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연 유통價 상승 좌우할 단기 변수는?

- 2월 생산자 주도 공급價 인상 적극 추진 - 중국산 수입가격 등락 및 타이트한 공급여건 변수

2019-02-07     유범종 기자
국내 열연 유통가격은 연초부터 강한 하방압력에 시달렸다. 그러나 1월 중순 이후 중국發 가격 반등과 국내 생산업체들의 공급가격 인상 검토 등이 본격화되면서 향후 시장 반전에 대한 기대심리는 확산되고 있다. 단기적으로 열연 시중가격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변수들을 짚어봤다.

- 생산자 주도 공급價 인상 본격화?

현재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열연 생산업체들은 2월 유통향 공급가격 인상을 적극 검토 중이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인상 폭과 시기 등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설 연휴 직후 톤당 3만원 내외 인상이 유력해 보인다.

열연 생산업체들의 공급가격 인상 추진은 수익 개선이 가장 큰 목적이다. 양사 모두 올해 열연부문 사업전략의 중심에 수익성 확보를 올려놓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열연 시중가격은 약세를 지속한 반면 원료가격은 오히려 강세를 보이면서 현재 고로사들의 롤 마진은 대폭 축소된 것으로 파악된다.

열연 생산업체 관계자는 “악화된 수익을 만회하기 위해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배수의 진을 치고 2월 가격 인상을 시장에 관철시킬 계획이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고로 주요 원료인 철광석 가격이 폭등하면서 가격 인상의 명분은 더욱 공고해졌다. 지난달 25일 브라질에서 발생한 광산 댐 붕괴로 호주산 철광석 스폿가격은 1월 말 기준 톤당 84.4달러까지 치솟았다. 호주산 철광석 84달러는 지난 2017년 3월 이후 22개월내 최고치다.

일각에서는 원료가격 폭등으로 당분간 열연 롤 마진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예측하고 있다. 고로사들은 이러한 원가부담 확대를 제품가격 인상 없이 내부적으로만 감내하기는 벅차다는 주장이다.

생산업체들이 움직이자 유통들도 덩달아 호가 인상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2월 진입하면서 대형 코일센터들을 중심으로 톤당 1만원 수준의 1차 호가 인상을 단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일센터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생산업체들의 공급가격 인상에 맞춰 추가적인 단가 인상도 검토하고 있다.

- 중국 열연 수출價 상승? 하락? ´Key´

국내 열연 유통가격 등락에 영향을 줄 또 다른 변수는 중국 밀들의 수출가격이다. 국내 열연 공급시장에서 중국산 비중은 30%에 육박하며 시중 유통가격 등락의 중요한 키를 쥐고 있다. 사실상 국내 생산업체들의 가격정책도 중국 밀들의 수출가격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현재 중국 열연 수출가격은 장기간 약세를 깨고 반등에 성공한 상태다. 금주 중국 열연 2급 밀들은 한국향 수출 오퍼가격을 톤당 525달러(SS400, CFR기준) 전후에 제시했다. 연초 500달러 내외였던 수출가격은 1월에만 25달러 상향 조정됐다.

▲ 스틸데일리 DB

예상을 깬 중국 정부의 겨울철 감산 완화와 미-중 무역전쟁 우려 확산으로 강한 하방압력을 받았던 중국 열연 수출가격은 최근 반전의 기틀을 만들고 있다.

중국 현지에서는 현재 열연 가격이 바닥을 확인하고 본격적인 반등을 시작했다는 인식이 강하다. 중국 마이스틸 자료에 따르면 1월 30일 중국 상하이 기준 열연 내수가격은 톤당 562달러로 지난해 말과 비교할 때 28달러 훌쩍 올랐다. 중국 정부의 인프라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당산시의 철강사 비난방기 감산 계획 발표도 가격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당산시는 난방기 감산에 이어 비난방기에도 연중 상시 감산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최대 철강 생산지역인 당산시의 감산 확대는 시장 기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와 함께 현재 중국 밀들의 수익 구조상 수출가격은 한계점에 근접한 것으로 파악된다. 본지 분석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중국 고로 밀들의 열연 생산원가는 톤당 480달러 내외로 추정된다. 현재 수출가격과 비교하면 원가와의 격차가 40달러 내외에 그치고 있다.

특히 최근 철광석 등 원료가격이 급등하고 있어 중국 밀들도 최소한의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수출가격 인하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국제가격의 바로미터인 중국산 가격이 상승세를 유지할 경우 국내 생산업체들의 가격 인상도 상승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3월 초 열리는 중국 전인대에서 정부의 새로운 산업정책이 어떻게 설정될지에 따라 상황은 급변할 수 있어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2~3월 시장수급 타이트해지나?

국내 시장수급 변화도 중요한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시중에서 거래되는 열연의 경우 다양한 강종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국내에 유입되는 중국산은 대부분 범용재 위주다. 국산제품의 수급 균형이 깨지면 자연스럽게 시중가격 상승 발판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포스코는 2~3월에 걸쳐 집중적인 보수를 계획 중이다. 포스코는 2월 광양 3열연, 3월 광양 1열연 수리를 진행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국내 수급을 타이트하게 유지할 방침이다. 현대제철도 자가 냉연소비 확대에 따른 부하가 심화되면서 올해 유통으로의 출하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시장 회복 여부도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열연이 자동차용, 강관용 등의 소재뿐만 아니라 건설, 가전 등 대부분의 수요산업에 폭 넓게 쓰이는 만큼 전반적인 수요산업 회복 여부에 따라 가격 상승 폭도 조절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3월부터는 본격적인 계절적 성수기에 돌입하는 만큼 연초 대비 열연 물동량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공급이 축소되고 수요가 살아나면 시장수급은 타이트하게 전개될 수 밖에 없다. 결국 이러한 수급균형 차질은 가격 상승을 이끌어줄 원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열연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미 열연업계는 지속된 재고평가손실로 체력이 허약해진 상태다. 가격 인상 없이는 수익성 회복도 있을 수 없다”며,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하지만 생산업체들의 감산에 따른 타이트한 출하가 이뤄진다면 가격 인상분도 무리 없이 시장에 흡수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