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판-조선 막바지 가격협상 ‘무승부’ 결론?

- 5월 중순까지 협상 마무리..가격 동결 합의 - 1분기 실적부터 순차 반영 ‘롤 마진 축소’ 불가피

2019-05-03     유범종 기자
국내 조선사와 후판 밀들의 상반기 후판 가격협상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최근 양 업계가 한발씩 양보하면서 동결 타결이 유력해진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반기 조선용 후판 공급가격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양 업계가 서로 양보해 2018년 하반기 수준의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는 방향으로 합의점을 모았다. 늦어도 5월 중순 이전까지는 타결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 사진: 포스코 후판공장에서 조선용 후판이 생산되고 있다.

그 동안 양 업계는 극심한 불황 속에서 수익성 보전을 위한 치열한 공방전을 펼쳐왔다. 지난해 11월 말부터 시작된 올 상반기 후판 가격협상은 벌써 5개월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은 큰 틀에서의 후판가격 인상에는 수긍하는 태도를 보였으나 줄기차게 인상 폭 최소화를 요구해왔다. 2016년 수주절벽 여파로 건조량 부족과 저가 수주 등으로 주자재인 후판에 대한 원가절감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조선에서 후판이 차지하는 원가비중은 총 매출의 2~9% 선으로 추정된다. 평균적으로 후판가격이 1% 인상될 경우 조선사 영업이익 1~3%가 하락할 수 있는 수준이다. 결코 만만치 않은 비중이다.

특히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후판 가격 인상이 조선업 생존을 위협하는 만큼 조선소의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인상 시기를 연기해줄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내 후판업체들도 고가 원자재 매입으로 원가부담이 높아져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최근 후판 주요 원료인 철광석 가격이 톤당 90달러 이상까지 솟구치면서 원가압박에 대한 부담은 더욱 커졌다.

치열한 대립각을 세우던 양 업계는 더 이상 협상이 지연될 경우 시장 혼란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조금씩 양보해 이견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가격협상 결과가 동결로 확정되면 국내 후판업체들의 롤 마진은 대폭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상반기 올라간 생산원가 부담을 어떻게 해소하는가가 향후 과제로 남게 됐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이번 후판가격 인상은 1분기 실적부터 순차적으로 반영된다. 후판업계 입장에서는 원가인상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