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연 유통 "적자 허덕"..호가 인상 추진

- 열연 호가 톤당 1만원 내외 인상 추진 - 적자 위기감 확산 "물량 덜 팔아도 인상 절실"

2019-02-08     유범종 기자
국내 열연 코일센터들이 호가 인상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수익에 대한 압박이 커지면서 배수의 진을 친 것으로 판단된다. 극심한 수요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인상분이 시장에 온전히 연착륙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형 열연 코일업체들은 설 연휴 직후 톤당 1만원 내외의 호가 인상에 나선 상태다. 국산 GS강종은 톤당 67~68만원, 중국산은 톤당 66~67만원 선까지 판매가격을 올린 것으로 파악된다.

열연 유통 관계자는 “재고원가는 크게 오른 가운데 시중가격은 바닥에서 헤매고 있어 도저히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 물량을 덜 팔더라도 가격 인상이 절실한 상황이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 스틸데일리 DB

열연 유통들의 호가 인상은 원가압박 확대가 가장 큰 요인이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급가격 동결을 고수하고 있다. 오히려 2월에는 공급가격 인상까지 검토 중이다. 반면 시중 유통가격은 최근까지 강한 인하압력에 시달리면서 코일센터들의 부담은 상당히 커졌다.

그 동안 시중가격 약세를 주도해 온 중국발 가격 급락이 진정된 부분도 힘을 보태고 있다. 설 연휴 직전 중국 열연 2급 밀들은 한국향 수출 오퍼가격을 톤당 525달러(SS400, CFR기준) 전후에 제시했다. 연초 500달러 내외였던 수출가격은 1월에만 25달러 상향 조정됐다. 중국 현지에서는 현재 가격이 바닥을 확인하고 본격적인 반등을 시작했다는 인식이 강하다.

다만 유통 호가 인상에 수요 침체는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건설, 가전, 자동차 등 주력 수요산업 부진으로 유통 물동량은 현저히 떨어진 상태다. 특히 2월 설 연휴로 인한 영업일수 축소로 일부 매출에 쫓기는 업체들이 저가 물량을 내놓을 경우 가격 인상이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불확실성 변수들이 산재해 있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시중가격 인상을 위해 총력전에 나서고 있으나 성공 여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양한 변수들에 대한 철저한 모니터링과 분석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