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 업체들이 더 힘들어진 이유는?

- 지난 3년간 150만톤 규모 CGL 설비 능력 증강 - 건설 ㄱ 자동차 등 관련 수요산업 회복 지연에 수출 도 어려워져

2019-01-04     유재혁 기자
지난해 용융아연도금강판(GI)의 생산과 판매 모두 주춤해진 가운데 수입감소에도 불구하고 수익 악화에 설비 가동률 감소 등으로 힘겨운 한해를 보냈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렸다.

국내 용융아연도금강판을 비롯한 표면처리강판 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됐던 원인은 무엇일까?

● 지난 2년간 100만톤 생산능력 확대

용융아연도금강판을 비롯한 표면처리강판 업체들이 유독 지난해 수익성 악화와 가동률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근본 원인에는 무엇보다 설비능력 증강을 들 수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자동차용 강판 생산 및 판매 확대를 위해 2016년 이후 매년 연간 50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춘 CGL(연속용융아연도금설비) 증설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현대제철이 당진 2냉연 공장내 2CGL에 이어 2017년에는 포스코 광양제철소내 7CGL을, 그리고 지난해에는 현대제철이 다시 순천 냉연공장내 3CGL의 가동에 돌입하면서 국내 생산능력이 1,200만톤에 이르는 수준까지 확대된 것이다.

▲ 한국철강협회 품목별 생산판매 실적 기준(용융아연도강판)

이처럼 설비 능력을 확대된 반면 국내 생산량은 2017년 최고 수준을 돌파한 이후 2018년에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설비능력 대비 생산량을 기준으로 한 설비 가동률 역시 67.8%로 지난해 2017년에 이어 2년 연속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 자동차 등 수요산업 영향 판매 부진

문제는 설비 능력 증강에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자동차의 국내 생산대수도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건설 경기 역시 2017년 대비 침체를 기록하면서 수요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실제 한국철강협회의 생산판매 실적을 기준으로 지난해 연말까지 추정한 용융아연도금강판의 내수 판매량은 452만 여톤을 기록해 2017년 대비 4.5%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주춤해진 내수를 만회하기 위해 업체별로 적극적인 수출 확대 전략을 구사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미국을 비롯한 유럽의 철강 쿼터 시행 등 무역제재가 강화되면서 새로운 수출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 수입가 하락에 시장 우려감 커져

그나마 다행인 점은 지난해 수입이 급감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국내산 제품의 경쟁력이 좋아졌다기 보다는 주요 수입국인 중국산의 가격 상승 영향이 컸다는 지적이다.

결국 수입가격 하락시 다시 수입량은 증가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주춤해진 국내외 수요 상황 속에 대형 업체들의 설비 능력 증강으로 시장 경쟁이 여전히 치열하다는 점은 올해도 만만치 않은 시장 흐름이 이어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대형 표면처리강판 업체들이 자동차용 강판 공급 확대를 위해 적극적인 설비능력 확대를 이어왔으나 판매 확대가 한계에 직면했다며 이는 결국 일반 범용재 시장에서의 수주 경쟁 심화로 연결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자동차는 물론 건설에 이르기까지 수요산업 부진이 이어지면서 용융아연도금강판 제품의 수익성 악화로 연결됐다며 이로 인한 관련 업체들의 설비 가동률 및 수익성 제고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