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용 후판價 타결 지연 "대립각 팽팽"

- 후판 협상 첨예한 입장차..합의점 도출 안돼 - 협상결과 따라 양 업계 올해 수익 판가름 ´분수령´

2019-01-25     유범종 기자
올 상반기 조선용 후판 가격 협상 타결이 지연되고 있다. 국내 조선사와 후판 밀들은 협상 결과에 따라 올해 전반적인 수익이 결정되는 만큼 한치의 양보 없는 대립을 보이고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당분간 양 업계의 합의점 도출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조선사와 후판 밀들은 상반기 공급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합의가격에 대한 접점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양 업계가 희망하는 가격에 대한 이견이 아직까지 크다. 2월까지도 구체적인 타결 안이 나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협상이 지연되고 있는 가장 큰 배경은 양 업계 모두 수익성 확보에 대한 절박함 때문이다. 국내 후판 생산업체들은 상반기 조선용 후판에 대해 톤당 4~5만원의 가격 인상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후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조선향 후판 공급가격 현실화를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안정적인 수익을 위해서는 아직 더 올려야 하는 부분이 크다. 최근 생산원가도 올라 자체적인 감산을 해서라도 인상을 관철시켜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내 조선사들은 후판가격 인상 요구에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수주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지만, 저가 수주 여파로 아직까지 소재 가격 인상 여력은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조선사들은 구조조정과 극한의 원가절감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유조선, 컨테이너선, 해양플랜트 등 종류에 따라 후판 구매비용은 선박건조원가의 10~20%를 차지한다. 결코 적지 않은 비중이다”며, “아직까지 대부분의 조선사 사정이 어려운 가운데 지난해에 이어 추가적인 소재 인상여력은 사실상 거의 없는 상태다”라고 토로했다.

특히 조선사들은 최근 가격이 급격히 낮아진 중국산으로의 대체도 적극 검토 중이다. 지난해까지 고가 수출을 유지해왔던 중국 후판 밀들은 내수시장 부진과 예상보다 완화된 동절기 감산, 미국과의 무역분쟁 등의 영향으로 수출가격을 크게 내린 상태다. 실제 후판 범용재의 경우 한국향 수출가격은 최근 3~4개월 동안 톤당 80달러 이상 속락했다.

조선사들이 상반기 중국산 후판을 대량으로 계약할 경우 국산의 비중은 축소될 수 밖에 없다. 이는 국내 후판 생산업체들과의 가격협상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후판 공급사들과 조선사들이 수익성 확보를 위해 ‘배수의 진’을 친 만큼 상반기 가격협상은 당분간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