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열연동향] “호가만 오르고 거래 폭삭”

- 유통 원가부담 확대..필사적 가격 인상 추진 - 국내 수요 회복 및 중국 가격 변동 불확실 변수

2019-03-23     유범종 기자
국내 열연 유통시장이 힘겨운 성수기를 나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들은 수익에 대한 압박이 커지면서 3월 호가 인상을 적극 추진 중이다. 그러나 극심한 수요 침체가 지속되면서 실질적인 시장 반영 속도는 더딘 상황으로 파악된다.

현재 국내 열연 유통 물동량은 주력 수요산업의 일감부족 현상 가속화로 현저히 떨어진 상태다. 연초부터 자동차, 건설, 가전 등 주력 수요산업들은 열연 구매물량을 대폭 줄이고 있으며, 특히 정부 주도의 대규모 프로젝트 중심의 수주가 소강상태에 빠지면서 소재인 열연 소비량 회복은 요원한 상태다.

당초 업계에서는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면 본격적인 거래 확대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3월 진입해서도 평소보다 주문량 회복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이 침체가 지속되면서 유통업체들의 적극적인 호가 인상 반영도 더딘 흐름이다. 금주 중국산은 톤당 68만원, 포스코산 GS강종은 톤당 69만원 내외 수준에서 유지된 것으로 파악된다. 3월 이후 대형 코일센터들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호가 인상이 추진되고 있으나 실질적인 반영은 온전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스틸데일리 DB

다만 그 동안 난립했던 저가 물량들이 자취를 감추며 향후 가격 반등의 기대심리는 점차 살아나고 있는 분위기다.

국내 열연 코일센터들은 최근 매입원가가 크게 오른 반면 시중가격 반영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큰 폭의 적자판매를 감수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물량을 덜 팔더라도 적극적인 가격 인상을 강행할 방침인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열연 생산업체들은 공급가격 인상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양사는 3월 주문투입기준 유통향 열연 톤당 3만원 인상에 이어 4월에도 비슷한 수준의 추가 인상을 적극 검토 중이다.

국제가격의 바로미터인 중국 수출가격도 강한 상승동력을 유지 중이다. 금주 중국 열연 2급 밀들의 한국향 수출 오퍼가격은 톤당 550~555달러(SS400, CFR기준) 전후를 기록했다. 연초대비 50~55달러 상향 조정된 가격대다.

▲ 스틸데일리 DB

중국 열연 수출가격 강세를 견인하는 최대 요인은 인프라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다. 지난 3월 초 전인대를 통해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도로, 철도, 항만, 공항 등 인프라 시설 건설에 쓰이는 자금 확보를 위한 지방정부의 특수목적 채권 발행 규모를 2조1,500위안(한화 약 360조원)으로 잡았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보다 8,000억위안 이상 증가한 규모다.

또 얼어붙은 소비 심리를 개선하기 위해 자동차, 가전 등 다양한 제품에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는데 이 같은 각종 지원책까지 더하면 올해 중국 정부가 내놓은 실질적인 부양책 규모는 인프라 채권 발행과 기업 감세를 통한 4조1,500억위안(한화 약 697조원) 플러스알파(+α)가 될 전망이다.

이러한 중국 정부 주도의 투자 확대는 철강시장에도 강한 기대감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수요 침체 등 여전히 불안정한 변수들이 혼재되어 있지만 국내 열연업체들의 필사적인 수익 회복 노력이 3월 남은 시장에서 온전히 반영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