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열연동향] 반등 타이밍 잡나? ‘기대 반 우려 반’

- 유통 원가부담 확대..필사적 가격 인상 추진 - 국내 수요 회복 및 중국 가격 변동 불확실 변수

2019-04-20     유범종 기자
국내 열연 유통시장이 힘겨운 성수기를 나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들은 수익에 대한 압박이 커지면서 호가 인상을 적극 추진 중이다. 그러나 극심한 수요 침체가 지속되면서 실질적인 시장 반영 속도는 더딘 상황으로 파악된다.

현재 국내 열연 유통 물동량은 주력 수요산업의 일감부족 현상 가속화로 현저히 떨어진 상태다. 연초부터 자동차, 건설, 가전 등 주력 수요산업들은 열연 구매물량을 대폭 줄이고 있으며, 특히 정부 주도의 대규모 프로젝트 중심의 수주가 소강상태에 빠지면서 소재인 열연 소비량 회복은 요원한 상태다.

당초 업계에서는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면 본격적인 거래 확대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3월에 이어 4월에도 평소보다 주문량 회복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스틸데일리 DB

수요 침체가 지속되면서 유통업체들의 적극적인 호가 인상 반영도 더딘 흐름이다. 금주 중국산은 톤당 69만원, 포스코산 GS강종은 톤당 70만원 내외 수준에서 유지된 것으로 파악된다. 4월 이후 대형 코일센터들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호가 인상이 추진되고 있으나 실질적인 반영은 톤당 1만원 내외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연 유통 관계자는 “3월 단가 인상 시도가 제대로 시장에 먹히지 않았다. 수요 부진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그러나 원가부담은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4월에는 원가인상분을 제품가격에 반드시 반영해야만 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현재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열연 생산업체들은 출하가격 인상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양사는 3월 주문투입기준 유통향 열연에 대해 톤당 3만원 인상에 이어 4월에도 3만원의 단가 인상을 확정했다. 철광석 등 원료가격 급등이 고로사들의 가격 인상을 재촉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추후 1~2차례의 추가 인상도 적극 검토하고 있어 열연 유통업계는 매입가격 상승분을 내부적으로 감내하기 벅차다는 반응이다. 이에 따라 물량을 덜 팔더라도 4월 필사적인 단가 인상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국내 열연 유통가격 인상 성패의 주요 변수로 중국 밀들의 수출가격 등락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업계에 따르면 금주 중국 열연 2급 밀들은 한국향 수출 오퍼가격을 톤당 545~550달러(SS400, CFR) 전후에 제시했다. 4월 초 5~10달러 오른 이후 보합기조를 보이고 있으나 연초와 비교하면 50달러 가량 오른 가격대를 유지 중이다.

▲ 스틸데일리 DB

단기적으로 중국 열연 수출가격 등락을 결정할 주요 변수로는 원료가격 등락과 중국 정부 주도의 인프라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심리가 꼽히고 있다.

특히 철광석 가격 폭등은 뜨거운 감자다. 플랫츠(Platts) 자료에 따르면 이달 19일 중국에 통관된 호주산(62% 분광) 철광석 가격은 톤당 92.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20달러 이상 대폭 상향 조정됐다.

이는 연초 브라질 광산 댐 붕괴에 이어 최근 호주 사이클론 피해로 인한 대규모 철광석 공급 차질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대부분의 중국 밀들은 원료를 스폿가격으로 구매하기 때문에 단기적인 원료가격 등락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최근 철광석 가격 급등으로 중국 밀들도 최소한의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향후 추가적인 수출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

수요 침체 등 여전히 불안정한 변수들이 혼재되어 있지만 국내 열연업체들의 필사적인 수익 회복 노력이 남은 4월 시장에서 온전히 반영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