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전망] 예상 뒤엎은 11월 · 中 쇳값에 주목해야

- 12월 약세 혹은 약보합 전망 많아 ... 12월은 에너지 축적의 시간 - 12월 하순 1월 초 상승 기대 많아

2018-11-26     손정수 기자
● 11월 시장 : 예상외 폭락에 모두 당황

11월 시장은 대부분 하락 장을 예상했다. 그러나 폭락이라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로 하락했다. 영남에서는 특별구매를 포함해 최대 6만원 떨어졌다. 경량은 6만5,000원 하락했다. 수도권은 23일 기준 3만원 인하까지 발표됐다. 영남에서 크게 하락하면서 수도권과 영남간의 가격차이도 크게 해소됐다.

11월의 폭락은 일본과 한국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일본에서는 토피공업의 전기로 고장과 JFE스틸의 고로 사고, 한국 제강사 특히 현대제철의 수입이 줄어들면서 일본 공급사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되면서 가격이 폭락했다. 또 한국의 국내가격 인하 및 물동량 폭주도 일본 시장을 얼어 붙게 만든 요인이 됐다.

동경제철은 22일까지 오카야마공장의 경우 10월말부터 6,000엔 인하했고, 우츠노미야공장에서는 4,000엔 떨어졌다. 22일 현재 추가로 하락할 것인지 여부는 확정하기 어렵지만 바닥이라는 징후는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남부시장은 한국철강의 버티기가 빛을 발했다. YK스틸의 특별구매에도 불구하고 한국철강이 가세하지 않고 2주간 버틴 것이 10월말 하락으로 이어진 것. 한국철강은 11월부터 전력 피크타임 조업에 들어가 소비가 줄게 된다. 이 점을 이용해 최대한 인상을 자제하고 버틴 것. 대한제강도 공식적인 인상보다 개별 대응을 통해 부족한 재고를 만회해 갔다. YK스틸의 재고가 어느 정도 확충되면서 본격적인 인하가 시작됐다. 한국철강 대한제강 YK스틸의 수입 철 스크랩 입고량이 늘어나면서 재고 증가 속도가 빨라졌다.

수도권에서도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영남권 인하에 힘을 받아 완만한 인하를 이어갔다. 11월 말까지 총 3회 인하가 이루어진다.

터키는 8월 중순 287달러를 바닥으로 3개월간 오르면서 337달러까지 상승했지만 11월 셋째 주 10달러 하락했다. 중국의 철강제품 가격이 폭락한 것이 터키의 철 스크랩 수입가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12월 시장 : 바닥인가? 아닌가?

11월 폭락은 12월 시장에 대한 전망을 더욱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당초 2만원 안팎의 하락을 예상했지만 11월23일까지 6만원 하락했다. 추가 하락 여지도 있어 보인다. 한국의 하락이 멈추려면 몇가지 조건의 성립이 필요하다.

철 스크랩 내부적으로는 일본 철 스크랩 가격이 하락을 멈춰야 한다. 그러나 일본 철 스크랩 가격이 언제 하락을 멈출 것인지 예상이 쉽지 않다. 두번째는 시중 물동량이 줄어야 하는데 아직 줄어들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중국산 철강 제품 가격의 폭락이다.

정상적이라면 12월 시장은 초반 약세 혹은 약보합, 중순 이후 보합, 월말 상승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즉 11월의 폭락에 이어 12월 초에도 가격 상승의 기대가 적고 제강사의 감산 등으로 소비가 위축되기 시작해 가격 약세 혹은 약보합이 이어져야 한다. 특히 올해 실적이 부진한 전기로 제강사들은 12월 대대적인 재고 조정으로 구매력이 더 줄어 들 가능성이 높다. 12월 중순 이후에는 수입 감소와 재고 조정으로 제강사의 구매력이 다시 회복되면서 12월 하순 혹은 1월 상승 장으로 전환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일본 시장도 단기 폭락에서 벗어나 12월에는 어느정도 체력을 비축하고 횡보 혹은 상승장으로의 전환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일본은 동경올림픽 등으로 철 스크랩 소비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타이트한 수급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11월 폭락의 배경이 됐던 토피공업과 JFE스틸도 생산을 정상화 할 것으로 예상돼 그만큼 소비도 탄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의 단기 폭락은 한국 베트남 등의 수입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상식선에서 본다면 국내 시장도 12월 1~2만원 안팎의 하락을 예상하고 있다. 영남은 1회, 수도권은 2회 정도 하락 가능성이 유력하다.

지난 2년 12월 철 스크랩 시장은 뜨거웠다. 16년과 17년 모두 강세장을 보였다. 대부분 10월과 11월 약세장의 반발이 12월 강세 장으로 나타났던 것. 2016년과 2017년 모두 11월 중순에 강세장을 시작했다. 이렇게 본다면 11월 약세와 폭락은 12월 어느 시점에 상승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12월은 에너지를 축적하는 한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강사의 철 스크랩 구매량은 12월에도 적지 않았다. 11월대비 다소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감소폭은 크지 않았다. 올해도 제강사의 철근 재고는 적다. 그만큼 생산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돌발변수가 등장했다. 중국의 제품가격 폭락이다. 중국의 동절기 환경규제가 약해지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표면화 되면서 중국정부의 생산 규제도 약화됐다. 생산 규제에 대비해 잔뜩 생산해 뒀던 각종 철강 제품이 내수경기 위축까지 맞물려 가격 폭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환경규제를 다시 시작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가격이 적정 수준에서 멈춘다면 세계 철강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다.

그러나 중국 가격이 추가로 하락한다면 한국은 물론 전세계 철 스크랩 가격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제품 가격에 대한 불확실성의 증대는 제강사의 철 스크랩 구매가격 인하 압력으로 작동 할 가능성이 크다. 지금부터는 중국의 가격동향을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중국산 빌릿이 다시 수출 시장에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국산 빌릿의 수출은 철 스크랩 소비 감소로 이어질 전망이어서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종합적으로 본다면 12월 시장은 초반 약세 혹은 약보합 중반 이후 상승 에너지 축적, 12월말~1월 초 상승을 예상해 볼 수 있다. 다만 12월 남부 제강사의 수입과 재고 조정의 강도, 중국의 철강 제품 가격과 일본의 철 스크랩 내수가격 향방에 따라 직접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