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강사 철근 가격 정책 ´절반의 성공´

- 철근 시장 기준 출하가격으로 정착 ... 할인 및 가격 협상 요구는 여전

2019-04-11     손정수 기자
전기로 제강사들의 철근 가격 시스템이 이해 관계자들이 충돌하는 가운데 시장의 변화를 끌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로 제강사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제강사 출하가격으로 입찰 및 계약서가 작성되는 사례가 크게 증가해 사실상 시장의 기준이 바뀐 것으로 보인다.

제강사 관계자는 “철근 거래의 기준이 과거 건자회와 협의에 따라 결정된 기준 가격에서 제강사가 정한 출하가격으로 전환됐다”고 말했다. 유통업체 관계자들도 “건설사 입찰 및 계약의 80%가 출고가격을 기준으로 결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건자회와 제강사가 협의해 결정하는 기 계약 약정 가격을 기준으로 결정하자는 의견도 일부 남아 있지만 지난 4개월간 이어진 제강사의 강력한 일물 일가 정책이 시장에 정착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은 먼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유통업체들의 가공 철근 수주가격은 제강사 출하가격대비 톤당 2~3만원 낮은 수준에 결정되고 있고, 할인 폭도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는 것이 유통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건설사들이 가공물량에 대한 할인을 요구하고 있고, 입찰에 참여하는 유통업체들이 수주를 위해 경쟁적인 가격을 써 내고 있는 탓이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제강사와 건설사간의 철근 가격 분쟁이 조만간 마무리 될 것으로 안다. 철근 시장이 특성상 물량 할인이 부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설령 적자가 나더라도 가공은 납품이 분산되기 때문에 손실도 분산돼 큰 문제가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사의 반발도 제강사로선 부담이다. 건자회와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일물일가 정책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초대형 건설사는 철근 소비량이 많아 물량할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제강사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철근 가격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형 건설사와 건자회는 가격 협상을 통해 철근 납품가격이 결정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고,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대형 철근 유통업체들도 제강사 가격 정책에 대한 불만이 가득하다. 물량 할인이 사라진 탓이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모든 철강재에 물량할인이 있다. 철근만 없다는 것이 말이 되나? 건설사 판매가 많은 대형 유통의 경우 물량할인 부재로 손실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철근 시장의 가격 기준은 제강사가 의도한 것 처럼 출하가격 기준으로 전환 정착되고 있다. 그러나 시장 한복판에선 여전히 할인 판매가 이어지고 있고, 물량할인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4개월간의 제강사의 강공은 절반 가량 성공한 모습이다.

제강사 관계자는 “아직 철근 가격을 두고 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할인 요구도 많다. 그러나 지금은 물량 할인 등을 말할 단계가 아니다. 새로운 가격 시스템 정착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유통과 건설사 모두 가격 결정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일부 건설사는 새로운 가격 시스템이 합리적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제강사들은 현 가격 정책을 완화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다시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