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열연동향] 시중價 어디로? ´동상이몽´

- 시중價 하방압력 직면 vs 생산자 인상 고수 ‘온도차’ - 중국 열연 수출價 등락..원료가격이 변수

2019-04-27     유범종 기자
국내 열연 유통시장이 혼란스러운 국면을 맞고 있다. 최근 극심한 수요 부진에 따른 매출압박 영향으로 시중가격은 강한 하락압력에 직면한 상태다. 반면 국내 생산업체들은 여전히 가격 인상에 의지를 불태우고 있어 당분간 시중에서 체감하는 온도차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열연 생산업체들은 3월에 이어 4월에도 톤당 3만원의 공급가격 인상을 강행하고 있다. 두 달 만에 총 6만원의 가격 상향 조정이 이뤄진 셈이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은 대내외 여건 악화 속에서도 2분기 확대된 원가를 상쇄하기 위해서는 당분간 가격 하향 조정은 어렵다는 방침이다. 특히 자칫 공급가격을 내릴 경우 가격 하락 속도가 더 빨라질 것에 대한 우려도 내포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유통시장의 불만은 고조되고 있다. 금주 국내 열연 유통가격은 중국산은 톤당 66~67만원, 포스코산 GS강종은 톤당 68~69만원 내외 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졌다. 4월 대형 코일센터들을 중심으로 GS강종 호가를 톤당 70만원 선까지 끌어올렸으나 실질적인 반영은 전혀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 스틸데일리 DB

특히 최근 자동차, 건설, 가전 등 주력 수요산업 부진과 월말 매출압박까지 커지면서 시중가격에 대한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통업체들의 재고 적체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유통재고는 평소대비 약 1.5~2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유통시장은 최대한 이익을 내기 위해서는 서둘러 재고를 정리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으며, 그 동안 묶어뒀던 재고를 호가보다 싼 가격에 반출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러한 투매물량 출현은 유통가격 하락압력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열연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내 고로사들의 잇단 공급가격 인상으로 역마진이 불가피한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최소한의 수익성 확보를 위한 시중가격 인상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열연 유통가격이 속수무책 빠지고 있는 가운데 생산업체들이 출고가격에 대한 강경대응 의지를 표명한 만큼 향후 괴리를 어떻게 해소해 나갈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국제가격의 바로미터인 중국 열연 수출가격 상승세는 주춤하고 있다. 다만 최근 원료가격 강세와 중국 정부의 대규모 투자정책 기대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상승동력은 여전히 유효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금주 중국 열연 2급 밀들은 한국향 수출 오퍼가격을 톤당 550달러(SS400, CFR) 전후에 제시했다. 3주째 보합세를 보이고 있으나 연초와 비교하면 50달러 가량 오른 가격대를 유지 중이다.

▲ 스틸데일리 DB

단기적으로 중국 열연 수출가격 등락을 결정할 주요 변수로는 원료가격 등락이 꼽히고 있다. 특히 철광석 가격 폭등은 뜨거운 감자다.

플랫츠(Platts) 자료에 따르면 이달 26일 중국에 통관된 호주산(62% 분광) 철광석 가격은 톤당 94.2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24달러 가량 대폭 상향 조정된 가격이다.

이는 연초 브라질 광산 댐 붕괴에 이어 최근 호주 사이클론 피해로 인한 대규모 철광석 공급 차질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대부분의 중국 밀들은 원료를 스폿가격으로 구매하기 때문에 단기적인 원료가격 등락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최근 철광석 가격 급등으로 중국 밀들도 최소한의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향후 추가적인 수출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