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전망-STS] 높아지는 무질서 "엔트로피(Entropy)"

- 2018년 회고 : 극심한 수요 부침과 무역 분쟁에 치이다.. - 수급 및 제품가격 전망 : 건설/자동차향 수요 회복이 관건 - 원료전망 : 안정화 전망 우세

2019-01-02     손연오 기자
지난해 스테인리스 시장은 우하향세를 보여줬다. 1월 원료가격에 의한 반짝 상승 이후 2분기를 전후로 연말까지 약세장을 보였다. 지난 2017년의 경우 가격 그래프가 불완전한 V협곡을 그리면서 중국과 니켈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으며 가격을 출렁였다.

그러나 지난해의 경우 연관 수요산업의 침체와 미국을 중심으로 한 무역 분쟁 여파 등의 영향이 좀 더 크게 시장에 작동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본지에서는 지난해 시장을 간략하게 정리하고 올해 시장의 주안점을 정리해봤다. [편집자 주]

2018년 회고 : 극심한 수요 부침과 무역 분쟁에 치이다..

지난해 스테인리스 시장의 가격 변동 폭 자체는 크지 않았지만 2분기를 전후로 지속적인 가격하락으로 업계 전반의 수익성은 좋지 않았던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지난해 4분기 들어서 니켈가격이 연중 최저치로 하락하고 중국과 인니발 오퍼가격 인하 영향 등으로 국내외 스테인리스 업계는 어려움이 가중되기도 했다.


지난해 니켈가격은 연 초 톤당 1만 2천 달러대에서 출발하여 7월 초까지 톤당 1만 5천 달러대를 돌파하는 등 오랜만에 고공행진을 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미중 무역갈등 격화와 전 세계 경기지표 부진 등 비수급적 요인들이 더해지면서 니켈가격은 톤당 1만 1천 달러대가 무너지는 등 연말까지 우하향 흐름을 보였다. 여전히 가격 변동성은 높은 상태이지만 1만~1만 1천 달러대에서 숨고르기 장세를 보이고 있는 상태다. 단기적으로 니켈가격은 보합세가 전망되고 있다.

지난 2018년 스테인리스 제품가격의 흐름은 이전과 다르게 니켈가격의 직접적인 연동세로 나타나진 않았다. 니켈가격이 연초부터 7월까지 톤당 3천 달러 이상의 상승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제품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스테인리스 메이커들의 경우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제대로 반영시키지 못한 채로 시중가격 하락 흐름에 맞춰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기도 했다.

또한 하반기 니켈가격의 하락폭을 고려했을 때 예년보다 제품 가격의 하락폭은 크지 않은 모습이다. 지난 2018년의 경우 제품 가격 상승과 하락의 골이 니켈 변동 폭보다 훨씬 적게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말 스테인리스 가격은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가격 하락의 주된 요인은 국내외 경기 침체에 따른 내수 수요 부진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무역 분쟁이 촉발되면서 국가 간의 갈등에 따른 정책 영향으로 정리 될 수 있다. 미국의 무역 확장법 232조로 시작된 무역 분쟁이 미중 간의 무역 갈등을 초래했고 4분기 중국 정부가 무역수지 적자 등의 이유로 수출 환급세 확대 등 수출 진작 정책을 펼치면서 중국발 가격 인하 흐름이 이어졌다.

뿐 만 아니라 미국의 무역 보호주의로 인해 EU 역시 글로벌 쿼터제를 통해 보호 장벽을 높이 세웠다. 전 지역적인 무역 규제로 갈 곳을 잃은 물량들은 아시아 지역에서 경쟁으로 불 붙으면서 가격은 밑으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원료가격도 하반기 들어 약세장을 면치 못했다. 중국 내 페로크롬 거래가격은 연말까지 우하향 흐름을 보여줬으며, 니켈가격도 톤당 1만 달러대까지 내려가는 등 제품가격의 하락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중국의 스테인리스 내수가격은 6월 중순 연말까지 우하향 흐름을 보였으며 특히 9월 말 이후 하락 추세가 두드러졌다. 12월 중순 경 올해 최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중국의 내수 부진 영향이 4분기 들어서 짙어지고 중국 경기 전망이 이렇다 할 성과가 나지 않으면서 하락 후 약세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또한 인니 청산의 움직임도 국내를 포함하여 아시아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인니 청산의 300만 톤 스테인리스 생산 체제가 구축되면서 지각 변동은 현실화 됐다. 연초에는 인니 청산의 슬라브와 열연이 중국 내수로 유입되면서 상반기 니켈가격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5월 초까지 중국 내수 가격은 올해 거의 바닥을 형성하기도 했다.

이에 결국 중국 국영밀들은 인니 청산강철 제품을 반덤핑 제소에 나서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중국으로 향하던 물량은 아시아 시장으로 방향타가 전환됐다. 대만 베트남 태국 한국 등 인니 청산의 판매량이 점진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또한 올해 인니 용진에서 스테인리스 냉연 제품 생산이 본격화되면서 인니산 제품의 아시아 유입량은 상당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국내의 경우도 흐름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1분기에는 가격인상분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으며 2분기 들어서 수요와 가격 모두에 발목을 잡혔다. 하반기 들어서는 연말까지 시중 거래가격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으며, 유례없는 연관 수요산업의 침체에 따른 불황 시기를 정면으로 통과했다.

2019년 전망 : 엔트로피(Entropy)_‘질서에서 무질서로 변하다.’

1) 원료전망 : 안정화 전망 우세

니켈가격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하락세를 보이긴 했지만 최근 가격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아지면서 톤당 1만 1천 달러대 전후에서 안착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니켈가격의 향방을 두고서는 분석기관마다 입장이 다소 엇갈리고 있다.

일단 대다수의 분석기관들은 내년 니켈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하반기 미중 무역전쟁 및 수급 양면의 부정적인 영향이 주된 이유다. 공급측면에서는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의 니켈 광산생산이 증가하고, 수요측면에서는 중국의 철강 생산 악화로 니켈 소비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니켈 평균 가격은 톤당 1만 4~5천 달러대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니켈 가격은 단기적으로 보합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많은 상태다. 미 달러 강세화, 국제유가 하락세 전환, 중국 경기부진 등 불리한 거시경제 요인이 니켈가격의 회복을 제약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필리핀의 니켈광산 규제 완화 조짐이 부각되고 있어 공급확대 우려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성장세는 이어질 전망이고, 인니의 니켈 원광 수출도 위도도 대통령의 정책 의지에 따라 규제 강도가 다시 강해질 수 있어 공급 이슈 가능성을 고려할 때 위의 하방 리스크가 상쇄되면서 니켈가격은 보합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됐다.

다음은 페로크롬이다. 먼저 올해 1분기 유럽 스테인리스 생산업체와 남아공 페로크롬 생산업체 간의 분기 계약가격은 인하로 합의됐다. 파운드당 1.12달러로 전분기대비 9.7% 인하됐다. 지난해부터 3개 분기 연속 계약가격이 인하됐다. 이에 400계 중심의 스테인리스 제품가격 인하가 나타났다.

올해의 경우 1분기는 인하로 시작되면서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철광석과 연료탄 가격 흐름 역시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하락세를 보였던 중국 내 고탄소 페로크롬 현물 거래가격은 약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

2) 수급 및 제품가격 전망 : 건설/자동차향 수요 회복이 관건

지난 2017년 국내 스테인리스 냉연의 명목소비는 2년 연속 1백만 톤을 넘어섰다. 지난해 스테인리스 명목소비의 경우 아직 공식 집계가 끝나지 않았지만 수요산업 침체에 따른 판매 부진으로 지난 2017년 수준이거나 그보다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수입의 경우 중국발 가격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인 위축이 나타나긴 했지만 일정 수준은 유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스테인리스 열연의 명목소비는 올해 85만 톤 수준, 냉연의 명목소비는 120만 톤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보다 올해 스테인리스 명목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몇 가지로 정리된다. 건설과 자동차향 수요가 지난해 부진했던 가운데 기저효과와 정부의 내수 진작 움직임 등으로 지난해 보다는 상대적인 수요 회복 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조선향 수요의 회복세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또한 포스코의 내수시장 점유율 확대 및 수입방어를 위한 대응책이 올해 국내 시장에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도 이목이 집중된다. 올해에도 저가 수입재 방어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시장 파이를 늘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다양한 수요 산업군에서 스테인리스 신수요 창출에 나서면서 스테인리스 적용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인니와 중국에서의 수입물량의 증가 가능성으로 명목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 이미 일부 증명이 되기도 했지만 앞으로 중국의 환경규제 영향에 따른 가격등락폭이나 영향력은 갈수록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중국 내 스테인리스 냉연 투자가 올해와 내년까지 완공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산 냉연 제품이 상대적으로 늘어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인니 청산의 판매 확대 전략도 국내 시장에서는 주목할 만한 이슈다.

올해 스테인리스 가격은 전반적으로 하향 안정화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까지는 지난해 4분기 침체 영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중국 춘절을 기점으로 가격 변화 가능성도 열어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2분기의 경우 1분기와 비교했을 때 소폭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 계절적 성수기로 진입하기 때문에 판매와 가격이 안정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스테인리스 제품가격의 경우 니켈과 중국 그리고 인니 청산의 상황 변화에 따라 가변적이기 때문에 해당 이슈를 면밀하게 따라가면서 단기 가격 예측력을 높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3) 주목해야 할 이슈

올해 시장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인니 청산강철이다. 청산강철 인도네시아 300만톤 체제가 안정화 됨에 따라 국내는 물론이고 아시아 시장과 유럽과 북미 지역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화이트 열연 코일 뿐 만 아니라 스테인리스 냉연 제품의 생산도 정상 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니 청산강철의 가격과 판매정책에 많은 스테인리스 제강밀들의 정책도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업계 관계자들도 올해 최대 변수가 덕룡 등 중국 스테인리스 공급능력 증가 상황과 인니 청산강철의 판매 확대 전략에 따른 가격경쟁력이 될 것으로 전했다. 또한 국내로 유입되는 수입재의 상당 비중이 중국산에서 인니산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이며, 그 물량 역시 감소보다는 점진적인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또한 인니산 제품의 가격경쟁력에 따라 국내외 가격의 변동성이 좌지우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