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전망-강관] 강관시장 위축..‘치킨게임’ 가속화

- 1월 회고: 매서운 한파 속 ‘사면초가’ - 2월 전망: “탈출구 보이지 않는다” 불안 확산

2019-01-31     유범종 기자
▲ 1월 회고: 매서운 한파 속 ‘사면초가’

1월 강관시장은 매서운 한파를 맞닥뜨렸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극심한 수요 부진과 매출 경쟁으로 힘겨운 시간을 감내했다. 특히 중국산 소재 급락에 따른 제품가격 인하압력과 잇달아 터지는 동종업계 부실로 적자 확대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1월 구조관 시장가격은 강한 인하압력에 시달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적으로 시도했던 생산자 주도의 제품가격 인상은 단 한 차례도 시장에 반영하지 못했다. 오히려 연초 2% 가량 가격이 추가 하락하며 시장에 끌려가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톤당 500달러 초중반대의 저가 중국산 열연이 본격 통관되면서 수입소재 중심의 강관업체들의 투매까지 확산됐고 이는 전반적인 시장 할인률 경쟁을 가속화시키고 원인으로 작용했다.

▲ 스틸데일리 DB

반면 국산 소재 중심의 강관사들은 포스코, 현대제철 등이 소재인 열연 공급가격 동결을 고수하면서 대부분 적자구조 탈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관사들은 올 1분기 적자 규모가 지난해 4분기보다 더 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시중 거래량도 소강상태를 이어갔다. 대부분의 전망기관들은 올해 건설, 자동차, 가전 등 주력 수요산업과 수출 모두 지난해 수준을 간신히 유지하거나 오히려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강관사들은 연초부터 효율적인 감산과 신규 수요 창출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잇달아 터지고 있는 동종업계 부실은 또 다른 부담이다. 강관사들은 지난해 연말부터 대구, 부산의 경남권 업체들의 법정관리 및 부도 소식이 급증하면서 채권 관리 및 여신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가뜩이나 수익이 악화된 가운데 부실채권까지 발생하면 경영에 직격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당분간 시장 거래 위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 2월 전망: “탈출구 보이지 않는다” 불안 확산

2월 강관시장은 안개 속에 가려져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망기관들이 올해 국내 철강 수요 예측에 부정적인 표를 던지고 있어 힘든 시기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건설, 자동차, 가전 등 주력 수요산업과 수출 모두 올해보다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격 측면에서는 중국 열연 수출가격 등락이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1월 중국 열연 2급 밀들의 한국향 수출 오퍼가격은 톤당 525달러(SS400, CFR기준) 전후에 제시되고 있다. 중국 열연 수출가격은 지난해 10월 이후 80달러 이상 급락한 이후 바닥 지지선을 잡아가고 있는 모양새다.

그 동안 중국 열연 가격 하락 국면에서 강관 수요가들은 매입 관망세로 돌아서며 강관 제품가격에 대한 강한 인하압력을 행사했다. 이는 강관시장의 물량 축소와 가격 하락으로 직결됐다. 따라서 향후 중국 열연 수출가격의 등락에 따라 국내 강관 제품가격의 반등 여부도 가늠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배관재 수출시장은 미국향 수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8월 미국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등 일부 국가에서 수입되는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 쿼터제에 대해 미국 산업 상황에 따라 선별적인 면제를 허용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향 철강 수출이 품목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강관의 경우 미국 내수시장에서 모든 물량을 충당할 수 없어 품목 예외를 인정받는데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 강관 수출업체들은 배관재를 중심으로 미국 수요업체들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최대한 수출품목에 대한 예외 판정을 받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올해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초에 발표된 미국 국제무역법원(CIT)의 한국산 유정용 강관 관세 재산정 명령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CIT는 한국 철강사인 넥스틸, 현대제철, 휴스틸, 아주베스틸, 세아제강, 일진 등이 미국 상무부의 한국산 유정용 강관에 대한 반덤핑 1차 연례재심 최종 판정이 부당하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PMS 판정을 되돌려 관세를 재산정하라”고 명령했다.

CIT 명령에 따라 미국 상무부는 한국산 유정용 강관에 대한 반덤핑 관세율을 재산정해야만 한다. 당장 고율의 관세가 낮아질 지는 미지수이나 향후 미국 상무부의 결정에 따라 수출 숨통이 트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