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 열연동향] 수요 실종..시중價 발목 잡혔다

- 극심한 수요 침체 "재고 소진 빡빡" - 시중價 인하압력 확대..가격 유지 사활

2018-11-24     유범종 기자
열연 유통시장이 계절적 성수기를 지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소강상태에 빠졌다. 실질적인 거래는 회복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으며, 시중가격도 약세로 전환된 상태다. 연말까지 유통업계의 구매심리 위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동안 바닥 지지선을 구축해왔던 국내 열연 유통가격은 흔들리고 있다. 특히 대형 코일센터들을 중심으로 추진했던 호가 인상은 사실상 무위로 돌아간 것으로 파악된다. 금주 중국산 열연은 톤당 69만원에 거래되며 70만원 선이 깨졌다. 포스코산 GS강종도 전주대비 1~2만원 하향 조정되며 간신히 70만원에 걸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열연 공급업체들도 11월 가격 인상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4분기 원료가격 상승으로 생산원가 부담은 커진 상황이나 대내외 여건이 악화되면서 당초 인상 방침에서 동결로 전략을 선회한 것이다.

▲ 스틸데일리 DB

유통시장의 가장 큰 어려움은 재고 적체다. 최근 자동차, 건설, 가전 등 주력 수요산업들은 열연 구매물량을 대폭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프로젝트 중심의 수주가 소강상태에 빠지면서 소재인 열연에 대한 필요물량이 크게 줄고 있는 까닭이다.

특히 국내 열연 시중가격이 약세로 전환되면서 수요업계에서는 재고비중을 최소화하며 고정물량만 구매하는 정책으로 패턴을 바꾸고 있다. 결국 유통업체들의 재고 적체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유통재고는 평소대비 약 1.5~2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수요가 꺾인 가운데 중국발(發) 가격 급락까지 겹치면서 국내 유통가격에 대한 인하압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현재 중국 열연 2급 밀들의 한국향 수출 오퍼가격은 톤당 530달러(SS400 절판용, CFR) 전후로 파악된다.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10월 이후에만 65달러가 떨어졌다.

▲ 스틸데일리 DB

이는 중국 내수가격 약세 및 위안화 평가 절하, 동절기 감산 폭 축소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원인으로 파악된다. 특히 중국 현지에서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수출에 대한 절박함이 커지면서 향후 중국 수출가격이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예측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국내 열연 코일센터들은 가격 유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재고평가손실 확대로 가격 하락은 적자와 직결된다는 인식이 강하게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향후 수익성을 지키려는 유통업체들의 노력이 가격 하락의 저지선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