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아닌 철강 원료價 초강세..고로사 ‘울상’

- 당분간 원료가격 상승세 유지 전망 - 원가인상분 제품 반영 어려워..마진 축소 우려

2019-02-08     유범종 기자
연초부터 국제 원료가격 급등세가 심상치 않다. 최대 공급지역인 호주의 돌발적인 생산 차질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고로사들은 당분간 급격히 높아진 원가를 상쇄하는 것이 최대 과제가 될 전망이다.

중국 CU스틸 자료에 따르면 이달 3일 중국에 통관된 호주산(61.5% 분광) 철광석 가격은 톤당 86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15.8달러 대폭 오른 가격대다. 특히 지난 한 주 동안만 10달러 이상의 가격 상승이 이뤄졌다.

▲ 자료: CU스틸

철광석 가격 급등은 지난 1월 25일 발생한 브라질 발레(Vale)의 철광석 댐 붕괴가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번 사고를 일으킨 세계 최대 광산업체인 발레가 브라질 정부의 ‘규제 철퇴’를 맞게 되면서 당분간 철광석 가격 강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클 전망이다.

발레는 향후 3년간에 걸쳐 총 13억달러를 투입해 이번에 사고가 난 광산 댐과 같은 상류형 공법으로 지어진 19개 광산 댐을 해체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로 감산되는 철광석 규모는 연간 4,000만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발레가 올해 생산 목표로 설정한 4억톤의 10%에 해당하는 막대한 양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전세계 철광석 생산의 20%를 차지하는 발레의 대규모 공급 차질은 국제 철광석 가격에도 지대한 영향을 줄 것이다. 브라질산을 호주산으로 대체해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당분간 철광석 가격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또 다른 고로 주원료인 삭탄도 강세를 유지 중이다. 플랫츠(Platts) 자료에 따르면 이달 1일 기준 국제 원료탄 수출가격은 전주대비 5달러 오른 톤당 201달러(FOB, 호주 Peak Downs Region 강점탄 기준)를 기록했다.

▲ 자료: 플랫츠(Platts)

특히 최근 호주 퀸즈랜드주 북부 폭우로 Collinsville 및 Newlands 석탄 광산 가동이 일부 중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두 광산은 2017년 약 800만톤의 석탄을 생산한 바 있다. 철광석에 이어 석탄까지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서 고로사들의 걱정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 제품시장 직격탄 “득보다 실 크다”

원료가격 급등은 고로업계에 다양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긍정적인 측면도 간과할 수 없으나 부정적인 효과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가 압박으로 작용해 수익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 고로업체들은 원료가격 급등이 내부적으로 감내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났다고 판단해 적극적인 출고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2월 열연과 후판 등의 공급가격 인상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올라가고 있는 원료가격을 감안할 때 수익성 확보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고로사들의 철강재 가격 인상은 전반적인 수요 침체 속에서 상당한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따라서 늘어난 생산원가 가운데 일정부분은 내부적으로 흡수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고로업체들은 당장 1분기부터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토로하고 있다. 결국 원료가격 상승이 진정되지 않는 한 국내 철강업체들은 제품과 원료가격 사이에서 피 말리는 원가조율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고로업계 관계자는 “원료가격 상승분을 제품가격에 얼마나 반영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되고 있다. 최대한 수요가들을 설득할 계획이다. 올 상반기는 최소한의 마진을 방어하는데 주력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