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안갯 속 STS 가격변수 점검

- 니켈/페로크롬 : 수급 해석 갈리며 비관론과 낙관론 대립 - 중국 STS 내수·수출가격 약세 움직임과 그걸 지켜보는 인니 청산

2018-12-05     손연오 기자
수요도 정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가격마저도 어느 장단에 맞춰 움직여야 하는지 스테인리스 업계가 향후 방향성을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스테인리스 원료가격의 향방도 이렇다 할 반전 흐름을 맞지 못한 상태다.

중국 스테인리스 시장 상황 역시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태다. 11월 중 니켈 가격은 1만 1천 달러대 밑으로 하락하는 등 약세장이 짙어졌다. 시장을 둘러싼 변수들이 불확실하게 흘러가다보니 스테인리스 업계의 수심은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편집자 주]

올해 연말까지 스테인리스 시장의 변수는 크게 1) 니켈, 페로크롬 등 주요 원료가격의 추이 2) 중국 스테인리스 내수 및 수출가격 추이 3) 유통업체들의 재고상황과 판매전략 4) 원달러 환율 추이로 정리되는 모습이다.

향후 시장전망을 두고도 관련업계는 침체된 시장의 침묵이 깨질 수 있을지 확신을 갖지 못하는 모습이다. 국내 시장의 경우 올해 초 시장 분위기를 되찾기에는 2분기를 전후로 지속된 판매부진 여파와 수입 오퍼가격 인하가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변수1. 니켈/페로크롬 : 수급 해석 갈리며 비관론과 낙관론 대립

분석기관들의 니켈 가격 전망은 사실상 엇나갔다. 4분기 수급상 공급 부족과 배터리향 니켈 수요 증가로 니켈 가격의 상승 혹은 강세장을 예상했으나, 니켈가격은 오히려 하락세로 전환됐다. 4분기 니켈가격의 변동성은 수급 요인보다는 비펀더멘털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태다.


그럼에도 분석기관들의 경우 니켈 수급에 대한 분석과 전망을 통해 니켈 가격이 중장기적으로 상승 동력을 갖게 될 것이란 데 무게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필리핀의 니켈광산 재가동과 인도네시아 니켈선철 생산 증가 등으로 니켈 수급 불균형이 해갈되면서 니켈 가격이 좀처럼 상승하긴 어려울 것으로도 보고 있다.

필리핀의 중단된 니켈 광산 재가동 가능성으로 공급이 늘어날 것이란 예상도 있지만 4분기의 경우 필리핀이 계절적 요인으로 우기에 접어들기 때문에 당장 생산 증가에 따른 우려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LME 니켈재고는 최근 21만 6천톤 대 수준으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며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상태다. 전 세계적인 경기 성장 둔화 우려와 미중 무역 갈등이 완화가 현실화 될 경우 내년 니켈가격의 상승 반전은 불가능한 일을 아닐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페로크롬의 거래가격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과 일본 등 스테인리스 제강밀과 페로크롬 생산업체들과의 4분기 계약가격도 전기대비 하락세를 보였다. 또한 중국 내몽고 지역의 페로크롬 거래가격의 약세장도 지속되고 있다. 중국 내 페로크롬 거래가격의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400계 제품의 내수 및 수출가격도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변수2. 중국 STS 내수·수출가격 움직임과 그걸 지켜보는 인니 청산

니켈가격의 약세 영향과 함께 중국 내 내수 시장 부진과 시중 재고 증가 등으로 중국 내수 가격이 11월 들어 하락세가 짙어졌다. 여기에 중국 스테인리스 생산업체들의 오퍼가격도 10월 말부터 인하 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정부가 무역적자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중국 밀들의 수출 확대를 장려하고 있는 영향도 작동하고 있다. 중국은 미중 무역 분쟁이 격화되면서 9월과 10월에 걸쳐 두 차례 수출 환급세를 상향 확대 조정에 나섰다. 스테인리스 제품의 경우도 추가적으로 2~3% 정도 환급세가 높아지면서 그만큼 가격인하의 여력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수출확대 정책은 주변 국가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태다.

중국의 밀들이 스테인리스 오퍼가격을 인하하기 시작하자, 인도네시아 청산강철의 오퍼가격도 선제적으로 인하되기 시작했다. 중국과 인니가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연말까지 스테인리스 수출오퍼가격이 다운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예상이 늘어가고 있다.

실제로 11월 말로 접어들면서 니켈이 1만 1천 달러대가 무너지고 판매 부진이 지속되자 인니 청산의 스테인리스 304 열연 오퍼가격이 톤당 1,700달러대 초반까지 제시된 것으로 트레이더들은 전했다. 중국 밀들이 직전 오퍼로 304 열연을 톤당 1,750~1,800달러 수준에서 제시했던 점을 감안한다면 중국 밀 역시 톤당 50달러 정도의 가격인하 여지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문제가 하나 더 남아있다. 중국 내 늘어난 유통재고의 향방이다. 연말까지 업체들이 재고조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단납기가 가능한 스탁 오퍼가격의 인하 공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의 상대적 강세장이 지속되고 있긴 하지만, 중국발 가격인하가 시작될 경우 국내 유통시장의 가격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내수가격의 약세는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 가장 많은 상태다. 11월 중순 기준 중국 무석시장의 304 열연의 거래가격은 톤당 1만 3,800~3,850위안 수준이며, 304 냉연의 거래가격은 톤당 1만 5,100~5,150위안 수준으로 파악됐다. 중국 내 관계자들은 재고 조정과 수요 부진 영향 등으로 당분간 내수 시장의 가격약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변수3. 국내시장 : 유통업체들의 재고상황과 판매전략

국내 스테인리스 유통시장은 2분기를 기점으로 판매와 가격 면에서 모두 난기류를 맞이했다. 니켈의 약세와 자동차와 건설 등 연관 수요산업의 부진 등으로 판매량이 올해 목표했던 것보다 감소하기 시작하면서 업체 간 매출목표 달성과 자금회전을 위한 판매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하게 벌어졌다. 이에 올해 유통가격은 사실상 3월 이후 지금까지 하락장세를 연출했다.


일부 산업을 제외한 연관 수요산업의 부진 역시 시장의 하락 흐름을 부추겼다. 여기에 수요 부진에 따른 업체들의 재고는 상대적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연말까지 가격 전망을 두고 하락이나 약세에 무게를 두는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업체들은 재고를 점진적으로 줄여가야 하는 선택지가 주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연말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또한 업체마다 판매 혹은 매출 목표가 있는 가운데 판매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특히 지난 기간 동안 매입을 통해 재고를 늘려왔던 업체들의 경우 전반적인 국내외 가격흐름이 하락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매입을 줄이고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수입재와의 가격경쟁까지 이어지고, 10월 이후 수입재가 다시 증가세를 보이면서 유통업체의 판매 부담은 어느 때보다 높아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일단 기댈 수 있는 희망은 니켈가격의 1만 1천 달러대로 회복 후 상승 움직임, 수요 회복에 따른 판매 호조이지만, 아직까지 국내외 시장 모두 낙관적인 전망을 하기에는 불확실성이 짙어지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