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열연동향] 기대감 vs 저항감 ‘팽팽’

- 유통 원가부담 확대..필사적 가격 인상 추진 - 국내 수요 회복 및 중국 가격 변동 불확실 변수

2019-04-13     유범종 기자
국내 열연 유통시장이 힘겨운 성수기를 나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들은 수익에 대한 압박이 커지면서 4월 호가 인상을 적극 추진 중이다. 그러나 극심한 수요 침체가 지속되면서 실질적인 시장 반영 속도는 더딘 상황으로 파악된다.

현재 국내 열연 유통 물동량은 주력 수요산업의 일감부족 현상 가속화로 현저히 떨어진 상태다. 연초부터 자동차, 건설, 가전 등 주력 수요산업들은 열연 구매물량을 대폭 줄이고 있으며, 특히 정부 주도의 대규모 프로젝트 중심의 수주가 소강상태에 빠지면서 소재인 열연 소비량 회복은 요원한 상태다.

당초 업계에서는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면 본격적인 거래 확대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3월에 이어 4월 진입해서도 평소보다 주문량 회복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이 침체가 지속되면서 유통업체들의 적극적인 호가 인상 반영도 더딘 흐름이다. 금주 중국산은 톤당 69만원, 포스코산 GS강종은 톤당 70만원 내외 수준을 보였다. 4월 들어 톤당 약 1만원 수준의 호가 인상만 이뤄지고 있는 상태다.

열연 유통 관계자는 “3월 단가 인상 시도가 제대로 시장에 먹히지 않았다. 수요 부진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그러나 원가부담은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4월에는 원가인상분을 제품가격에 반드시 반영해야만 하다”고 밝혔다.

▲ 스틸데일리 DB

현재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열연 생산업체들은 출하가격 인상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양사는 3월 주문투입기준 유통향 열연에 대해 톤당 3만원 인상에 이어 4월에도 3만원의 단가 인상을 확정했다. 철광석 등 원료가격 급등이 고로사들의 가격 인상을 재촉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추후 1~2차례의 추가 인상도 적극 검토하고 있어 열연 유통업계는 매입가격 상승분을 내부적으로 감내하기 벅차다는 반응이다. 이에 따라 물량을 덜 팔더라도 4월 필사적인 단가 인상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국내 열연 유통가격 인상 성패의 주요 변수로 중국 밀들의 수출가격 등락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업계에 따르면 금주 중국 열연 2급 밀들은 한국향 수출 오퍼가격을 톤당 545~550달러(SS400, CFR) 전후에 제시했다. 전주대비 5~10달러 상승한 가격이다.

지난주 중국 증치세 인하 영향으로 톤당 540달러까지 떨어졌던 중국 열연 수출가격은 이번주 재반등하며 톤당 550달러 선을 회복했다.

▲ 스틸데일리 DB

중국 현지에서는 수출가격 반등 요인으로 선행지표인 내수가격 상승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 마이스틸 자료에 따르면 이달 9일 기준 중국 열연 내수가격은 톤당 601달러로 3월 말과 비교할 때 19달러 대폭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 정부 주도의 인프라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심리가 여전한 부분은 가격 상승의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지난 3월 초 전인대를 통해 도로, 철도, 항만, 공항 등 인프라 시설 건설에 쓰이는 자금 확보를 위한 지방정부의 특수목적 채권 발행 규모를 2조1,500위안(한화 약 360조원)으로 잡았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보다 8,000억위안 이상 증가한 규모다.

또 얼어붙은 소비 심리를 개선하기 위해 자동차, 가전 등 다양한 제품에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는데 이 같은 각종 지원책까지 더하면 올해 중국 정부가 내놓은 실질적인 부양책 규모는 인프라 채권 발행과 기업 감세를 통한 4조1,500억위안(한화 약 697조원) 플러스알파(+α)가 될 전망이다.

이러한 중국 정부의 투자 확대는 향후 철강가격을 지지하는 강한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최근 철광석, 강점탄 등 원료가격이 고점을 지속하고 있어 중국 밀들도 최소한의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향후 추가적인 수출가격 인상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수요 침체 등 여전히 불안정한 변수들이 혼재되어 있지만 국내 열연업체들의 필사적인 수익 회복 노력이 4월 남은 시장에서 온전히 반영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