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18] 강관시장 관통한 이슈는?

2019-01-01     유범종 기자
2018년 국내 강관시장은 업계 전반에 크고 작은 변화들이 끊임없이 나타난 해였다. 이에 본지에서는 올 한해 강관시장에서 어떠한 이슈들이 주목받았는지 월별로 정리해보는 총 결산의 시간을 마련해봤다. [편집자주]

[1월] 현대제철, 현대알비 공장 인수

현대제철이 강관사업에 대한 투자 확대를 통해 종합 강관사로서의 면모를 갖춰 나가고 있다. 현대제철은 1월 대구경강관사인 현대RB의 공장 일부를 인수해 자체적으로 SAW 대구경강관 생산을 시작했다.

그 동안 현대제철이 자체적으로 운영중인 강관공장은 울산ERW공장이 유일했다. ERW강관을 제외하고는 모두 위탁생산을 통해 강관 시장 각 분야에 진출해왔다. 그러나 현대RB의 1공장에 해당하는 JCO강관공장을 인수하면서 생산영역을 확대했다.

한편 쿠웨이트로 갔다가 다시 돌아온 스파이럴 설비는 현대RB가 맡아서 운영하고 있다. 현대RB의 3공장에서 가동 중이며 현대제철과 현대RB 간의 협력을 공고히 해주고 있다.

[2월] 강관업계, 중국산 열연 오퍼 중단에 ‘비상’

국내 강관사들이 중국산 열연 소재 확보에 비상이 걸린 달이었다. 중국 밀들 가운데 한국향 열연 수출 비중이 가장 큰 번시강철(本钢,본계)은 가장 큰 고로에 대해 60일간의 대보수를 진행하기 위해 4월 선적분 열연에 대한 오퍼를 조기 중단했다. 수출 오퍼를 중단하면서 강관사들은 봄철 성수기 생산용 소재 확보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다.

▲ 스틸데일리 DB

[3월] 한국가스공사, 강관사에 1000억 손해배상 소송

한국가스공사가 세아제강, 현대제철, 휴스틸, 동양철관 등 국내 핵심 강관사들을 대상으로 1,000억 원대 손해배상을 요청하고 이를 다 갚을 때까지 연 15%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고 소송을 냈다.

이번 소송은 한국가스공사가 발주한 강관 구매 입찰계약에 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담합의결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소송이다. 강관사들은 이미 지난해 12월 21일 공정위로부터 총 92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공정위는 당시 이들 업체와 하이스틸 동부인천스틸 포함 총 6개 강관사가 2003년 1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진행된 총 33건의 한국가스공사 강관구매 입찰(계약금액 총 7350억 원)에 참여하면서 낙찰예정사 투찰가격 낙찰물량의 배분을 합의했다는 혐의로 과징금을 부과했다.

[4월] 넥스틸, 번역 오류로 ´관세 폭탄´

넥스틸이 미 상무부의 유정용 강관(OCTG) 반덤핑 관세 연례 재심 최종판정 결과에 대해 미국 국제무역법원(CIT)에 제소했다. 넥스틸은 상무부의 관세 부과가 충분한 증거가 없고 관련 법규에 위배된다며 CIT가 상무부에 시정 명령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 스틸데일리 DB

미 상무부는 넥스틸이 수출하는 유정용 강관에 75.81%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의 최종판정 결과를 발표했다. 상무부는 넥스틸이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조사 절차를 상당히 지연시켰다고 주장하며 ‘불리한 가용정보(AFA)’를 적용했다.

넥스틸에 따르면 상무부가 문제삼은 것은 ‘미 세관 관세담보’라는 문구다. 넥스틸이 번역을 맡긴 전문업체가 이 문구를 영문으로 옮기면서 ‘미 세관(US Customs)’을 생략한 채 ‘관세담보(tariff mortgage)’로만 표현했다는 것이다. 넥스틸은 소장을 통해 상무부가 하나의 번역 오류만으로 AFA를 적용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5월] 美, 한국산 강관 쿼터 본격 시행

미국 정부가 5월 ‘무역확장법 232조’와 연계한 한국산 철강에 대한 수입관세는 면제하는 대신 쿼터제 시행을 공식화했다.

한미 정부의 합의안에 따르면 한국산 철강재의 대미 수출 쿼터량은 지난 2015~2017년 3년치 평균 수출량의 70%에 해당한다. 이 기간 한국산 철강의 연간 평균 수출량이 383만톤 수준이었음을 고려하면 향후 미국향 수출량은 연 최대 268만톤을 넘지 못하게 됐다.

▲ 스틸데일리 DB

특히 판재류의 경우 전년대비 111%의 상대적으로 높은 쿼터를 확보했으나, 주력 수출품인 강관의 경우 3년치 평균의 70% 수준인 104만5,000톤 수준 밖에 쿼터를 확보하지 못했다. 지난해 한국산 강관의 미국향 수출은 약 203만톤으로 전체 수출의 65% 비중을 차지했다. 이번 쿼터제 시행으로 미국향 강관 수출은 직격탄을 맞게 됐다.

[6월] 세아제강, ´美 무역확장법 232조´ OCTG 제외 요청

세아제강이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철강 수입제한 조치에서 유정용강관(OCTG)을 제외해달라고 미국 정부에 요청했다. 세아제강 미국법인(SSUSA)은 유정용강관 튜빙(tubing)과 케이싱(casing) 등 14개 품목을 ‘무역확장법 232조’ 조치에서 제외해달라는 신청서를 상무부에 제출했다.

해당 품목들의 2015∼2017년 연간 평균 수출량은 약 16만~17만톤 수준이다. 특히 세아제강 미국법인은 유정용강관을 사용하는 원유와 가스 굴착 설비가 계속 증가하면서 해당 품목의 미국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수입제한 조치는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상무부는 미국 내에서 충분한 양과 품질을 생산하지 못하거나 특정 국가안보 고려가 필요할 경우 해당 품목을 232조 관세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며 지난 3월부터 신청을 받고 있다. 그러나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상무부는 아직 품목 제외를 한 건도 승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7월] 미국發 쇼크로 수출 ‘반토막’

국내 강관업체들의 올 상반기 미국향 수출이 급감했다. 올 상반기 미국향 강관 수출량은 65만7,889톤에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37% 대폭 줄어든 양이다. 동기간 수출 비중도 50.5%에 그쳐 전년동기대비 12.9%p 추락했다.

▲ 스틸데일리 DB

미국향 강관 수출 위축은 미국 정부의 ‘무역확장법 232조’ 발동에 따른 쿼터제가 5월부터 본격 시행된 부분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국내 강관 수출업체들은 쿼터제 시행에 따른 수출 축소를 상쇄하기 위해 미국 현지 투자 확대, 수출지역 다각화, 생산량 축소 등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8월] 아주베스틸, 기업회생 최종 인가 결정

아주베스틸이 기업회생에 대한 최종 인가 결정을 받았다. 아주베스틸은 8월 27일 열린 기업회생절차 최종 집회에서 회생계획안에 대한 회생담보권자와 회생채권자의 적극적인 동의를 얻어 대구지방법원으로부터 최종 인가 결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아주베스틸은 지난해 11월 17일 대구지방법원에 기업회생 신청서를 제출하고 회생계획안 작성 및 제출, 관계인집회 개최 등 구체적인 회생절차를 진행해왔다. 그 동안 관계인 집회가 몇 차례 연기된 끝에 최종적인 인가 결정을 받았다.

한편 아주베스틸은 주력인 유정용강관(OCTG)을 중심으로 재 2의 도약을 노릴 계획이다. 현재 유정용강관 생산라인인 4호기는 정상적인 가동을 유지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내수용 강관 소경, 중경 라인, 도금 생산라인, 대구경 라인도 재가동에 들어갔다.

[9월] 세아제강 지주사 체제 전환

세아제강이 9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이를 통해 세아제강은 투자사업을 총괄하는 세아제강 지주와 제조사업부문의 세아제강으로 새롭게 재편됐다.

세아제강은 지주사 체제 전환은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해소하고 글로벌 전략 기능 고도화, 신속한 의사결정 등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특히 세아제강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은 장기적으로 3세 오너들의 안정적 책임 및 독립경영을 완성하는 주춧돌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세아그룹은 ‘앞으로의 100년’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단계를 밟고 있다. 미래를 준비하는 중요한 시기이니만큼 미래세대의 책임경영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 동안 이순형 회장 원톱체제를 유지해오던 세아그룹은 이번 세아제강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계기로 세아홀딩스의 이태성 부사장과 세아제강의 이주성 부사장 중심의 3세 사촌 경영체제로의 변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10월] 세아제강, 美 생산법인 SSUSA 튜빙라인 증설

세아제강이 미국 휴스턴 지역에 위치한 생산법인 SSUSA(SeAH Steel USA)에 튜빙라인 증설을 결정했다. SSUSA는 약 2,500만달러(한화 약 280억원)을 투자하여 구경 2.375인치~4.5인치 유정용 튜빙 제품을 제조하는 라인을 증설하게 되며, 규모는 연산 최대 10만톤이다.

내년 초 준공을 시작하여 연말까지 모든 설비 설치를 완료할 계획으로 상업생산 시점은 2020년 1월을 목표로 하고 있다. SSUSA의 현재 생산 규모인 15만톤을 합산하면 금번 증설 후 세아제강의 미 현지 총생산량은 25만톤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SSUSA는 세아제강이 보호무역주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2016년 12월 휴스턴 소재의 강관제조 및 가공설비 자산을 인수하여 설립되었다. 인수 후에도 중장기 전략의 일환으로 튜빙라인 증설 등 추가 투자를 지속적으로 검토해 왔으며, 이를 단계적으로 실행에 옮기고 있다.

세아제강은 이번 튜빙라인 증설을 통해 무역확장법 232조, 반덤핑 등 나날이 심각해져가는 통상 이슈에 적극적으로 대응함과 동시에 유정용강관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여 미국 현지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1월] 세아제강, 동아스틸 업고 구조관 진출

세아제강이 동아스틸 경영권을 확보하면서 구조관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부산지방법원 파산1부는 10월 31일 동아스틸에 대한 회생절차를 종결했다. 동아스틸은 지난 8월 법원에 회생채권 조기변제 실사 결과보고를 제출하는 등 그 동안 조기졸업을 위해 노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스틸 회생절차가 종료되면서 경영권은 동아스틸 최대주주인 세아제강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게 됐다. 세아제강은 동아스틸 경영 정상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먼저 동아스틸 2개 공장에 대한 보수 및 합리화 투자 직업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통상업무는 향후 세아제강 수준의 대응능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계열사 간의 협업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영업활동도 세아제강과 동아스틸 모두 독립적인 형태로 운영될 계획이다.

세아제강은 동아스틸 인수를 통해 국내 구조용 강관의 고성능화 및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수출경쟁력 확보 등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한 신규 수요 창출에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동아스틸은 2015년 광양공장에 대한 무리한 신규투자로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되며 지난해 6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세아제강은 지난해 12월 종속회사인 에스에스아이케이대부를 통해 BNK부산은행이 보유한 동아스틸에 대한 NPL(부실대출채권)을 양수하며 인수를 공식화했다.

[12월] 현대제철, 내년 자동차용 강관 생산라인 ‘풀가동’

현대제철이 자동차 경량화에 대응해 신설한 울산공장 자동차용 전용 생산라인이 내년 풀가동 체제를 갖출 예정이다.

현대제철은 지난 9월 울산공장에 신규 자동차용 조관기를 신설하고 현재 설비 안정화 작업이 한창이다. 현대제철 자동차용 강관 전용라인은 외경 ∅19.1~65.0, 두께 1.0~4.5㎜, 길이 9m까지 생산 가능한 설비로 냉연강판, 산세강판 등 고청정 표면 소재를 사용해 자동차용 고품질 강관을 생산할 수 있다.

특히 ERW 용접 자동제어, 극박육 전용 롤스탠드 설계 등 최신 생산기술이 적용돼 80K급 고강도 및 1.0T 극박(極薄) 제품 생산도 가능해 차량 경량화에 필수적인 고부가 강관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대제철은 연말까지 울산 자동차용 강관 라인 생산량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램프 업(ramp up)을 거쳐 내년부터 연산 2만톤 규모의 최대 생산체제에 돌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