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극봉 시장, 어디서 어디로 가는가?

- 공급과잉 속 하락 안정 예상 ... "전극봉 대란 없다"

2019-03-11     신용규 판코리아메탈 대표
▲ 신용규 판코리아메탈 대표
중국의 전극봉 수급 상황을 분석하는 것은 중국 내 전기로의 실질적인 가동율과 함께 향후 스크랩 수출 시기에 대한 전망도 가능하게 한다.

전극봉은 제강사의 생산원가에서 0.3% 미만의 극히 미미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가격 상승으로 원가의 3%까지 비중이 치솟는 상황이 발생했다. 전극봉 가격의 폭등으로 2017년 후반부터 1년 동안 중국의 전극봉 생산업체들은 역사 이래 최대 호황을 누렸다. 중국정부가 환경오염 감소를 위해 전극봉 공급을 규제한 것을 가장 큰 이유로 꼽을 수 있지만 동시에 전기로를 통한 조강 생산 증가도 한몫을 거들었다고 볼 수 있다.

중국 고로의 노후 생산설비 폐쇄는 2017년도에 약 1억 1,000만 톤에 이르던 수출 규모가 2018년엔 30% 이상 줄어드는 결과를 만들었고 신규 전기로의 증설로 이어졌다. 다른 국가들의 전기로 생산 규모를 키우게 한 결과도 초래했다.

그러나 끝없이 치솟던 전극봉 가격은 2018년 3월 이후 하강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고, 11월 이후 4개월간은 50%까지 가격이 떨어졌다. 이 현상은 일시적인 것인지 혹은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인지에 대한 분석과 전망이 필요하다.


1. 한국의 전극봉 및 침상 코크스 수급
한국의 제강업에서 전극봉은 연간 4만 톤 가량 소모된다. 그러나 한국에는 전극봉 생산업체가 없다. 따라서 전량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고품질이 요구되는 전기로에서(EAF) 사용되는 UHP (Ultra High Power) 600MM 이상의 대형 사이즈는 주로 월 2,000 톤 가량의 일본산 전극봉을 사용한다. 정련로에서는 중국산 HP(High Power) 위주로 월 1,000 톤 규모의 수입이 이뤄진다.

할당 관세 적용으로 2019년은 한시적으로 관세가 면제돼 제강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극봉 수입평균 단가는 2018년 1월 톤당 5,466 달러에서 11월에는 톤당 1,만 2,107 달러로 두 배 이상 올랐다. 2017년의 평균 단가인 톤당 3,239 달러보다 세 배 이상의 가격이다. 철강 완제품 수입 관세는 2015년부터 관세가 면제되는 반면 부원자재의 수입 관세는 2 ~ 6.5%였다.

전극봉의 소재인 침상 코크스는 포스코켐텍 계열사인 피엠씨테크에서 연간 6만 톤을 생산하고 있고, 중국 위주로 수출하고 있다.



2. 중국의 전극봉 시장은 ?

중국의 전기로 및 정련로들은 대부분 50톤 규모의 소형이며, 이에 따라 근본적으로 HP및 500mm 이하의 UHP 제조사들이 대세를 이룬다. 전극봉을 제조하는 업체는 200여 곳 정도다. 특히 한단 지역은 가공 및 무역을 특화한 업체 숫자만 160여 개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다수 업체들은 영세한 규모로 2급재의 소재로 완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2018년부터 중국의 전극봉 공급이 점점 늘기 시작했다. 2017년의 절대적인 공급부족과 수요 증대에 기인한 바다.2019년부터 2020년에는 신규 설비 투자로 인하여 공급이 급격히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2018년에는 전년 대비 18.5% 증가한 70만 톤이 생산됐다. 2017년에도 전년보다 15.7% 생산량이 증가했다. 이같은 증가는, 철강 부문에서의 수요 증가가 가장 큰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의 철강사업은 노후화된 고로가 약 170개의 새로운 전기로로 대체되는 과정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전기로가 전체 조강 생산에 차지하는 바가 상승하고 있다. 2016년에는 7.3% 였던 전기로 비중이 2018년에는 12%로 증가했다. 2018년의 전체 조강 9억 3,000만 톤 중 전기로의 조강이 1억 1,000만 톤 전후인 셈이다.

2018년 전극봉의 중국내 내수 공급은 전기로 조강 1억 1,000만 톤에 사용된 51만 톤 정도다. 전기로의 전극봉 사용비율은 0.46% 가량이다. 이는 통상적인 전기로 조강의 전극봉 사용 비율인 0.2 ~ 0.25%에 비교해 매우 높은 편으로 초기 전기로 가동을 위해 재고로 축적한 양이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향우 전극봉 소비 전망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골드만삭스의 전망에 따르면, 2025년에는 중국 전기로의 전체 조강 생산비중은 19%에 이른다. 이는 전극봉 메이커들로 하여금 생산량의 증대는 물론 신규 공장들을 건설하는 동기를 부여한다.

전극봉을 생산하는 꽤 많은 신규 공장들이 2019 ~ 2020년에 착공될 예정이다. 가장 큰 신규 공장은 Baofang Carbon Material Technology로, Baosteel Group 과 Fangda Carbon의 합작 투자다. 란저우에서 2020년에 가동될 예정이며, UHP 중심으로 연간 10만 톤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중국에서 가장 많은 전극봉을 생산할 허브기지로는 내몽고 지역을 들 수 있다. 호의적인 투자 정책과 낮은 전기세로 2019년 중에만 약 30만 톤 규모의 생산이 점차적으로 이뤄지고, 2020년에는 10만 톤이 추가로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2018년에 내몽고 외 타 지역에서 약 22만 톤의 생산 계획이 있었지만 2019년으로 연기됐고 이 중 하나인 Baoshan Changdu 는 (4만 톤 규모) 2월에 운남성에서 생산 개시된 것으로 보인다.

2018년년 중국 전극봉 제조사들의 가동율은 60% 미만이었다. 결국 기존 업체들의 공급 확대 와 신규 업체들의 생산 개시가 시장 가격의 하락을 불러일으키고 공급업체의 이익은 향후 2년 후부터는 본격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전극봉 가격은 당분간 하락이 지속될 것이고, 2020년 무렵에는 전극봉의 공급과잉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실제로 2019년 2월에만 중국의 전극봉 가격은 약 17 ~ 20%가량 떨어졌는데, 이는 설날 휴가 때문에 수요가 극도로 침체된 것이 주 원인이었다. 전기로의 가동율은 10% 미만에 불과했고, 전극봉 재고는 전달에 대비해 27% 정도 증가했다. 이에 맞춰 생산 역시 4.4% 줄어든 6만 5,300톤 에 그쳤지만 이것만으로도 2018년에 대비해 무려 44%나 늘어난 수치다.

전극봉 업체들의 어려움을 증명하듯 중국 전극봉 회사들의 통폐합 움직임이 이미 등장했다. 생존을 위해 업체들의 대형화가 이뤄지고 있다. 동시에 5만 톤 이상을 생산하는 대형화된 업체들은 품질이 까다로운 UHP 700MM 이상의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소재인 Petro Coke 기반의 침상 코크스 확보는 물론 품질 향상을 위한 기술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주요 전극봉 수출국의 상황

일본의 Tokai Carbon은 2019년 상반기 전극봉 가격을 160만 엔으로 발표했다. 2018년 하반기 가격인 120만 엔보다 40만 엔 인상한 금액이다. Tokai Carbon은 향후 침상 코크스에 기반을 두고, 가격 산정을 하겠다는 구상으로 새로운 가격 방식을 구상하는 중에 있다. 이는 향후 4, 5년 정도 침상 코크스의 가격이 인상될 것에 기반한다. 수요처는 중국산 전극봉 제조사들의 증산으로 전극봉 가격 인상에는 회의적이나 중국산 전극봉이 품질의 문제로 일본산이 지속적으로 가격에 대한 우위는 물론, 대형 전기로에서 사용하는 사이즈들은 중국산으로 대체하지 못할 것이라는 데는 의견을 모으고 있다.

2019년 상반기 침상코크스의 가격은 톤당 4,300 ~ 4,500 달러로, 2018년 하반기 대비 700 ~ 1000 달러 가량 상승했다. 일본은 연간 10만 톤 정도 전극봉을 수출하고 있으며, 한국이 1위
수출국가로 연간 2만 4,000 톤을 수출한다. 미국에는 1만 2,000 톤 정도를 수출하고 있다.

중국의 2018년 수출 28만 7,000 톤중 최대 시장은 이란이었다. 1월부터 10월까지 약 6만 톤을 수출했지만 8월 이후 미국의 봉쇄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뒤를 이어 러시아에 2만 3,000 톤, 캐나다, 터키에 각각 1만 8,000 톤을 수출한다.

EU는 연간 10만 톤 정도를 수출하고 있고, 인도는 연간 8만톤, 러시아는 5만 톤, 미국은 2만 3,000 톤 정도를 수출하는 것으로 보인다. 인도의 경우, 이란에 수출한 전극봉이 1만 톤 전후 일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 전망

향후 전극봉 시장의 전망은 전적으로 중국 전기로들의 조강 생산 비중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2020년 전기로 조강의 비중이 20%로 상승하는 것이 현실화되면 2020년 전기로의 생산량은 1억 2,000만 톤이 된다. 그에 따라 전극봉 수요는 약 24만 톤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2020년까지 전극봉 생산규모가 212만 톤까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대부분의 제조사들에서 여전히 신규 설비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이는 전극봉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확신에 기반한다.

예측치가 어떻게 되든 실질적으로 중국의 전기로는 대부분 특수강, 스테인레스강 생산 위주고, 탄소강의 경우 가동율이 불과 30% 정도에 불과하다. 이는 고로와의 가격 경쟁력을 이겨내지 못하여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가격 하락이 지속될 가능성이 당분간 높은 것은 사실이나 일단은 저점에 도착한 것으로 보인다. 소재인 침상 코크스 가격이 현재 2만 8,000 ~ 3만 4,000 위안화에서 떨어질 조짐이 없기 때문이다.

해외 수입 및 국내 생산에서 조달되는 침상 코크스 공급은 87만 톤 수준이며, 수요는 94만 톤으로 초과 수요인 상황이다. 특히 최근에 신규로 만들어지는 침상 코크스 플랜트는 피치 코크 (Pitch Coke) 기반의 침상 코크스이며, 고품질의 CoalTar Pitch 기반의 침상 코크스는 여전히 수입을 해야 하는 입장이다.

최근 4개월의 가격 급락은 중국내 철강 가격의 급락 그리고 동절기의 철강재 수요 감소와 깊은 관계가 잇는 것으로 보이며, 하북성 당산 및 강소성 수저우 지역 내의 환경 규제, 전기로 생산 독려, 전극봉 신규 플랜트의 느린 진입, 3월 초부터 진행되는 봄철 스모그 방지 고로의 생산 규제 및 전기로의 가동 활발 조짐, 전극봉의 재고 감소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지목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침상 코크스의 원가 상승, 그리고 경쟁국인 일본 및 미국 등의 UHP 가격 상승이 가격 하락을 저지할 것으로 본다.

전극봉은 대체재가 없고, 제품을 잘못 선택할 시 전기로 생산이 중단되는 치명적인 자재이다. 따라서 구매가 점점 보수적으로 진행 되는 것은 당연하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중국에서 공급 과잉 현상이 나타나면서 가격 경쟁력도 높아지고, 품질 인식도가 높아지는 호기를 놓쳐서는 안된다.

기존의 FANGDA, KAIFENG, JILIN, NANTONG 외에도 XINXING CARBON, YULINDE CARBON 등 연간 5만톤 생산 규모의 업체 등의 품질도 상당 개선되었다. 업체 선별을 엄격히 한 후, 사용 후 결제 비중을 높인다면 리스크 관리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