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 강관동향] “내년이 더 두렵다” 불안 확산

- 내년 수요 위축 예상..사업계획 수립 ‘골머리’ - 가격 약세 및 부실 우려 확대..거래 축소 불가피

2018-12-15     유범종 기자
2018년도 이제 채 한 달이 남지 않았다. 주요 강관사들마다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에 분주하지만 답답한 시장환경에 골머리만 앓고 있다.

▲ 스틸데일리 DB
대부분의 전망기관들이 내년도 국내 철강 수요 예측에 부정적인 표를 던지고 있다. 건설, 자동차, 가전 등 주력 수요산업과 수출 모두 올해 수준을 간신히 유지하거나 오히려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강관업계도 내년 실적이 올해보다 좀 더 축소될 것으로 보고 사업계획을 수립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강관업체 관계자는 "수요가 살아날 기미가 어디서도 보이지 않는다"며, "예상을 빗나갔으면 좋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올해와 비슷해도 그나마 다행"이라고 밝혔다.

이미 국내 강관시장은 매서운 한파를 맞닥뜨리고 있다. 중국산 소재 급락에 따른 강한 가격 인하 압력과 잇달아 터지고 있는 동종업계 부실로 4분기 최대 적자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 8월부터 이어진 메이커 주도의 제품가격 인상 시도는 단 한차례도 성공하지 못한 채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는 형국이다. 베이스 기준으로 볼 때 최근 구조관 공급가격은 10월 대비 3% 가량 하락한 상태다.

특히 자금 회전이 급한 업체들을 중심으로 극단적인 가격 경쟁도 과열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내년 1분기까지 뚜렷한 시황 개선이 있지 않는 이상 추가적인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고 내다보고 있다.

중국발 열연 소재 급락도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최근 중국 밀들의 한국향 수출가격은 불과 한 달 만에 100달러 이상 급락한 상태다. 중국 열연 오퍼가격 하락 소식에 대부분의 강관 유통업체들과 수요업체들은 매입을 축소하며 관망에 들어갔다. 따라서 향후 중국 열연 오퍼가격의 반등 없이는 국내 강관가격이 상승할 여지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배관재 수출시장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미국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말 한국 등 일부 국가에서 수입되는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 쿼터제에 대해 미국 산업 상황에 따라 선별적인 면제를 허용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강관 최대 수출국인 미국은 지난 5월부터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수출 쿼터제 시행을 본격화했다. 판재류의 경우 전년대비 111%의 상대적으로 높은 쿼터를 확보했으나, 주력 수출품인 강관류는 전년대비 약 절반 수준(104만톤) 밖에 쿼터를 확보하지 못해 직격탄을 맞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번 조치는 향후 미국향 강관 수출이 품목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으로 해석된다. 당분간 배관재를 중심으로 한 국내 강관 수출업체들은 미국 수요업체들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최대한 수출품목에 대한 예외 판정을 받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