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스크랩, "터졌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 두번 인상 후 납품량 크게 늘어 ... 공급과잉으로 전환 - 제강사 "단기 고점 확실 유통량 더 늘어날 것" ... 유통, "중소상 재고 조정 들어가" - 시장 전망은 여전히 엇갈려

2019-01-16     손정수 기자
철 스크랩 유통량이 터졌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영남권 제강사의 14일 하루 국내 철 스크랩 입고량은 4,000톤 전후를 기록했다. 2,000톤대 초중반에 불과했던 지난주 보다 1,000톤 이상 늘어난 것이다. 하루 소비량을 상회하는 국내 철 스크랩 납품이 어이지고 있다. 세아베스틸도 평상시 입고량을 20~30%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먼저 물동량이 늘어난 동국제강 인천제강소도 14일 입고량이 지난주 말 수준을 유지했다는 것이 공급사들의 설명이다.

주요 제강사의 하루 입고량이 모두 소비량을 상회하기 시작하면서 주요 제강사들은 한숨을 돌리는 분위기다. 제강사 관계자는 “두 번의 가격 인상으로 단기 고점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거래량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일본 철 스크랩 수입도 정상화돼 14일을 바닥으로 재고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제강사 관계자들은 현 물동량이 2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통업체들도 남부지역 철 스크랩 시장이 단기 고점에 진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거래량이 완전히 터졌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상당히 늘었다. 대부분 재고 방출에 들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향후 시장에 대해 제강사들은 설 이후까지 낙관하고 있는 분위기다.

설 이후 시장은 발생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반면 제강사의 보수로 소비 감소가 예상되는 등 수급 불균형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제강사의 시각이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2월 중순 이후 미국 벌크 철 스크랩 4카고가 적게는 3만톤에서 많게는 4만7,000톤의 철 스크랩을 싣고 잇달아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영남에서는 한국철강이 2월 중 대규모 보수에 들어가 사실상 가동률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한국 내수가격이 전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유통업체들이 재고 보유보다 야드 회전율을 높일 것이라는 것이 제강사의 시각이다.

그러나 유통은 현 시세가 단기 고점이라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보합 혹은 약 보합 국면이 이어진다고 장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번 주와 다음 주 단기 고점이라는 인식과 함께 재고 조정이 끝나면 다시 유통량이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이다.

단기 고점 진입과 함께 유통량이 늘고 있지만 아직 시장이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장담하기 이른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체들의 지적처럼 시중 재고가 적고 발생량이 낮은 수준을 보일 경우 납품량은 며칠 높은 수준을 유지 한 후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또 유통의 주장과 달리 시중 재고가 어느 정도 비축되어 있을 경우 제강사의 기대 처럼 시장 유통량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면서 향후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단기 고점은 확실해 보이지만 철 스크랩 시장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