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 철근 동향] 모든 것은 재고에 달려있다

-12월에도 재고부족 극심 -생산자 우위 시황 언제까지 이어질까

2018-12-08     성지훈 기자
철근 시장은 본격적인 비수기로 접어든 12월에도 큰 변화 없이 톤당 72만 원대의 가격을 유지했다. 여전히 역대 최저에 가까운 재고상황이 가격 하락을 방어하고 있다.

재고 부족으로 생산자 우위의 시장이 형성되자 제강사들은 그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과제들을 하나씩 해결하느라 분주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할인 축소다. 12월 1주 철근 시장에서 가장 뜨거웠던 이슈는 제강사의 ‘유통향 철근 현금할인 폐지’ 선언이다.

제강사들은 “수익성이 극도로 악화된 상황에서 비정상적인 할인 제도를 더 이상 유지할 여력이 없다”는 이유를 밝혔다. 유통사들은 반발하고 있지만 재고 부족이 극심한 생산자 우위의 시장이라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제강사들은 재고조절을 통해 시장 우위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제강사들은 동절기 비수기에도 생산과 판매 목표를 전달보다 높게 책정했다. 12월 첫 주 현재 대한제강을 제외한 6개 제강사들은 12만 톤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12월 한 달 동안 80만 톤을 생산해 78만 톤을 판매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생산과 판매가 계획대로 이뤄지면 1월에도 남은 재고는 15만 톤을 넘기 어렵다. 재고부족으로 말미암은 생산자 우위 시장을 한동안 이어가겠다는 방침으로 보인다.

제강사들의 재고조절은 동절기 수요감소와 철 스크랩 가격 하락 등으로 가격이 떨어질 것을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더구나 12월에는 내년 1분기 기준가 협상도 예정돼 있어 제강사들이 가격 방어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내산 철근 가격이 단기 고점을 형성하자 중국산 철근도 힘을 받고 있다. 국내산 가격이 높은 와중에 중국산 저가 오퍼가 쏟아져 나오면서 가격 경쟁력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12월 첫 주 중국산 철근은 국내산과 2만 원 정도의 가격격차를 보이며 톤당 70만 원 ~ 70만 5,000원 정도에 거래됐다.


12월 말적의 수입원가 60만 원 가량의 저가물량이 쏟아져 들어올 때까지 현재의 가격상황이 유지된다면 중국산 철근은 가격경쟁력을 갖춘채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전망으로 12월 첫 주에 계약 물량은 이미 5만 톤을 훌쩍 상회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철근 시장의 모든 이슈는 모두 ‘재고 부족’을 전제로 하고 있다. 생산자, 공급자가 우위에 선 상황에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형국이다. 문제는 이같은 재고 부족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다. 실제로 작년 같은 시기, 타이트한 상황을 이어오던 재고가 혹한과 폭설로 한달만에 15만 톤이나 증가하기도 했다. 당시 재고의 급증으로 가격이 폭락해 상반기 내내 시장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제강사들이 재고 조절은 어느 수준에서 해낼 수 있을지, 12월의 날씨와 수요 현장 상황이 어떻게 돌아갈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가운데, 모두 재고에 눈과 귀를 모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