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전망-열연] 힘겨운 버티기 ‘시계 제로’

- 1월 회고: 생산자-유통 ‘동상이몽’ - 2월 전망: 포스코 가격 전략 귀추 주목

2019-01-30     유범종 기자
▲ 1월 회고: 생산자-유통 ‘동상이몽’

1월 국내 열연 유통시장은 추워진 날씨만큼 꽁꽁 얼었다. 극심한 수요 부진에 따른 매출 압박과 저가 중국산 유입 본격화 등의 영향으로 시중가격은 강한 하락압력에 직면한 반면 국내 생산업체들은 여전히 가격 수성에 의지를 불태우며 극명한 온도 차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열연 생산업체들은 1월 공급가격에 대해 동결을 고수했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은 대내외 여건 악화 속에서도 4분기 확대된 원가를 상쇄하기 위해서는 당분간 가격 하향 조정은 어렵다는 방침을 세웠다. 특히 자칫 공급가격을 내릴 경우 가격 하락 속도가 더 빨라질 것에 대한 우려도 내포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유통시장의 불만은 갈수록 고조됐다. 열연 유통가격은 11월 이후부터 강한 인하압력에 직면한 상태다. 극심한 수요 침체와 함께 지난해 말 계약된 저가 중국산이 본격 유입되면서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는 형국이다.

실제 1월 말 기준 국내 열연 유통가격은 포스코산 GS강종 톤당 66만원, 중국산 톤당 65만원 내외 선에서 거래되며 전월대비 3만원 가량 추가 하락했다.

▲ 스틸데일리 DB

특히 최근 자동차, 건설, 가전 등 주력 수요산업 부진과 연말 매출압박까지 커지면서 당분간 시중가격에 대한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통업체들의 재고 적체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업계에 따르면 연초 유통재고는 평소대비 약 1.5~2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스틸데일리 DB

중국산 저가 유입이 본격화된 부분도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1월 국내에 통관되고 있는 중국산 물량 대부분은 톤당 500~550달러(SS400, CFR기준) 내외로 상당히 낮은 수준에 계약된 물량들이었다. 이 물량들의 수입원가를 원화로 환산하면 톤당 56~62만원 수준에 그친다. 일부 수입상들은 낮아진 수입원가를 무기로 투매 움직임도 보였다.

시장 여건이 악화되면서 유통업체들의 매출 축소 및 재고평가손실도 대폭 확대됐다. 대부분의 유통업체들이 손익분기점을 넘기도 버겁다는 반응이다. 유통업체들은 단계적인 가격 인하를 통해 최소한의 수익성을 보전하는데 사활을 걸고 있으나 역부족인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열연 유통가격이 속수무책 빠지고 있는 가운데 생산업체들이 출고가격에 대한 강경대응 의지를 표명한 만큼 향후 괴리를 어떻게 해소해 나갈지 관건이 되고 있다.

▲ 2월 전망: 포스코 가격 전략 귀추 주목

2월 열연시장의 가장 주요 화두는 시중가격 향방이다. 특히 대부분의 업체들이 적자 폭을 키우고 있는 가운데 가격 현실화에 나설 수 있을지 여부가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상대적으로 현저히 낮은 가격대의 중국산 열연 유입이 시중가격에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저가 중국산 열연 유입이 시장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견해는 시장 수요 악화에 따른 투매를 우려하고 있다. 극심한 수요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매출 달성과 재고 소진을 위해 일부 업체에서 충분히 저가로 판매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반면 추가적으로 시중가격이 더 떨어지기는 힘들 것이라는 반박 의견도 나오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유통업체들이 적자를 보고 있는 가운데 투매는 최대한 자제할 것으로 기대하는 입장이다.

특히 포스코는 올해 철저한 수익 중심의 마케팅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초부터 벌어지고 있는 중국산과 연동하는 가격정책을 펼 지 아니면 버틸지 여부가 시장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