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열연시장 좌우할 변수는?

- 5월 생산자 주도 공급價 인상 지속 - 중국산 수입價 등락 및 타이트한 공급여건 변수

2019-05-03     유범종 기자
4월 국내 열연 유통가격은 강한 하방압력에 시달렸다. 고로사들의 잇단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수요 침체가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대부분 유통들의 적자 폭도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형후 시장 반전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단기적으로 영향을 줄 변수들을 짚어봤다.

- 고로사, 공급價 인상 의지 지속?

현재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열연 생산업체들은 5월 공급가격 인상을 적극 검토 중이다. 지난 3~4월에 걸쳐 톤당 총 6만원에 이어 3차 가격 인상이다. 업계 내부에서는 톤당 1~2만원 내외 수준의 인상을 유력하게 점치고 있다.

고로사들의 공급가격 인상 추진은 수익 개선이 가장 큰 목적이다. 양사 모두 올해 열연부문 사업전략의 중심에 수익성 확보를 올려놓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열연 시중가격은 약세를 지속한 반면 원료가격은 오히려 강세를 보이면서 현재 고로사들의 롤 마진은 대폭 축소된 것으로 파악된다.

열연 생산업체 관계자는 “악화된 수익을 만회하기 위해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배수의 진을 치고 당분간 가격 인상을 시장에 관철시킬 계획이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고로 주요 원료인 철광석 가격이 폭등하면서 가격 인상의 명분은 더욱 공고해졌다. 지난 1월 브라질에서 발생한 광산 댐 붕괴와 4월 호주 싸이클론 피해 영향으로 호주산 철광석 스폿가격은 4월 말 기준 톤당 92달러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연말 대비 무려 20달러 이상 상향 조정된 가격대다.

일각에서는 원료가격 폭등으로 당분간 열연 롤 마진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예측하고 있다. 고로사들은 이러한 원가부담 확대를 제품가격 인상 없이 내부적으로만 감내하기는 벅차다는 주장이다.

▲ 스틸데일리 DB

다만 아직까지 유통시장에서는 이러한 고로사들의 가격 인상분이 온전히 반영되지는 못하고 있다. 실수요업체들의 반발과 일부 매출에 쫓기는 업체들의 저가판매, 향후 가격 상승세 지속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 중국 열연 수출價 상승? 하락? ´Key´

국내 열연 유통가격 등락에 영향을 줄 또 다른 변수는 중국 밀들의 수출가격이다. 국내 열연 공급시장에서 중국산 비중은 30%에 육박하며 시중 유통가격 등락의 중요한 키를 쥐고 있다. 사실상 국내 생산업체들의 가격정책도 중국 밀들의 수출가격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현재 중국 열연 수출가격은 장기간 약세를 깨고 반등에 성공한 상태다. 금주 중국 열연 2급 밀들은 한국향 수출 오퍼가격을 톤당 550달러(SS400, CFR기준) 전후에 고정되어 있다. 4월 초 5~10달러 오른 이후 보합기조를 보이고 있으나 연초와 비교하면 50달러 가량 오른 가격대를 유지 중이다.

▲ 스틸데일리 DB

향후 중국 열연 수출가격 등락을 결정할 주요 변수로는 원료가격 등락과 중국 정부 주도의 인프라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심리가 꼽히고 있다.

대부분의 중국 밀들은 원료를 스폿가격으로 구매하기 때문에 단기적인 원료가격 등락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최근 철광석 가격 급등으로 중국 밀들도 최소한의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향후 추가적인 수출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함께 지난 3월 초 전인대를 통해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도로, 철도, 항만, 공항 등 인프라 시설 건설에 쓰이는 자금 확보를 위한 지방정부의 특수목적 채권 발행 규모를 2조1,500위안(한화 약 360조원)으로 잡았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보다 8,000억위안 이상 증가한 규모다.

또 얼어붙은 소비 심리를 개선하기 위해 자동차, 가전 등 다양한 제품에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는데 이 같은 각종 지원책까지 더하면 올해 중국 정부가 내놓은 실질적인 부양책 규모는 인프라 채권 발행과 기업 감세를 통한 4조1,500억위안(한화 약 697조원) 플러스알파(+α)가 될 전망이다.

이러한 중국 정부의 투자 확대는 철강가격 반등에 강한 동력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중국 마이스틸 자료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중국 열연 내수가격은 톤당 599달러로 이달 초와 비교할 때 16달러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현지에서는 내수가격이 수출가격의 선행지표로 작용하는 만큼 수출가격에 대한 조정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5월 시장수급 타이트해지나?

국내 시장수급 변화도 중요한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시중에서 거래되는 열연의 경우 다양한 강종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국내에 유입되는 중국산은 대부분 범용재 위주다. 국산제품의 수급 균형이 깨지면 자연스럽게 시중가격 상승 발판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는 지난 3월부터 광양 CEM라인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CEM라인에서 생산된 주력품은 2.0T 이하 박물재와 체크무늬강판 등이다. 포스코는 기존 CEM라인을 통해 생산되던 제품을 타 열연 압연라인으로 분산시키고 있으나 6월까지는 수급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도 자가 냉연소비 확대에 따른 부하가 심화되면서 당분간 외부 판매용 출하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시장 회복 여부도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열연이 자동차용, 강관용 등의 소재뿐만 아니라 건설, 가전 등 대부분의 수요산업에 폭 넓게 쓰이는 만큼 전반적인 수요산업 회복 여부에 따라 가격 상승 폭도 조절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공급이 축소되고 수요가 살아나면 시장수급은 타이트하게 전개될 수 밖에 없다. 결국 이러한 수급균형 차질은 가격 상승을 이끌어줄 원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열연업계 관계자는 “이미 열연업계는 지속된 재고평가손실로 체력이 허약해진 상태다. 가격 인상 없이는 수익성 회복도 있을 수 없다”며,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하지만 5월 적자 폭을 최소화하기 위한 업계 전반의 노력들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