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철근동향] 철근 업계는 한발 먼저 ‘봄’

- 제강사 가격 방침이 유통 가격 인상 추동 - 국산 가격 상승으로 수입 철근 시장은 ‘봄’

2019-02-16     성지훈 기자
제강사들의 새로운 가격 방침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 국내 철근 유통 가격은 톤당 69만 원 ~ 69만 5,000 원에 자리를 잡은 듯 보인다. 제강사들이 제시한 2월 판매가와 같거다 조금 높다. 제강사들과 유통업체들은 2월 하순을 지나면서 가격은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69만 5,000 원을 ‘확정된 가격대’라고 보기에는 철근 가격의 스펙트럼이 너무 넓다. 철근 가격은 현재 톤당 69만 원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지만 낮게는 톤당 68만 원에서 높게는 69만 5,000 원까지도 호가가 나오고 있다.

제강사의 가격 방침으로 유통 시장 가격이 제강사 가격을 추격하며 철근 가격이 올랐지만 매출 공백이 발생하고 자금의 유동성에 문제를 겪는 업체들은 저가 판매를 시도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격의 스펙트럼이 1만 5,000 원까지 벌어져 있어 사실상 시장에 2개의 가격이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철근 가격의 상승 압박이 우세해 이같은 혼란은 시간이 지나며 자연히 수습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 수습 과정에서 손해를 보는 업체들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제강사의 가격 정책을 비롯해, 재고 상황과 날씨까지 현재 철근 시장엔 긍정적 변수들이 도드라진다. 제강사 보유재고는 14일 현재 19만 톤 (대한제강 제외 6개 제강사) 남짓이다. 매년 재고가 폭증했던 동절기에 비교하지 않아도 재고는 타이트한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재고가 적고 판매가 호전을 띄는 것은 눈이 적고 따듯했던 겨울 날씨의 영향이다. 제강사들은 14일까지 2월 판매 목표의 40% 가량을 달성했다. 부족했던 2월 초의 영업일수를 감안하면 목표 달성도 무난할 것이란 전망이다.

건설사들도 제강사의 변경된 가격 방침에 적응해가는 모양새다. 건설사들은 최근 철근 발주에서 가격을 ‘현대제철 판매가 -@’의 형태로 표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강사와 건설사가 합의한 기준가가 폐지되면서 현대제철의 판매가가 ‘기준’의 역할을 수행하는 셈이다.

현대제철이 기준가 협상 이탈과 자체 판매가 제시를 주도하고 다른 제강사들도 이 가격에 대체로 동조하면서 현대제철이 제시한 판매가격이 시장의 가늠쇠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장 먼저 봄을 맞이한 건 수입 업체들이다. 국내산 철근의 유통가격이 높은 곳에서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어 국산 철근과 적정한 가격차를 유지한다면 수입 철근의 가격 상승이 꾸준할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산 철근은 2월 둘째주 톤당 63만 원까지 치솟았다. 국산 철근과의 가격 격차는 5만 원 남짓으로 줄어들었다. 다음 주 사강의 신규오퍼가 예상대로 540 달러 안팎으로 나오면 신규 계약도 적지 않게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