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철 스크랩 폭락과 철근 고시가 함수는?

- 철근 시장 5월이 아닌 6월이 문제 - 5월 철 스크랩 시세 회복이 변수 ... 6월 철근 원가 급락 가능성에 무게

2019-04-22     손정수 기자
철근 시장에 철 스크랩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철 스크랩 가격 폭락이 철근 시장에 미칠 영향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4월 철 스크랩 폭락이 5월 철근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억측까지 나오고 있다. 철 스크랩과 철근 가격의 함수를 풀어봤다. [ 편집자 주]

제강사의 월별 고시가격은 철 스크랩과 부원료 등 원가 요인과 시황을 고려해 결정된다. 주된 변동 요인은 주원료인 철 스크랩의 변화다. 제강사의 원가 변동은 스틸데일리의 철 스크랩 가격 지수(KSSP)에 근거해 만들어 진다.

지난 16일까지 조사 결과 중량A 평균 가격은 34만3,500원으로 전월 평균 대비 1만원 정도 상승 요인이 있다.(30%는 수입 철 스크랩이 적용되지만 편의상 제외했다) 4월 첫째 주와 둘째 주 시세가 수직 상승한 결과이다. 그러나 한국철강 화재로 남부 철 스크랩 가격이 폭락장을 보이고 있다.

최근 남부 제강사의 가격 발표 패턴을 보면 1주일에 2회 약 2만원 정도 인하가 되고 있다. 4월 23일~4월30일까지 2회 인하 발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남부지역의 경우 22일까지 이미 4만5,000원 가량 하락했고, 추가로 2만원 정도 더 떨어지면 6만5,000원 정도 하락하는 것이다.

수도권의 경우 상대적으로 하락과 상승속도가 더뎌 KSSP가격 하락 속도를 늦추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4월 철 스크랩 가격은 1~2주 지수 상승 3~4주 지수 하락이 예상된다. 하락폭은 현재로선 1만원 안쪽이 될 가능성이 크다.

철 스크랩 가격 폭락을 5월 제강사의 출하가격 급락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철 스크랩 가격 폭락이 제강사 월별 고시가격에 미칠 요인은 적어 보인다. 또 현대제철은 지난 4월 고시가격을 발표하면서 철 스크랩 가격 상승분 9,000원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렇게 본다면 철 스크랩 가격 폭락이 5월 제강사 고시가격에 줄 영향은 미미해 보인다.


- 수급 요인과 5월 고시가격

또 다른 고려 요소인 수급도 5월 고시가격 하락 가능성을 지지하고 있다.

지난 주 제강사의 철근 재고는 다시 10만톤대로 떨어졌다. 한국철강의 철근 공장 가동 중단과 판매능력 감소 등을 고려하면 제강사 재고는 더 줄 가능성이 농후하다. 4월말 제강사 철근 재고는 10만톤대 중반, 5월 초에는 더욱 줄어 10만톤대 초반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타이트한 수급이 예상된다.

한국철강의 빌릿 수입 등 긴급 대응은 5월 하순 시장에 영향을 줄 전망이어서 그 전까지 철근 수급은 빠듯한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4월 철근 수입이 급증했지만 역시 견제 요인은 아니다.

철근 수입 통관 가격이 524달러로 높고 추가 도착하는 철근 수입 원가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또한 향후 수입 급감 가능성을 고려하면 수입 철근이 국내 시장을 교란시킬 요인으로 보기 어렵다.

심리적 상황도 하락 가능성을 억제하고 있다. 최근 철근 시세는 제강사의 고시가격을 밑돌고 있다. 철 스크랩 가격 폭락으로 제강사 월별 고시가격마저 하락할 경우 유통 가격은 하락폭을 키울 수도 있다.


- 문제는 4월 폭락이 아니라 5월이다.

4월 중순 이후 국내 철 스크랩 가격 폭락은 5월 철근 고시 가격에 미칠 요인이 제한적이다. 그러나 6월에는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4월 하순 가격이 5월로 이어질 경우 KSSP 가격은 약 2만5,000원 정도 하락하게 된다. 원가가 2만원 가량 하락 할 경우 철근 가격 인하 압력에 봉착할 가능성이 크다. 또 5월에도 철 스크랩 가격 회복 가능성이 적다. 오히려 하락폭 확대에 무게가 실린다.

철근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대두된다면 5월 중순 이후 철근 시장은 성수기와 빠듯한 시장 여건에도 불구하고 침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제강사의 6월 고시가격 인하를 선 반영해 시장이 형성될 가능성도 있고, 구매 대기 심리가 늘어날 여지도 있다.

4월 철 스크랩 가격 폭락과 철근 시장의 함수는 5월이 아니라 6월에 집중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결국 관건은 5월 철 스크랩 시세 회복 정도가 될 것이다. 그러나 현재로선 5월 가격 회복을 낙관하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