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2만원 인상 후 시장 향방은?

- 한국 남부, 전세계 최고가격 ... 국제가격 하락에 국내 추가 상승 부담 커 - 유통업계, 자금 부족과 국제가격 하락에 유통량 증가 기대

2019-04-05     손정수 기자
올 것이 왔다. 남부 주요 제강사가 5일 가격 인상을 잇달아 발표했다. 국제가격이 하락하고 있지만 남부지역 제강사들이 재고 부족을 견디지 못하고 가격을 올린 것이다. 남부지역 제강사의 구매가격이 다시 한번 전세계 최고 가격으로 치솟았다. 이번 인상과 함께 단기 고점에 진입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장의 목소리를 정리했다.[편잡자 주]

- 한국 남부 다시 전세계 최고가격

남부지역 제강사들이 가격 인상을 발표한 5일 현대제철이 대형모선 계약 소식을 공개했다. 333달러(HMS No.1 CFR)이다. 직전 계약가격대비 17달러 하락했다. 원화 도착 기준 37만8,000원이다. 남부지역 제강사의 중량A 구매가격보다 3만원 가량 낮은 가격에 계약이 된 것이다.

제강사 관계자와 트레이더는 추가 하락에 무게를 실었다. 업계 관계자는 “터키의 리라화 약세와 라마단 등으로 하락 요인이 많다. 동 아시아도 미국의 컨테이너 철 스크랩이 하락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수시장에서도 발생 성수기 진입과 함께 약세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미 동부 해안지역의 경우 톤당 20달러 정도 하락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산 가격은 이번 인상으로 일본 철 스크랩을 넘어섰다.

동경제철 우츠노미야공장은 최근 2주간 구매가격을 대폭 낮췄다. 2주에 걸쳐 2만5,000엔 내렸다. 그러나 아직 바닥을 단정하기 어려운 상태다. 우츠노미야공장의 H2 구매가격은 3만2,500엔으로 원화 기준 34만1,000원 수준이다. 남부제강사의 인상 후 경량A 구매가격 36만원보다 1만9,000원 낮다. 지난해 평균 가격차이는 남부가 4,000원 높았다. 지난해 평균과 비교하면 현재의 남부 제강사 구매가격이 1만5,000원 높다. 수입과도 역전됐다. 지난해 평균 가격차이는 수입이 2만1,000원 높았지만 이번 인상으로 1만1,000원으로 폭이 줄었다. 1만원 가량 고 평가 된 것이다.


- 남부 제강사 유통량 늘까?

국제가격이나 수입가격과 비교 할 때 한국 남부 시장은 전세계 최고가격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한번 올렸지만 단기 고점에 진입했다는 말이 벌써 나오기 시작했다.

전세계 가격 하락과 달리 남부 시장 가격이 오른 것은 수급 때문에다. 부산 창원권 제강사의 재고는 주초 3만톤 내외였다. 그러나 가격 상승 기대감으로 물량 잠김 현상이 심화되면서 제강사 하루 납품량은 2,000톤 내외로 줄었다. 제강사별로 하루 1,000톤~2,000톤씩 재고가 줄어든 것.

일본에서 긴급 수혈을 하는 등 수입 계약을 상당히 해 둔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 유통량 감소에 따른 재고 불안을 이겨낼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제강사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가격 인상 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 단기 고점 전망 많아...국제 시세에 눈 돌릴 때

문제는 이번 가격 인상으로 물량이 나올 것이냐 하는 것이다.

유통업체들은 물동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초에는 총 2회 3만원 정도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국제가격이 하락 중이고 국내 가격이 이번 인상으로 전세계 최고가격에 진입한 것이 부담이 되고 있다. 또 유통업체들의 자금이 원활치 않다는 점도 주목된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인상 후 판매하겠다는 대기 물량이 상당히 있는 것으로 안다. 4월들어 인상 문의가 문의가 많았다"고 말했다.

한 제강사의 경우 최근 톤당 1만원 정도 특별구매를 진행해 왔다. 납품량은 다른 제강사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이번 주 1만원의 특별구매에도 어느 정도 안정된 납품이 있었다. 2만원 특별구매면 물량이 흐를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1만원 인상은 너무 적어 추가 상승 여지를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2만원은 시장기대보다 5,000원 정도 많은 것 같다. 물량이 흐를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동국제강의 13일 인하 계획 발표에 대해 납품업체들의 반응이 예전과 다르다. 제강사의 인하 예정 문자에 대해 시장의 불안감을 조성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치부하는 유통업체들이 많았다. 그러나 동국제강의 13일 인하 발표는 실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았다.

납품업체 관계자는 “가격이 기대 이상이다. 13일은 아니더라도 15일 주간 인하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관건은 시중 재고다. 유통업체들은 3월 중하순 한차례 재고 조정을 한 상태다. 월말 유통량 감소 등을 고려 할 때 일부 시장에 비축 물량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발생량이 낮은 상태여서 물량이 폭주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유통업계의 판단이다. 그러나 국제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 조정이 될 경우 상당기간 물량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단기 고점으로 보인다. 물량이 회전 될 것 같다. 그러나 시중 재고 정도와 국제가격의 하락이 지속성을 결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제강사 관계자는 “가격 인상은 제강사의 구매정책 실패 탓에 국내 가격이 상승하는 것이다. 국제가격이 하락하고 있어 가격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