 감축으로 퀸즐랜드주 항구 체선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호주 정부는 퀸즐랜드주 Aurizon에 대해 독점 혐의로 매출액 상한선을 설정한 상태며, 석탄 물동량 감소 규모는 연간 최대 2,000만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호주 퀸즈랜드주 북부 폭우로 Collinsville 및 Newlands 석탄 광산 가동이 일부 중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두 광산은 2017년 약 800만톤의 석탄을 생산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호주의 기후 변수 등으로 5월까지는 원료탄 가격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 고로사 롤마진 악화..수익 압박 ‘턱밑’

원료가격 급등은 고로업계에 다양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긍정적인 측면도 간과할 수 없으나 부정적인 효과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가 압박으로 작용해 수익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 고로업체들은 원료가격 급등이 내부적으로 감내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났다고 판단해 적극적인 출고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3월에 이어 4월에도 열연과 후판 등의 공급가격 인상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고로업계 관계자는 “원료가격 상승분을 제품가격에 얼마나 반영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되고 있다. 최대한 수요가들을 설득할 계획이다. 올 상반기는 최소한의 마진을 방어하는데 주력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올라가고 있는 원료가격을 감안할 때 수익성 확보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본지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철강가격의 기준점인 중국산 열연 수출 단가와 원자재인 철광석의 톤당 스프레드는 지난해 10월 말 526.5달러까지 벌어졌다가 4월 말 457.2달러로 다시 좁혀진 것으로 파악된다. 불과 반 년 만에 70달러 가량 대폭 축소된 수치다.

▲ 스틸데일리 DB

생산업체들은 생산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출고가격을 더 올려야 하나 전반적인 수요 침체 속에서 상당한 반발에 부딪히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늘어난 생산원가 가운데 일정부분은 내부적으로 흡수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고로업체들은 당장 2분기부터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토로하고 있다. 결국 원료가격 상승이 진정되지 않는 한 국내 철강업체들은 제품과 원료가격 사이에서 피 말리는 원가조율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 맺음말

국내 고로업계 입장에서 보면 원료가격 급등은 마냥 반길 수만은 없는 일이다. 제품가격 상승이라는 긍정적인 요인보다 부정적인 요인들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수요산업이 침체된 상황에서 원료가격 급등은 국내 고로업체들을 더욱 힘들게 만드는 요소가 되고 있다.

원료가격 급등은 국내 고로업체들이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중국의 영향과 메이저 광산업체들의 정책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고로업체들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원료가격 급등에 따른 생산원가 부담을 줄이는데 주력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조업기술 개발 및 불필요한 고정비용을 최대한 축소해 원가를 낮추는 정책들이 필요할 때다. 아울러 국제 원료가격 변동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빠르고 신속한 대응전략을 마련할 수 있는 것이 경쟁력이 될 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