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과 하락 기대가 충돌하는 2월, 철 스크랩 어디로?

- “하락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2월 - ”1월 소비 부진과 대량 수입에 가격 하락 무게 - 제품 가격 상승과 시중 재고 조정 등 변수도

2019-01-28     손정수 기자
- 1월 시장 : 짧고 굵은 상승

1월 시장은 예상수준에서 짧고 굵게 움직였다. 수도권과 영남 모두 2~3주에 걸쳐 톤당 3~4만원 오르고 하락기에 접어들었다.

1월 가격 상승 조짐은 12월 하순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일부 제강사의 특별구매가 시작돼 시장 가격 상승 기대가 조성되기 시작한 것. 본격적인 상승은 1월 초부터 있었고, 강한 상승 기대와 맞물려 제강사의 재고가 급감하면서 2만원 인상 및 추가 특별구매, 가격 인상이 숨가쁘게 이어졌다. 결국 수도권 영남 할 것 없이 등급별로 총 3~4만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월 하순에는 특별구매 회수와 기본가격 인하 등이 이어지면서 톤당 2만원 안팎 떨어졌다.

1월 가격 상승의 가장 큰 배경은 재고 부족이다. 11월과 12월 가격 하락과 시중 재고 조정, 연말을 앞둔 제강사의 재고 조정 등이 맞물리면서 제강사의 12월 재고는 뚝 떨어졌다. 1월은 일본 철 스크랩 공급사들의 연휴와 시중 물동량 감소로 제강사의 재고가 가파른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일부 제강사의 특별구매로 가격 상승 기대감이 조성되면서 유통량이 급감한 것. 일부 제강사는 철 스크랩 가용재고가 3일치로 떨어지는 등 불안정한 수급 상황을 연출했다.

국제가격은 일본과 동남아시아 미국의 약세가 이어졌고, 터키는 1월 중순을 지나면서 강세로 전환됐다.

일본과 동남아시아는 1월 하순 하락세가 멈춘 듯 보합권에 진입을 했다. 제강사들은 추가 하락을 기대하고 있지만 기대가 실현될 것인지 아직 확답하기 어렵다.

- 2월 시장 : 추가 하락 가능성에 무게 실려 그러나 변수도 있어

2월 시장은 하락 혹은 약보합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국내 시장은 설 연휴 등으로 활력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비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수도권은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의 철근 형강 라인 보수가 이어진다. 남부지역에서는 현대제철 포항공장과 한국철강의 설비 보수가 예정돼 있다. 소비가 그만큼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반면 공급은 발생이 점차 늘어나는 시점이다. 국내 발생량이 국내 수요를 충족시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12월과 1월 대량 계약해 놓은 미국 대형모선의 영향권에 진입하게 공급측에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강사들이 일본 철 스크랩 수입을 계획대로 추진한다면 2월은 소비 부진과 수입 증가, 3월 시장에 대한 부담 등으로 약세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전기로 제강사와 유통 모두 가격 하락을 예상하는 또 다른 이유는 국내 가격이 높다는 점 때문이다.

1월 넷째주 기준 일본과 미국 철 스크랩에 비해 톤당 4만원 정도 고평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수급이 안정되면 제자리를 찾을 수 밖에 없게 된다. 그만큼 하락 가능성이 높다는 반증이다.

유통업체들은 1월과 2월에 걸쳐 톤당 3~4만원 정도 하락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로 제강사들은 3월 300달러대 초반 계약된 대형모선이 입고될 예정이어서 국내 철 스크랩이 가격과 물량에서 모두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월 시장은 계절적 수요 부진에 이어 미국 철 스크랩 대량 수입에 따른 공급측의 부담이 가중되는 시기로 판단된다.

그렇다고 하락 요인만 있는 것은 아니다.

2월 중순 이후 시장의 변화 가능성은 열려 있다. 2월 중순까지 국제가격과 국내가격과의 낙차가 해소되면 시장 반전의 신호가 들어올 수도 있다. 관건은 시중 재고와 국제가격과의 낙차이다.

철 스크랩 유통업체들의 주장처럼 시중 재고 조정이 일단락 되면 2월 중순 이후 수급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제강사들은 유통업체들의 시중 재고가 적다는 주장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지만 1월 단기 고점에서 남부지역 제강사의 하루 납품량은 폭발적으로 늘어나지 않았다. 이는 시중 재고가 많지 않다는 반증이다. 1월 시중 가격 하락과 함께 재고 조정 마무리와 가격 상승 기대가 조성되면 수입 증가에도 불구하고 2월 시장은 다시 공급부족감이 팽배해 질 가능성이 있다. 국제가격 특히 일본의 하락이 멈추면 국내 시장도 기대감이 생겨날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설 이후 중국을 필두로 철강제품 가격의 상승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예상처럼 제품가격이 오르면 철 스크랩 시장에도 온기가 퍼질 가능성은 있다.

또한 전기로 제강사들이 미국 대형모선 대량 계약만 믿고 일본 철 스크랩 계약량을 줄일 경우 수급은 제강사에게 불리하게 돌아갈 수도 있다.

철 스크랩 유통업체들이 기대하는 2월 상승 장이 서기 위해선 국내와 국제가격간의 낙차 해소와 시중 재고 조정 마무리, 상승 기대감 조성 등 다양한 상승 요인이 맞아 떨어져야 하지만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결론적으로 보면 시장의 수급 여건은 하락 혹은 약보합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제강사의 보수로 철 스크랩 공급 과잉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미국 철 스크랩을 중심으로 수입 철 스크랩이 시장에 대한 부담이 가중시킬 가능성이 높다. 2월 시장은 초순 약세, 2중순 이후 약세 혹은 약보합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제품 가격이 강한 반등을 할 경우 국제 철 스크랩 가격도 오를 여지는 있지만 확신을 갖기에는 아직 동력이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