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 철근동향] 기준가 인상 고지에도 유통 가격 하락세

-재고 증가세 전환

2018-12-29     성지훈 기자
현대제철의 기준가 협상 이탈 소식이 연말의 철근 시장을 지배했다. 기준가 인하와 동반한 가격 하락을 예측하고 있던 시장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현대제철이 톤당 74만 원의 내년 1월 기준가격을 발표했지만 시장 가격은 뒷걸음질 치고 있다. 12월 넷째 주 철근 가격은 톤당 70만 원에서 형성됐다. 70만 원 선이 무너지진 않았지만 가격이 움직이는 방향은 하락세다. 유통업체 관계자들은 현재 같은 시장 상황이면 12월과 1월 모두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가격하락을 방어하겠다는 제강사의 강력한 의지를 유통업체들이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일지 여부가 관건이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제강사들이 엄포를 놓는 것”이라며 “현재의 하락세를 둔화시킬 순 있겠지만 가격 하락을 막아내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 하락에는 제강사 재고가 곧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가장 큰 근거로 작용했다. 실제로 이번 주 대한제강을 제외한 6개 제강사의 철근재고는 15만 톤을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가격 인하를 예측한 매입 기피 현상이 재고 증가에 작용했다. 또 징검다리 연휴와 연말 휴무에 의한 영업일수 부족도 재고를 증가하게 했다. 재고 부족이 시작된 지난 가을 이후 가장 많은 재고량이지만 여전히 20만 톤에도 미치지 못하는 양이다.

중국산 철근 가격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국내산 철근의 가격이 꾸준히 하락하자 국산 철근 가격과 일정 격차를 두고 하한 지지대 역할을 하는 중국산 철근 가격이 동반 하락했다고 볼 수 있다.

중국산 철근은 이번 주 톤당 63만 5,000 원 가량으로 거래됐다. 저가 오퍼로 인해 수입원가가 낮지만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중국산 철근의 수입원가는 62 ~ 63만 원 가량으로 사실상 마진을 거의 남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수입업체 관계자는 “저가 오퍼로 제시된 물량의 계약량 자체가 많지 않고, 현재 통관을 대기 중이라 현재의 중국산 철근 유통시장은 생각만큼 이익이 남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파가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연말연시의 영업일수 부족도 영향을 미쳐 시장은 당분간 소강상태를 보일 전망이다. 시장의 소강상태에서 제강사들은 가격을 끌어올리겠다고 힘을 쏟는 와중 유통업체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