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價 또 한번 폭등..고로사 ‘울상’

- 당분간 철광석 가격 상승세 유지 전망 - 원가인상분 제품 반영 어려워..마진 축소 우려

2019-04-08     유범종 기자
▲ 사진: 지난 3월 말 서호주 필바라 연안에 상륙한 사이클론 베로니카(Veronica)의 영향으로 세계 최대 철광석 항만시설들은 잇달아 봉쇄된 상태다.

국제 철광석 가격 폭등세가 심상치 않다. 연초 브라질 광산 댐 붕괴에 이어 최근 호주 사이클론 피해로 인한 대규모 철광석 공급 차질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고로사들은 당분간 급격히 높아진 원가를 상쇄하는 것이 최대 과제가 될 전망이다.

플랫츠(Platts) 자료에 따르면 이달 5일 중국에 통관된 호주산(62% 분광) 철광석 가격은 톤당 92.9달러를 기록했다. 불과 한 주 동안 9.3달러 폭등한 가격대로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20달러 이상 상향 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 자료: 플랫츠(Platts)

철광석 가격 급등의 시발점은 지난 1월 25일 발생한 브라질 발레(Vale)의 철광석 댐 붕괴다. 특히 사고를 일으킨 세계 최대 광산업체인 발레는 브라질 정부의 ‘규제 철퇴’를 맞게 되면서 향후 3년간에 걸쳐 총 13억달러를 투입해 사고가 난 광산 댐과 같은 상류형 공법으로 지어진 19개 광산 댐을 해체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로 감산되는 철광석 규모는 연간 4,000만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발레가 올해 생산 목표로 설정한 4억톤의 10%에 해당하는 막대한 양이다.

여기에 지난달 24일에는 철광석 최대 산지인 호주에 사이클론이 덮쳤다. 서호주 필바라 연안에 상륙한 사이클론 베로니카(Veronica)의 영향으로 세계 최대 철광석 항만시설들은 잇달아 봉쇄된 상태다.

포트헤들랜드, 댐피어, 케이프램버트 등 철광석 선적항들은 베로니카 상륙에 앞서 지난 22일부터 운영을 전면 중단했다. 필바라 항만국은 봉쇄 중인 항만시설이 언제 재가동될 것인지 불확실하다는 입장이다.

호주는 전 세계 철광석 공급의 60%를 차지하는데 그중 90%가 필바라를 거쳐 주로 중국 등에 수출된다. 특히 메이저 광산업체인 리오틴토(Rio Tinto)는 사이클론 피해로 호주 필바라 지역의 일부 철광석 공급계약의 불가항력을 선언한 상태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만약 광산 설비가 파손돼 철광석 수출 재개가 장기화될 경우 원료시장 혼란은 더욱 확산될 수 있다. 브라질의 철광석 공급 제한과 함께 사이클론 베로니카 영향은 철광석 가격의 예상치 못한 급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제품시장 직격탄 “원가부담 해소 관건”

원료가격 급등은 고로업계에 다양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긍정적인 측면도 간과할 수 없으나 부정적인 효과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생산원가 압박으로 작용해 수익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 고로업체들은 원료가격 급등이 내부적으로 감내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났다고 판단해 적극적인 출고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3월에 이어 4월에도 열연과 후판 등의 공급가격 인상을 강행하고 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올라가고 있는 원료가격을 감안할 때 수익성 확보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고로사들의 철강재 가격 인상은 전반적인 수요 침체 속에서 상당한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따라서 늘어난 생산원가 가운데 일정부분은 내부적으로 흡수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고로업체들은 이 추세라면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토로하고 있다. 결국 원료가격 상승이 진정되지 않는 한 국내 철강업체들은 제품과 원료가격 사이에서 피 말리는 원가조율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고로업계 관계자는 “원료가격 상승분을 제품가격에 얼마나 반영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되고 있다. 최대한 수요가들을 설득할 계획이다. 올 상반기는 최소한의 마진을 방어하는데 주력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